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and how
요즘 UX writing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UX의 새로운 트랜드가 되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얘기를 듣다보면 저 사람들이 이걸 제대로 이해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마치 글을 잘 쓰는 사람이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포장만 그럴 듯하게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UX writing은 왜 떠오르게 된 것일까? 웹이나 앱을 만들때 기존에는 간단한 메뉴명 정도만 신경을 썼고 그 일을 기획자나 인터렉션 디자이너 또는 비주얼 디자이너가 담당해 왔다. 그런데 웹이나 앱의 복잡도가 높아져 사용자에게 설명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고 그 중요성이 커지면서 글로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듯 하다.
몇 년 전에 본 자료에서는 당시 미국에서 UX writer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8,000명에 이르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었다. 최근에 국내에서도 UX writing을 한다는 사람들이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인터렉션 디자인에서 출발한 사람들도 있고 글을 쓰는 일을 하던 사람들도 있다. UX writing이 하나의 전문 영역이 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면 성과도 나지 않을 뿐더러 시장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먼저, UX wrting은 copywriting과 어떻게 다를까? 우선 그 목적이 다르다. copywriting은 프러덕을 파는 것이 목적이고 UX wrting은 프러덕을 쉽게 사용하게 하는 게 목적이다. 그렇다 보니 사용하는 단어도 copywrting에서는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고 UX writing에서는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과업을 지속할 수 있게 해 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처럼 writing의 목적과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물론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할때 사용자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UX writing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사용자에게 특정 메뉴나 기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주목을 끄는 단어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큰 흐름에서는 두 가지 wrting 방식이 구분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copywrting을 하던 사람이 UX writing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둘의 차이를 먼저 명확하게 이해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UX wrting을 잘 할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UX wrting을 검색해 보면 다양한 principle들이 나온다: 5가지, 7가지, 8가지 등등. 그러면 이런 원칙들을 따르기만 하면 될까? 먼저, 어떤 원칙이 더 바람직한지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고 그걸 기억하기도 어렵고 원칙을 적용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 예를 들면, 원칙 중에 appropriate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걸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원칙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원칙은 필요하되 아주 단순해서 쉽게 기억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구글의 세 가지 원칙을 선호한다: clear, concise, useful. 단순해서 암기하기도 쉽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원칙은 서로 관련되어 있고 서로 상반되기도 한다. clear하려면 설명을 좀 자세히 해야 하는데 그건 concise와 배치된다. 그래서 그 둘을 잘 조화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 가서 어떻게 clear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건 쉽지 않다. 이걸 제대로 하려 하면, 사용자를 이해해야 하고 시스템을 알아야 하고 사용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사용자를 안다는 것은 사용자의 목적, 이해도, 숙련도 등을 알아야 한다. 시스템을 안다는 것은 시스템이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사용 환경은 사용자가 어떤 상황에서 프러덕을 사용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거기에 더해 그것을 어떻게 UI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 지도 판단해야 한다.
이렇듯 제대로 UX writing을 한다는 것은 많은 배경 지식을 요구한다. 물론, 단순한 프로덕인 경우 이런 지식이 없이도 별 문제없이 UX wrting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전문가라면 어떤 복잡도의 시스템이라도 거기에 맞는 UX wrting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대로 공부해야 하고 그 공부한 걸 적용해 보고 그 반응을 확인해 보는 과정을 통해 판단력을 길러야 비로소 UX wrting 전문가로 등극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