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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국 Feb 13. 2024

2024년 갑진년, 우리 안보와 소상공인에게 드리는 글

; 2024년은 국가 전체 경제는 좋지만 개인경제는 좋지 않을 것이다.

2024년 갑진년, 우리나라 안보와 소상공인에게 드리는 글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김상국 


나는 설날이란 단어를 매우 좋아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설날’이란 말을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마음이 설레기 때문이다. 한참 나이 든 지금이야 옛날 같은 설렘은 없지만, 그래도 매우 듣기 좋은 단어임에는 틀림없다.     

설날의 어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설날을 한자로는 으뜸 원(元)자를 써서 원단(元旦), 원일(元日)이라고도 하고, 새해의 첫날이라고 하여 세수(歲首), 연두(年頭), 연시(年始)라고도 한다. 그러나 설날의 한자어에는 신일(愼日)이라는 말이 있다. 즉 『새로운 해를‘조심’스럽게 시작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 옛말에 ‘조심하다(신, 愼)’는 뜻이 “섧다”이다. ‘조심스럽게 새해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섧다”에서 ‘섧은 날’, 설날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설명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림1 계명도; 새해를 밝히는 닭 울음소리


초등학교 때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 이래요.”라고 신나게 노래 불렀던 기억이 난다. 어린 나이에 설날은 좋을 수밖에 없다. 때때 옷도 받았고, 최소한 새 양말 정도는 선물 받았다. 그리고 현금이 귀한 그 시절에 파란색 세뱃돈도 받았으니, 설날은 좋은 날, 기쁜 날일 수밖에 없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손님들이 가시고 나면, 어머니께서 ‘저축’이라는 명목으로 ‘환수(?)’하셨지만, 그래도 세뱃돈 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다. 나에게 세뱃돈을 주시던 부모님, 친척 어르신들은 거의 돌아가셨다. 이제는 내가 나이 어린 손주들에게 세뱃돈을 주게 되었다. 하지만 어리광을 부리는 손자들을 보는 재미는 매우 쏠쏠하다.      

제사와 설 차례상 차리는데 ‘부담이 간다.’ 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런 설날, 추석날이 아니면 전국에 흩어져 사는 형제들과 조카들을 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명절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만을 너무 강조하는 세태가 조금은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좀 더 성숙해지면 명절과 제사 등이 갖는 긍정적 의미를 점점 더 깨닫게 되리라고 본다.     

 

나의 이런 말에 “아이고, 우리나라 역사가 얼마나 긴데 성숙해져요?”라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라의 나이와 풍습에 대한 평가 나이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명절 쇠는 것에 ‘부담스럽다.’는 논의가 있는지는 80년대 이후부터라고 생각하니, 그리 오래된 논의는 아니라고 본다. 이제 20년을 조금 넘었을 뿐이다. 아직도 성숙하기에는 이를지도 모른다.   

   

서양에서도 “쌩스 기빙데이”, “홈 커밍데이”, “패밀리 유니언데이” 등이 있다. 그때가 되면 모든 가족과 친척들이 전국, 전 세계에서 모여든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우리도 성숙해지고 특히 언론들이 좀 더 성숙해지면, 부담 등만 강조하지 않고, 형제, 친척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는 장점도 점점 더 부각되리라고 본다. 이미 그런 분위기를 몇 년 전부터 느낄 수가 있다. 매우 다행스런 변화라고 생각한다.     


1. 유학 시절‘쌩스 기빙데이’추억     


나는 유학 시절에 어느 서양 양반집(그들 표현대로라면 역사 깊은 귀족 집안) ‘쌩스 기빙데이’에 초청받은 적이 있었다. 그날 나는 작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그런 얄팍한 미국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깨끗한 옷차림에, 특히 젊은 청년과 아가씨들은 상당히 잘 차려입고, 서로를 반기며 안부 인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서로에게 새 식구(결혼, 출생)를 소개하느라 분주하였다. 그때 나는 “아! 이러니 오히려 면면히 그들의 전통이 이어지는구나!”라는 생각을 강하게 했었다. 특히 나이 든 집안 어르신들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매우 정중하고 예의 발랐다.      


나는 그간 결혼 축하 예물로 ‘할아버지, 할머니’가 꼈던 반지라고 하며,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주면, 며느리가 매우 기뻐하던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 쌩스 기빙데이 초청을 받고 난 후에는 충분히 이해되었다. “아! 이래서 그랬구나.”라고... 우리도 이제는 점점 이런 분위기로 바뀌어 가리라고 본다. 우리나라 경제력도 과거보다는 훨씬 더 좋아졌고, 조선시대의 강압적인 집안 분위기도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을 깨어버리기는 쉽다. 하지만 깨어버린 전통의 장점을 뒤늦게 깨닫고, 그것을 다시 새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존속상해 범죄, 어른들에 대한 일부 젊은이들의 상식 밖의 불손, 고부간의 갈등, 특히 엊그제 문제가 되었던 어느 연예인의 행동, 즉 사람이 크게 다쳤는데 신고도 하지 않고, ‘자기 개가 놀랐다고 개만 끌어안고 있는 행위’는 결코 전통을 경시하는 것과 별도의 행위가 아니다. 동일한 행위다.     


즉 『전통과 예의가 무너지는 세상』의 결과가 밖으로 나타난 것일 뿐이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자기 스스로의 입으로 “그런 귀찮은 전통과 예의는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이기적으로 버릇없이 자기 새끼를 키운 결과인 것이다. 즉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만을 찾도록 키운 ‘부모 교육의 결과’일 뿐이다. 



2. 2024년 경제가 2024년 이전 경제와 다른 모습은 무엇일까?     


(1) 경제는 한 고리씩 한 줄로 연결된 사슬 구조가 아니다.


                                          그림2; 고리가 하나씩 연결된 사슬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쉬운 듯하면서도, 참 쉽지 않다.’는 것이 나의 40년 동안의 경험이다. 그 이유는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는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너무 다양하다는 데도 있는 것 같다.     


자동차의 예를 들어보자. 빨리 달리고 싶으면 액셀러레이터를 좀 더 세게 밟으면 된다. 액셀러레이터 ⇨ 세게 밟음 ⇨ 엔진에 휘발유 유입량 증가 ⇨ 엔지 폭발력 증가 ⇨ 자동차 가속. 참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경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즉 A가 발생 ⇨ B로 연결 ⇨ 다시 C로 연결 ⇨ 그 결과로 D가 발생.      

이런 단순한 인과관계가 경제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A라는 하나의 원인이 아니라 A1, A2, A3가 있을 수 있고, 그것에 의해 B가 생기지 않고 B1, B2, B3가 생길 수 있으며, 그것에 따라 다시 C1, C2, C3가 생기고, 그 결과로 D가 아니라, D1, D2가 때로는 D3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엉뚱하게 정치적인 이유에서 D1, D2, D3도 아닌 D4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는 이해하기 어렵고 예측하기도 힘든 것 같다.                                                                                              

그림 3; 어러고라가 여러고리로 영결된 사슬

그래서 나는 “중국이 어려우니까, 우리 경제가 어렵고, 그래서 2024년 우리나라 경제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찌 저렇게도 경제를 쉽게 정의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간단히 이 중국경제의 예를 확장해 보도록 하자. 우리나라 수출은 중국에만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나라에 수출한다. 그리고 세계에서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중국의 수출이 감소하면, 우리가 그 시장을 차지할 수도 있다. 또 중국 대신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 베트남, 서구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상품이 경쟁력이 있다면 중국 시장에서도 우리 수출은 충분히 제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우리가 지금까지 생산하지 않았던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만들어서 수출할 수도 있고, 성능이 뛰어난 방산무기를 만들어서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도 있다.    

 

“A가 발생하면 B가 되고, 그러면 C가 되어 D가 된다.” 는 식의 설명은 말하기 쉽고, 듣기도 쉬울지 모른다. 하지만 경제는 절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 단순한 사고의 결과가 그 중요한 WTO 협정을 쌀이나 농수산문제로 파악하고, 단기채 등의 문제를 전혀 도외시함으로써, 1997년 그 엄청난 IMF 외환 위기를 당했던 것이다. 


(2) 그럼에도 우리는 미래 분석을 멈출 수는 없다.     


가. 세계시장의 2분화(Bi-sectorization)    

 

그러나 어쩌겠는가? 우리는 부족하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미래를 예측하여야 한다. 내가 보기에 2024년 세계 경제 환경의 가장 큰 변화는 ①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세계화(Globalization)가 퇴조하고, ② 자유세계 시장과 독재정권 시장으로 구분하는 『세계시장의 2분화(Bi-sectorization)현상』이라고 본다.      

세계시장의 2분화(Bi-sectorization)』는 그간 여러번 글에서 강조하였기 때문에 여기서는 간단히만 설명하겠다. 즉 2024년과 앞으로 약 3, 4년 동안 전(全) 세계시장은 미국과 서구를 포함한 자유 진영 시장과,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독재국가 시장으로 양분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두 시장 간에 교역은 계속되겠지만, 중요한 산업 분야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없이도 자유주의 시장경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즉 ‘전략적 자원과 에너지, 식량’ 등의 수급이 자유세계만으로도 운용 가능할 수 있게 세계를 이분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정책이 시장에 주는 의미는 명확하다. 


① 미국은 전략적 자산인 에너지, 식량을 자유세계 내에서 자급할 수 있도록 한다. ② 반도체와 같은 자산에 대해서는 반드시 중국을 배제하고, 자유세계 내에서 자급이 완결되도록 한다. 더욱 가능하면 미국 본토(本土) 내에서 자급하도록 한다. 바로 이런 정책의 결과가 IRA 법안이고, 인텔과 엔비디아 등을 육성시킨다는 바이든의 포부이며, 삼성과 tsmc에게도 미국 본토로의 공장 이전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을 고사(枯死)시키기 위해서 미국기업의 신규투자를 엄격히 심사하고, 기존투자에 대해서도 회수를 장려한다. 이 정책의 결과로 끝까지 버티고 있던 애플과 테슬러도 인도로 중국공장을 이전시키기 시작하였다. ④ 중국의 반도체 자급을 막기 위해 중국으로의 미국 특허 기술 공급을 금지한다. 그 결과 네덜란드 ASML은 7나노 이하 반도체 생산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하였다.      


⑤ 또한 중국의 외환을 고갈시키기 위해 중국의 대(對) 자유세계 수출을 제한하도록 자유세계의 협조를 구한다. ⑥ 대(對) 러시아의 경우에는 에너지와 식량 수출에 대해 직접적으로 수출을 제한한다. 또한 러시아의 해외자산도 지급을 동결한다는 등의 결정이 바로 이런 정책에서 나온 결과물 들이다.     


나. 미국의 중동 정책 실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그러나 미국은 이런 정책을 펴는 이외에 의외의 중동 정책을 폄으로써,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높게 만들었다.

      

최근 미국 중동 정책의 실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 첫째는 카슈끄지 기자의 암살이라는 국가 안보와는 거의 관계없는 일로 사우디 왕가와 등을 돌렸으며, 둘째는 하마스의 공격과 예멘 후티 반군의 테러로 더욱 불안해진 아라비아해에서 미군을 증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전원 철수하겠다는 결정이다.    

  

홍해가 이들 테러 단체에 의해 위협을 받는다면 수에즈운하 운용과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상품과 원유 공급은 직접적인 영향을 곧바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아무리 4월과 11월 선거가 있다 하여도 정말 이해 안 되는 조치라고 생각한다.     



3. 이런 변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 1차 산품의 수급 망에 대한 확보 전략의 필요(희토류)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희토류라고 생각한다. 희토류는 영어로 Rare Earth Materials다. 즉 땅에서 ‘드물게 나오는 자원’이라는 뜻이다. 이름도 어색하게 들리는 팔라듐, 이리듐, 로듐, 루테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런 물질들은 독특한 화학적, 전기적, 자기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반도체나 특수 합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원소들이다. 그래서 매우 귀중한 원소로 취급받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에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 나쁜 소식은 중국이 희토류 생산 1등이고, 언뜻하면 그것을 무기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희토류가 이름 그대로는 희토(稀土)하지만, 실재로는 그렇게 희토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사실 희토류 금속은 여기저기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희토류는 광물 형태로 존재하지 않고, 흙 속에 침전되어 낮은 수준으로 섞여 있다. 그래서 순도가 높지 않아 그것을 채굴하고 순도를 높이는데 너무 많은 공해가 발생한다. 그래서 선진국들은 희토류 생산을 기피하고, 후진국이고 공해가 문제되지 않은 중국에 그 생산을 떠넘긴 것이다. 사실 2, 30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제1의 희토류 생산국은 미국이었다. 


영악한 등소평은 이 사실을 재빨리 깨닫고, “희토류는 제2의 원유다.”라고 주장하며 희토류 생산에 온 국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등소평 없는 중국은 정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중국의 너무 잦은 갑질로 전 세계에 희토류 개발 붐이 일어났으며, 우리나라 포항제철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미국은 희토류 생산 시 공해를 급격하게 줄일 수 있는 신공법을 개발하였다고 한다. 가까운 미래에도 중국은 세계 제1의 희토류 생산국이겠지만, 과거와 같은 갑질과 무기화할 수 있는 위치는 크게 약화(弱化)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런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너무 지나친 갑질은 결국 그 대가를 치르는 법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중국의 희토류 생산량은 줄어들고 기타 국가의 생산량은 급증하고 있다.

                                           

(2) 1차 산품의 수급 망에 대한 확보 전략의 필요(원유와 식량)     


미래 중요한 전략자원으로서 원유와 식량의 가치는 매우 크다. 그러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두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미국이고, 다른 하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다.   

  

가. 미국의 식량 공급 능력과 미래 곡물 가격


미국이라는 나라는 쉽게 정의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거대한 땅덩어리, 높은 기술력 그리고 필요하면 무엇이든지 개발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갖춘 나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제1의 공업국가이고, 제1의 농업국가이며 제1의 금융국가이다. 그리고 제1의 군사 대국이다. 하려고 하면 거의 대부분을 할 수 있는 나라다. 국가동원 체재를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는 나라 또한 미국이다. 이 점에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판연히 다르다.   

   

미국의 식량 공급 능력은 아직도 개발의 여지가 엄청나다. 쉽게 말해 2차세계대전 이후 폐허가 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전 세계를 미국 혼자 먹여 살렸다.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가 복구되자, 엄청난 식량 생산력을 가진 미국은 오히려 잉여농산물이 넘쳐나서, 과잉생산으로 고생까지 한 나라가 미국이다.    

 

세계의 2분화 현상은 결코 한두 해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4, 5년 이상, 아니면 10년 이상도 가능하다. 미국은 틀림없이 부족할 수도 있는 식량자원에 대해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나. 전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식량자원


식량과 관계되는 또 다른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다. 이 두 나라는 모두 전후 복구비용과 전쟁보상금이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두 나라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1차산업 이외에는 별다른 수단이 없다. 식량, 가스 자원 그리고 원유 등이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 무기의 성능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무기 수출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흑토지대는 가장 생산성이 높은 밀 생산 지역이다. 러시아도 자체 소비를 하고도 남는 밀의 수출 국가다.    

  

현재도 전쟁비용이 필요한 우크라이나는 너무 저렴하게 밀을 판매함으로써, 친(親)우크라이나 폴란드 정권을 바꾸게 만들었다. 그리고 며칠 전 불란서 농민들은 주불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똥물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가 너무 저렴하게 밀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반대 시위행위였다.   

  

이런 사실들을 우리나라 입장에서만 분석한다면, 전후 식량 가격은 크게 오를 가능성이 거의 없고,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이점에서는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     


다. 불안한 중동사태와 원유가격    

 

그러나 우리나라 입장에서 지금 걱정되는 것은 원유가격이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만 없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후 원유와 가스 가격은 수급도 안정되고 가격도 낮아질 가능성이 더 높았다. 왜냐하면 바로 러시아 때문이다. 지금 세계 제1의 원유 생산국은 미국이고, 다음은 사우디아라비아다. 그리고 세 번째 국가가 바로 러시아다. 그 차이도 크지 않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체 수요가 많지 않은 나라다. 즉 대부분이 수출용이고, 천연가스도 대부분 수출용이다.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는 막대한 전후 복구 비용을 확보하여야 한다. 더욱이 푸틴은 자기 인기 관리를 위해서 빠른 판매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푸틴은 대량 생산 체계를 더욱 확충하여야 하고, 수출을 독려하여야 한다. 즉 러시아는 원유의 조속한 대량판매를 하여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원유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같은 전쟁 시기에도 원유가격이 오르지 않은 배경에는 미국의 증산과 함께, 이런 이유가 배후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산통을 깨뜨린 것이 바로 하마스다. 하마스가 왜 그렇게 갑자기, 대규모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는지 합리적 관점에서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략적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위험한 일을 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호르무즈해협’은 폭도 좁지만 깊이도 낮아, 대형 유조선이 운항할 수 있는 넓이는 불과 10km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은 말 그대로 독 안에 든 커다란 생쥐다.      

즉 이런 사실들이 의미하는 바는 2024년 이후, 경제적 이유에서 원유 수급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정치적 이유에서 수급이 매우 불안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 점은 매우 걱정스럽다.     


(3) 미국의 대(對) 중동 정책의 실책     


그러나 이런 위험에 오히려 불을 더 지핀 것은 미국이다. 하마스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그리고 이라크의 확전 분위기로 중동사태와 아라비아해의 불안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렇지 않아도 사우디 왕가와의 불협화음과 하마스 공격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으로 미국에 대한 신뢰성은 상당히 낮아진 상태였다. 그런데 바이든은 한술 더 떠서, 이런 불안 중동상황에서 미군을 증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리아와 이라크에 배치된 미군을 선거 전에 전원 철수시키겠다고 발표하였다.    

 

오죽했으면 불란서와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가 ① 미국과 다른 NATO 군을 창설하고, ② 미국과 영국이 포함되지 않은 중동 특수전단을 꾸미겠다고 정식 발표를 할 정도였다.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하더라도 미국의 체면은 정말 말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계 어디에서 전쟁이 일어나든 미국은 미군을 파견하여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래서 미국에 대한 신뢰도는 매우 높았다. 그러나 지금 중동사태는 그 어느 때보다 위급하다. 포탄이 날아다니고, 미국 상선이 직접 공격당하고 있으며, 수에즈운하와 호르무즈해협이 위험하며 유럽과 아시아를 향한 상품과 원유공급 자체가 불안한 상태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미국은 미군을 증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철수한다고 하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조치다. 바이든 정부는 ‘카슈끄지’라는 기자 암살 사건을 문제 삼아 가장 중요한 중동의 맹방인 사우디와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런 중차대한 상황에서 미 육군을 철수한다는 발표는 ‘내가 잘못 들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외의 소식이었다.   

   

미국이 세계의 주도권을 상실하면 걱정이 크다. 그래도 미국은 국제도덕이 살아있는 나라이고,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나라다. 그런 미국이 이처럼 변화한다면 전 세계는 ① 혼돈의 증가와 ② 자주국방의 중요성 증가, ③ 군비증강 ④ 각 국가는 특히 NATO와 ⑤ 우리나라와 일본은 각자도생의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제적으로도 너무 큰 부담이다. 특히 중국, 러시아, 일본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정말 중차대한 환경 변화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4. 국가적 차원에서의 우리가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미 자세히 설명하였으므로 간단히 열거만 하겠다.    

 

(1) 전후 세계 정치, 경제 환경에 대한 면밀한 분석

(2) 원유 수급의 양(量)과 수급 안전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전략의 추구

(3) 희토류 자원 공급선에 대한 안전성 확보

(4) 러시아, 우크라이나, 폴란드 그리고 서구 안보 위험 국가들에 대한 방산 수출 분석 및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참여 분석 

(5) 중동 국가들 특히 사우디, UAE, 이집트 등과의 관계 증진

(6) 중국이 철수할 수밖에 없는 자유주의 국가시장에 대한 강한 접근

(7) 대(對) 중국 방어 협조를 적극 약속하며, 핵 관련 사항에 대한 미국과의 은밀한 협의    



  5. 중소기업인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     


이번 설 연휴를 집에서 보내면서 주위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주로 우리 보통 사람들과 소상공인들에 관한 얘기였다. 나는 음울한 미래 경제전망을 하여 사람들‘겁’주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에는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이런 나도 이번 2024년 경제에 대해서는 그리 밝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2024년도에도 국가 전체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2%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욕심에는 차지 않을지 몰라도, OECD 내에서는 선두 그룹일 것으로 나는 믿는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국가의 발전과 개인들의 발전이『함께』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① 잘 나가는 기업과 잘 나가지 못한 기업이 ② 산업분야에 따라서 또는 동종 산업일지라도 기업에 따라서 ③ 발전의 정도가 확실하게 구분되고, 또한 ④ 잘 나가는 기업의 부(富)가‘고르게’국민들에게 나눠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만의 일이 아니고, 세계적인 현상이며, 중국과 일본은 더욱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조차도 몇 년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 중소 생산기업에 대한 조언   

   

가. 생산기업이라면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특히 불요불급한 지출은 가급적 줄여야 한다.      

나. 신규사업에의 참여 그리고 사업의 확장은 자신이 있을 때만 시행하여야 한다.     

다. 소비자들에게 잉여가치를 더욱 제공할 수 있도록, 나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신경을 써야 한다.     


(2) 가계(家計)와 소상공인에 대한 조언 

; 소 상공인들에게 쉽지 않은 경제가 몇 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가. 누구에게나 미래에는 저축이 매우 중요하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 부모에게서 생활비를 얻어 쓰면서 외제차를 타고, 자식도 키우지 않으면서 강아지 등을 키우는 것은 아마 용납되기 매우 어려울 것이다.     

나. 직장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① 일부 기업들을 제외한 일반 기업들의 성장 저하 ② AI와 로봇의 광범위한 채택 ③ 노동조합 등 사람고용에 대한 부담감 ④ 미국 IRA 법안과 인도와 베트남 투자의 확대 등이 주원인이다.      


다. 판매가격의 상승에 매우 느리게 대응할 것     

우리가 알아야 할 매우 중요한 공식이 있다. 즉 총판매 이익 = 개당이익 X 판매량이다. 무의식 중에 우리는 가격을 올리면, 총이익도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경제가 상승하는 단계에서는 대부분 그렇게 움직인다. 그러나 경기가 하강 또는 횡보할 때는 가격 인상이 꼭 총이익 증가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소규모 상인들은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한다. 이 조언들은 자영업을 하는 모든 소상공인들에게도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 경기가 안 좋을수록 사람들은 가격과 품질에 더욱 민감해진다.

- 그래서 조금이라도 가격에 비해 더 만족감을 주는 상품, 더 맛있는 집을 찾게 된다.

- 그리고 경기가 안 좋으면 무의식중에 사람들은 ‘푸짐함’을 구하게 된다. 절대로 ‘량’을 줄이지 말아라.

- 반찬 등은 마음껏 담아서 먹게 해라. 충분히 주어라. 국물도 두세 개 놔두고 마음껏 떠먹게 해라. 


- 실내 장식에 큰돈을 투자하지 말아라. 깨끗하면 되고 차라리 편안한 느낌이 들게 수더분하게 꾸며라. 이것은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 ‘고급한 음식점은 불황일 때도 잘 된다.’는 인식은 매우 불완전한 생각이다. 일반 상인들은 그런 꿈에서 깨어나라. 이것도 모든 소상공인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 좋은 가게 터는‘소비자들의 집과 가까운 곳’이다. 경기가 안 좋을 때 사람들은 멀리까지 운전하지 않는다. 산장과 같이 멀리 떨어진 장소는 아주 특별한 소문이 나지 않는 한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아무리 목이 좋아도 임대료가 너무 비싼 곳도 좋지 않을 수 있다.


- 장식, 임대료, 치장에 들어갈 자금을 맛을 높이는데, 량을 충분히 주는데, 만족감을 증대시키는 데로 전환해라.

- 가격 인상이 필요하면 가장 늦게 인상하거나, 오히려 판매가 늘어나면 가격 인상을 하지 말거나, 절반 정도만 인상해라.

- 혼자 있는 곳보다는 유사한 상점이 모여 있는 곳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차별화된 요인, 즉 고객들이 『내 가게를 경쟁자와 다르게 인식하고찾아오게 만들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6. 정부의 지나친 복지정책의 남발(예; 남편 1개월 육아휴가 등) 정책에 대한 의견   

  

(1) 이런 복지 향상이 진짜 복지 향상일까?     


우리 정부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바로 중국의 예다. 시진핑 정부는 자신의 인기 증가를 위해, 중국 근로자들의 임금을 강제로 10% 이상 올리게 하였고, 특근수당과 퇴직수당을 전례 없이 올리게 하였다. 그래서 중국 정식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은 현재 우리나라의 80% 수준이 되었다. 과거에는 2,30% 수준이었다.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은 내수시장을 확대하는 데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생산성을 초과하는 임금상승은 결국 중국에서 외국기업들이 철수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하였다.     

참고삼아 지적해 보겠다. 최근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24.2%였다. 그러나 이  발표 이후 중국 청년실업률의 공식 발표가 중지되었다. 하지만 북경대에서의 비공식 발표는 50%대라고 한다. 복지의 증가가 결코 복지의 증가가 아닌 것이다.     

 

육아할 아빠 인력이 부족하여 출산을 하지 않을까?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 나는 교수로서 정년을 하였지만 기업에도 상당기간 근무하였다. 한달 간 육아휴가를 하는 사람이라면 기업들은 크게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도 우리나라 휴가일 수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다. tsmc의 근로 시간은 우리와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우리 7,80년대 근무시간과 비슷하다.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라는 미국의 요구에 ‘모리스 창’ 회장은 “미국의 인건비와 노동 강도로는 tsmc의 경쟁력을 도저히 유지할 수 없다.”고 실토하였다.      

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우리 젊은이들 고용의 수를 창출하고,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기업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2) 열려진 노동시장에서 생산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많다는 사실 또한 명심하라.   

  

중국정부의 급격한 복지 증가 압력에 놀란 외국기업들은 중국만큼 일도 잘하면서도, 급여는 1/3밖에 안 되는 인도와 베트남 같은 나라로 투자와 공장을 이전시켜 버렸다. 결국 중국정부의 생산성을 초과하는 강제 복지정책은 중국 청년들의 실업률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정치적 이익을 위한 선심정책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정책입안자들은 더욱 신중하기 바란다.      

두가지 예를 더 들겠다. 최근 북경에서 거리 주차원을 뽑는데 북경대 출신이 응모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미화원을 뽑는데 ㅇㅇ『박사』 학위 소지자가 응모하였다고 한다. 이런 일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이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현상을 일시적 현상으로 경시하지 말기 바란다. 바로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 청년들의 취업시장은 결코 넓어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좁아질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바로 코 앞의 일이다. 눈앞의 호감을 얻기 위해 선심 공세를 주려고 하는 입법자들은 정말 신중하기 바란다.    

  

한번 뿌려진 정당성 없는 『선심 뿌리기』는 추후 정당성이 없는 경우에도, 다시 거둬들일 수 없다. 정말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도 올바른 공복을 뽑는데 과거보다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는 『저(低)성장의 시대』이고, 그리고 기업의 『이윤율은 확실히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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