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죄송합니다.' 사과드리는 동시에
얼른 지갑을 꺼내 신용카드로 결제를 했다.
기사님은 룸미러로 허옇게 센 내 머리카락을 보셨는지
채근하지 않고 너그러이 기다려주셨다.
50대 중년이 되고 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 맞는지 가끔 아이들에게나 남편, 동생에게 재확인을 거친다.
몸의 민첩함도 옛말일 뿐 관절이 빡빡해짐을 체감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목소리를 낮추고 저절로 말 수도 줄어지고 있다. 이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된다.
만약에 내가 할아버지로부터 좋은 유전자를 받은 게 있다면,
나이가 들수록 겸손해지고 귀가 순해지는 그 유전자였으면 좋겠다.
생각해보니 앞으로 살 날 중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