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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인과 의로 이루어진 왕도정치를 꿈꿨던 맹자




맹자가 말했다. 

사람들은 누구나 차마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不忍人之心) 선왕들에게는 차마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었으므로 차마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정치를 하였다. 차마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차마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정치를 실천한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손바닥 위에서 움직이는 것 같이 쉬울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차마 남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고 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근거에서이다. 만약 지금 어떤 사람이 문득 한 어린아이가 우물 속에서 빠지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면, 누구나 깜짝 놀라며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렇게 되는 것은 어린아이의 부모와 교분을 맺기 위해서가 아니고, 마을 사람과 친구들로 부터 어린 아이를 구했다는 칭찬을 듣기 위해서도 아니며, 어린 아이의 울부짖는 소리가 싫어서 그렇게 한 것도 아니다.


본문 中



위 인용문은 맹자(孟子)의 주요사상인 '성선설'에 대한 근거를 자세히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 책은 맹자라는 인물의 인생 연대기를 다루기보다 춘추전국시대의 혼란기 속에서 왕도정치를 전파하려는 그의 사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먼저 읽었던 '공자_인생강의(바오펑산)'은 공자의 기본 가르침인 인(仁)사상의 탄생기를 알게 되었다면 이 책은 성선설이라는 사상체계의 핵심을 좀더 구체적으로 배우게된 계기가 된 느낌이다.


맹자는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는'(유자입정·孺子入井) 이 유명한 비유를 들어 사단설(四端說)과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바탕이 되는 선한 본성과 선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양심 속 움직임들의 진심은 공자의 인(仁)사상의 주춧돌과 맹자의 사단설(四端說)과 성선설(性善說)의 중심으로 선(善)한 삶을 유지한다고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사람은 선한 본성과 선한 마음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든다고 믿는다.


맹자는 공자의 정통유학을 계승 발전시킨 인물이다. 그는 젊은 학자시절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문하생이었다. 그러고보면 맹자는 공자의 일생과 닮은 점이 많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었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맹자의 어머니의 맹모삼천지교( 孟母三遷之敎)는 유명하다.) 맹자도 공자와 마찬가지로 사학을 열어 문하생을 두었고, 그의 사상을 전파한다. 그러므로 공자사상의 정통성은 맹자의 공이 크다 할것이다. 부연하자면 맹자의 사상은 공자의 가르침을 확장해 더욱 알기쉽게 재해석 한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맹자'란 책은 언해본이래 지금까지 번역된 책만으로도 수십 종에 이른다. 그래서 책을 고르기도 선뜻 주저되는데 유시민 작가와 김시현 작가의 추천으로 선택을 쉽게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읽다보면 번역가 박경환씨는 확실한 의미전달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흔적을 느낀다.


'맹자'는 전국시대(세상이 어지러워질대로 어지러워져서 이제는 통일의 막바지로 향하던 시대)에 왕도정치를 실현하고자 만났던 많은 사람들과의 문답을 다룬 책이다. 그는 이 혼란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요순의 생각을 이어받으며, 공자의 사상과 본인의 사단설(四端說)과 성선설(性善說)을 정치의 중심으로 삼기를 요구하기 위해 많은 왕들을 찾아나섰던 맹자의 마음이 담겨있다.


맹자는 현재의 군주관계의 무조건적인 충성을 행하는 상명하복을 배척했다. 현재의 관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줄기를 이루는 사상, 즉 군신관계에서 신하가 군주에게 해야 하는 의무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군주가 군주다워야 함은 필수로 여겼다. 그는 공자가 말한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는 노래로 군주의 대접은 남으로부터 오는게 아닌 자기하기에 달림을 꾸짖었다.


맹자는 패도를 버리고 왕도를 따라 인정을 펴야 함을 여러 왕들을 찾아다니며 그의 사상이 적용되길 원했지만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한다. 그의 사상은 당시에 이루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그의 사상이 유지되는 것은 결국 그의 삶의 정도가 맞다는 결론이 아닌가 싶다.


맹자는 사상이기 이전에 정치가였다. 맹자가 그의 생애의 대부분을 제후들을 찾아 다니며 유세한 것은 단순히 유학적 이념을 전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제후에게 등용되어서 유학적 이념을 실제 정치에서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따라서 '맹자'에 나타난 그의 사상들을 철학적인 논변이라기 보다는 실제 정치와 관련된 구체적인 대안과 그것을 위한 이론적 근거들이다.


예를 들면, 흔히 맹자하면 떠올리게 되는 성선설은 인간의 내적 본질에 대한 지적 호기심에서 나온 철학적 주장이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난 그가 실현하려고 했던 이상적인 정치의 가능 근거로서 제시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가 제시한 수양론 역시 이상적인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도덕적 인격을 갖추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이다. 따라서 '맹자'라는 책의 기본적인 성격은 정치사상서이다.


마음에 남는 글귀를 옮기며 리뷰를 마친다.


맹자가 말했다.

"사람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된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면
진정 부끄러워할 것이 없게 될 것이다. 人不可以無恥 無恥之恥 無恥矣(인불가이무치, 무치지치 무치의)"


-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것을 할 때에 느끼는 도덕적 자각인 수치심으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맹자는 이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에 기초해 일어나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바로 도덕적 인격을 완성해서 더 이상 부끄러워할 것이 없는 경지에 이르는 출발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맹자 / 맹자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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