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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IT호 Feb 11. 2022

신선하게 뜬 컬리의 신선하지 않은 '뒷모습'

"당일 수확 채소, 과일, 맛집 음식까지 내일 아침 문 앞에서 만나요!"  네이버에서 마켓컬리를 검색하면 뜨는 소개화면의 문구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표방하며 마켓컬리라는 브랜드를 론칭한 컬리는 1조원이 넘는 거대한 몸값의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문제는 IPO 시기가 눈앞으로 다가오며 컬리 내부의 부정적인 면이 일부 노출됐다는 점이다. 적자 경영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몸집을 불리며 생긴 과도기적 지출로 해석될 수 있으나 몇몇 문제점은 '신선'을 강조한 컬리에 제법 치명적인 약점이다. 


'노동자 블랙리스트 작성'과 '납품업체 대상 갑질'로 불리는 두가지 이슈는 그동안 쌓아온 컬리의 신선한 이미지를 '부패'로 전락시킬 수도 있는 문제다. 특히 지속가능한 경영, 상생,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사회적 기업가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해당 이슈는 컬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해 컬리는 일용직 노동자의 개인정보를 담은 이른바 일용직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관리하며 취업 배제 등의 불이익을 줘 근로기준법 제40조(취업방해의 금지)를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이에 최근 고용노동부는 블랙리스트 문건 의혹을 조사한 결과 대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컬리와 관련 실무자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컬리의 경쟁사 납품업체 대상 갑질 혐의도 문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아시스마켓이 2020년 신고한 마켓컬리 납품업제 갑질 혐의에 '심사절차 종료'를 최근 결정했다. 하지만 이 판결이 무혐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위반 여부 판단이 불가능할 때 내린 판결이다. 오아시스마켓은 공정위에 추가 자료 제출 등의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마켓컬리는 IPO를 준비하며 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했다. 교체된 인사 중 한 명은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출신, 다른 한명은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으로 전직 고위 관료들이다.


컬리는 이번 결정에 대해 "상장을 준비하면서 상장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전문인력을 재정비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컬리의 설명이 크게 설득력 있게 와닿지는 않는다. 7~80년대생의 젊은 이사회를 추구하던 기업이 갑자기 소위 말하는 권력기관 출신 '올드보이'를 영입하는 모양새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컬리가 가진 이미지는 83년생 김슬아 대표가 품고 있는 젊고 신선함이다. 만약 이런 비도덕적인 이슈를 정공법이 아닌 기존 재벌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다면 컬리의 이미지는 현재와 정반대가 될 수도 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올해부터 상장 심사 시 ESG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상장을 앞둔 컬리의 ESG 평가 점수가 살짝 걱정되는 이유다.


http://www.sbiz.news/news/articleView.html?idxno=2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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