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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샘 Jan 20. 2024

하여간에 나쁜 짓 하지 말라고

공의 사유화

마가복음 9장

죄의 유혹

42   "또 나를 믿는 이 작은 사람들 가운데서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차라리 그 목에 큰 맷돌을 달고 바다에 빠지는 편이 낫다.

43   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찍어 버려라. 네가 두 손을 가지고 지옥에, 곧 그 꺼지지 않는 불 속에 들어가는 것보다, 차라리 한 손을 잃은 채로 생명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

45   네 발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찍어 버려라. 네가 두 발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차라리 한 발은 잃었으나 생명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

47   또 네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버려라. 네가 두 눈을 가지고 지옥에 들어가는 것보다, 차라리 한 눈으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낫다.

48   지옥에서는 그들을 파먹는 구더기들도 죽지 않고, 불도 꺼지지 않는다.'

49   모든 사람이 다 소금에 절이듯 불에 절여질 것이다.




잔뜩 겁을 주는 본문이지만 나쁜 짓을 하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여기서 지옥(게헨나)은 "힌놈의 아들 골짜기"라고 해서 실제 있는 지명입니다만 죽음에 대한 은유로 사용되었고, 익히 아는 지옥으로 생각해도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죄라는 게 뭘까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주는 지혜 중 하나는 정의라는 게 직관적으로는 어렵지 않은 것 같은데 세세한 부분에서는 명료하게 정의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죄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다수가 동의하는 기준을 소개해 드리자면 '공익을 해쳐서 사익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공의 사유화라고도 하지요. 이거면 우리가 나쁜 짓이라고 부르는 것이 대부분 설명이 됩니다.


손으로 도둑질을 했건 뭐가 됐건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히고 이익을 봤습니까? 지옥에서 벌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안 그러는 게 나을 겁니다.


입으로 사기를 쳤건 위증을 했건 타인에게 해를 입히고 이익을 봤습니까? 어차피 죗값을 치르게 될 테니 안 그러는 게 나을 겁니다.


완전히 선하고 정의로운 하나님과 죽은 뒤의 판을 믿는 사람은 도덕적이고 훌륭한 삶을 살기가 쉽습니다.


반대로 이기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그런 걸 안 믿는 사람입니다. 어느 종교를 믿는다고 하던지 말이죠.


한편 그런 믿음이 없다면 공의 사유화를 삼가는 것은 의미가 없는 걸까요?


개인의 처세에는 적절한 공의 사유화를 하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컨닝으로 합격하고 악담으로 경쟁자를 제거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죠.


하지만 공의 사유화를 안 하는 사람들끼리 좋은 상호작용하면서 그 신뢰로 서로 끌어주면 어떨까요? 그게 착한 것이 살아남는 전략입니다.


어느 쪽이 취향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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