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말해주는 것

착각

by 뚜와소나무

어제 버스를 타고 카드를 댔는데, 결제가 되지 않아 순간 당황했다.

다시 한번 카드를 댔는데도 역시 결제가 되지 않았다.

그때서야 카드를 들어 살펴보니

그건 ADT 캡스 보안카드였다.


'죄송합니다.' 사과드리는 동시에

얼른 지갑을 꺼내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다.


기사님은 룸미러로 허옇게 센 내 머리카락을 보셨는지

채근하지 않고 너그러이 기다려주셨다.



휴우! 붐비는 시간이 아니었기 망정이지.

민폐를 끼쳤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자책이 되었다.

괜히 흰머리가 느는 게 아닌 듯싶기도 하고...

하기사

서울대 의대를 나온 이도

50대 중년이 되고 보니

냉동실에서 자기 휴대폰을 찾았다는 얘기가 들리는 마당에...

괜히 나이 탓을 해본다.



갈수록 못 믿을 게 내 기억력임을 깨닫고부터는

내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 맞는지 가끔 아이들에게나 남편, 동생에게 재확인을 거친다.

휴대폰 다이어리, 플래너, 메모장을 총동원해서 그나마 실수를 줄이려 하고 있다.

몸의 민첩함도 옛말일 뿐 관절이 빡빡해짐을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목소리를 낮추고 저절로 말 수도 줄어지고 있다. 이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만약에 내가 할아버지로부터 좋은 유전자를 받은 게 있다면,

나이가 들수록 겸손해지고 귀가 순해지는 그 유전자였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니 앞으로 살 날 중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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