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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이', 침묵의 언어로 완성된 단 하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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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승렬


콜라보이책표지.jpg 콜라보이

말 없는 청년,

세상과 단절된 존재가 세상의 가장 깊은 진실에 닿기까지.


'콜라보이'는 한 청년의 침묵을 통해 세상이 외면한 진실을 드러내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소리 없는 시선, 보이지 않는 마음, 그리고 닿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인간 간의 연결을 정교한 서사 속에 풀어낸다.


작가는 이선우라는 청각장애인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사회적 약자의 시선으로 이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그는 소리를 듣지 못하지만, 누구보다 섬세하게 감지하고, 직관하며, 이해한다.

그의 고요한 세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이고, 투쟁이며, 선언이다.

KakaoTalk_20250327_164235879.jpg 콜라보이

이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감각적 특이점이나 미스터리를 전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이해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을 문학적 탐색의 중심에 둔다는 점이다.


'콜라보이'는 장르적으로는 미스터리 스릴러에 기반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사회 구조 속의 차별, 무너진 가족, 회복되지 않은 상처,

그리고 무엇보다도 침묵과 공감의 가능성이 문학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사건은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의문의 실종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독자는 곧 알게 된다. 이 이야기는 단지 범인을 쫓는 추적극이 아니며,

한 인간이 스스로의 과거, 진실, 존재의 의미와 마주하는 여정이라는 것을.


형사 채정윤과의 만남은 이 여정의 전환점이다.

그녀 역시 상처 입은 존재로서, 선우와의 조용한 공감을 통해 조금씩 굳게 닫힌 마음을 열어간다.

guzel-maksutova-B30XL_m3fso-unsplash.jpg Unsplash의Guzel Maksutova

'콜라보이'는 단순한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불완전한 구조와

그 안에서 조용히 버텨내는 수많은 목소리들을 담아낸,

현대적이고도 철학적인 우화에 가깝다.


"소리를 들을 수 없어도, 진실은 울린다."


고요한 폭발력. 그 언어를 가진 한 인물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를 지켜보는 것.

그것이 '콜라보이'를 읽는 독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묵직한 경험일 것이다.


그는 세상을 듣지 못한다. 그러나 세상은,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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