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의존적이고 집착이 심한 타입일수록 상대방을 내 손안에 넣고 조종하고 싶어 한다. 그래야 자신의 의존성을 만족하게 할 수 있으니까. 열등감도 하나의 원인이다. 내 모자라는 면을 보고 상대방이 떠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의심과 불안, 분노의 감정이 조종의 욕구를 더욱 부채질한다. 그릇된 요구 탓이든, 조종 심리 탓이든 인간관계에서 억압과 구속은 늘 가장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서로 뜨겁게 시작한 연애라 해도 시들어가는 순간이 반드시 오게 마련이다.
본문 中
양창순 씨의 네트워크망에 걸린 사람처럼 그녀의 책들을 찾아 읽어보고 있다. 많은 상담사례를 보유하고 있는 그녀는 충분한 정신상담에서 얻은 다양한 감정들에 대한 충분한 판단과 지적사유를 인간관계의 법칙을 통해 '남자와 여자'의 심리를 들어가며 인간과 인간의 입장으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먼저, 사랑을 하고 있거나,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추천드리고 싶다. 선행된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를 읽고 이 책을 봐서 인지 훨씬 재미있게 읽은 느낌이다.
사랑의 갈등은 일상을 지배할 정도로 고통스럽다. 그것은 왜일까.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사회적 규범과 관습의 틀 안에 익힘을 강요받고 자아를 통제받으며 성장한다. 즉 자신을 탐구하며 자아를 찾는 일에는 점점 관심을 잃어간다는 의미다. 그러다 자신의 반쪽을 찾은 듯 사랑을 하게 되면 욕망의 자아를 만난 듯 그 어떤 난관(부모나 친구의 반대의견)도 무시하며 상대와 함께하고 싶어 한다. 그렇게 서툰 사랑의 시작은 공부 없이 시작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된다. 이혼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그 이유를 대변한다.
이 책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는데, 그것은 '열등감'이다. 열등감이라 해서 나쁜 감정은 아니다. 그것이 촉매가 되어 자신을 자극하고 노력하여 반면교사로 삼는 좋은 사례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열등기능을 상대방을 통해 보상하려는 무의식적인 욕구로 발동되었을 때는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사랑의 허기를 상대에게서 보상받아야 하므로 애정결핍, 불안, 낮은 자존감은 상대를 힘들게 만든다.
그렇다면 열등의식은 자제가 힘든 것일까. 저자는 열등의식이란 무의식적인 끌림으로 작동하여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말한다. 나와 다른 성격에 호감을 느끼고 이 세상의 반쪽을 만난 듯 착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인간은 없듯이 상대의 허상이 깨지면 탈출하듯 관계가 깨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결론은 하나다.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열등의식의 제대로 된 해석과 인정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열등의식의 저변은 과거로부터 온다. 기억 저편의 열등의식에 갇혀 있는 아이는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 그대로 덩치만 자라 어른이 된다. 과거는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 그저 기억일 뿐이라고 털어내지 않으면 평생을 고통스럽게 반복할 뿐이다. 저자는 결론처럼 말한다. 불안하다고, 외롭다고 아무나 사랑하지 마라고..
나의 열등감은 무엇인지는 아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평온한 것에 반해 나는 화가 나거나 분개한다면 그것이 바로 열등감이다. 열등감을 인정하는 것이 성숙한 어른으로 가는 첫 번째 단계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에서 나오듯이 열등감은 지나친 나르시시즘으로부터 출발한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고 주변사람들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피해자의식은 나를 점점 열등감으로 강화시킬 뿐이다.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 끌린다. 그러다 자신의 테두리 안에 들어오지 못하면 바꾸려 한다. 사랑은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관계가 이상적이다. 결혼해서 살아보니 부부가 서로 닮는다는 의미는 그냥 딱 맞는 상대를 만나 결혼했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단점을 서로가 인정하고 수용하는 시간의 합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단점은 하나도 수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 그것을 이해해야 결혼생활이 행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