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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샘 Jan 18. 2024

서열정리

피라미드 역전

마가복음 9장

누가 크냐

33   그들은 가버나움으로 갔다. 예수께서 집 안에 계실 때에,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너희가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34   제자들은 잠잠하였다. 그들은 길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것으로 서로 다투었던 것이다.

35   예수께서 앉으신 다음에, 열두 제자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그는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

36   그리고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 세우신 다음에, 그를 껴안아 주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37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들 가운데 하나를 영접하면, 그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는 사람은, 나를 영접하는 것보다, 나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최측근은 12명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12명의 서열을 정해주지 않았나 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이 다투는 것을 보셨는지 아니면 소식을 들으셨는지 한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면, 그는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


모든 조직은 판단과 지시를 하는 사람이 있고 그걸 실행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자를 윗사람, 후자를 아랫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의사결정 구조에서 윗사람일수록 수가 적어지고 아랫사람일수록 수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보통 조직도는 피라미드 모양을 하고 있죠.


통상 윗사람이 더 많은 보수와 영예를 받습니다. 또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봉사를 섬김이라고 부르지요.


예수님은 첫째가 되고자 하면 모두를 섬기라고 합니다. 이 말은 '아랫사람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라는 의미는 아닐 겁니다.


의사결정은 명망 있고 유능한 이가 하지만 그 역할로 다른 사람들 위에 서서 권력 부리지 말고 오히려 다수의 보통 사람들을 위해 일하라는 의미이겠죠.


분별해야 할 것은 이게 정부 조직을 위한 것인지, 개인에 처세에 적합한 것인지, 예수님을 따른 다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위한 지혜인지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세상 정부를 위한 것은 아닐 겁니다. 개인의 처세에도 적합하지 않구요(시늉을 하는 것은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갑질당하고 또 내리갈굼하는데 익숙한 우리 보통 사람은 윗사람들이 아랫사람을 섬기는 조직을 바라지요.


기독교 전래 초기에 황일광 시몬이라는 천주교 신자가 계셨습니다. 그분이 이런 말씀을 남겼습니다.

“내게는 천국이 두 개 있습니다. 저같이 천한 백정을 이처럼 점잖게 대해 주시니, 이 세상의 삶이 제게는 천국이요, 죽은 뒤에 가게 될 하늘나라가 또 하나의 천국입니다.”


역할의 위계가 인격의 위계가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건 아마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공동체를 만드는 건 그것보단 쉬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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