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우리는 '해야 하는 일'의 리스트로 하루를 채웁니다. 회사에, 해야 할 일에 시달리다 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시간을 양보하기 시작하면 결국 진짜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하루 30분도 좋고, 주말 반나절이거나 한 달 중 하루만이라도 좋습니다. 당신의 상황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당신의 가치를 위한 활동 한 줄을 만드세요. 절대로 양의 문제가 아님을 기억하세요. 다만 그 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해당 시간만큼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아야 합니다.
근래 '나 자신을 먼저 이해하자'는 의도로 읽은 몇 권의 책들 중에서 나는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든다. 실천으로 옮기게 해 준 책이기 때문이다.
퇴직 전 나는 집과 회사를 분주히 오가며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그것은 '해야 할 일들'과의 전쟁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빽빽한 다이어리 속 스케줄러, 일정을 놓치지 않으려는 알람까지, 나는 늘 할 일들 속에 실무자로 힘들어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수년간 꾸준히 내 감정을 기록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제는 타인이 원하는 삶이 아닌 당신의 삶을 살아도 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움의 기술'을 알아야 한다고. 책을 읽을 때는 공감하다가도 덮고 시간이 흐르면 점차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나의 약점을 들킨 사람처럼 부끄러웠다.
저자 김윤나 씨는 '당신이 나무라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나무가 멋지게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햇볕(가치), 뿌리(신념), 물(욕구), 가지(감정), 떡잎(강점)이 좋아야 한다. 살아가는 이유 중 '가치'가 가장 우선순선이어야 한다. 내가 힘들게 또는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이유에 '우선순위'가 없는 사람은 매 순간 크게 방황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우선순위를 아는 사람이라면 고민 없이 당당히 선택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강점카드 중에 고른 나의 가치 카드는 '신속/ 효율 / 성실 /사랑'이다. 돌이켜보면 '우선순위'는 내 삶에 큰 기둥으로 날 버티게 해 준 카드였던 셈이다.
이 책은 나무의 성장 단계에 꼭 필요한 조건처럼 사람도 각자의 삶의 방향을 긍정적이고도 자연스럽게 살아갈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조직생활을 하면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상사나 동료의 성격에 대한 시각도 이 책을 읽는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60년간 연구한 버크만 박사의 논문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시간이었다. 버크만 진단에서는 사람의 유형을 2가지 축으로 분류한다고 말한다. '과제 지향적'인 사람과 '사람 지향적'인 사람, 그리고 '직접 소통'을 즐겨하는 사람과 '간접 소통'을 즐겨하는 사람으로 나누고 각각의 행동 패턴을 설명하고 있다. 조직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할 때 이 책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이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올 것은 분명하다. 욕구는 본래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이 책에서 가장 괜찮았던 기술은 강점(떡잎) 부분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은 제쳐두고 약점을 보완하려는 습성이 있다. 완벽해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저자는 약점을 고치려 하지 말고, 오히려 그 시간에 강점을 잘 다루는 연습을 하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장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실행도 마찬가지. 나의 장점은 무엇일까? 강점카드 50장을 제시한다.
이 중에서 6개를 찾아 자신의 강점(장점)의 스토리를 완성해 두면 좋다. 나는 <계획 / 동기부여 / 문제해결 / 공감 / 글쓰기 / 배려> 카드를 선택했다. 중요한 것은 이 강점카드의 관계(연결성)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시너지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강점을 갈고닦아두면 그것이 기회라는 우연을 만나 강력한 힘이 나온다고 한다.
감정카드의 관계(연계성)가 좋으려면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있어야 한다. 나의 감정, 욕구, 신념을 알아야 한다. 감정은 마음의 신호이며, 욕구는 분출하는 나의 에너지를 이해하는 기술이다. 또한 신념은 성장과정에서 믿음으로 굳어진 나만의 역사다.
그러기에 나의 감정을 정직하게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욕구는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다움'을 충족시키는 에너지인 것이다. 유년시절 형성된 불완전한 성격에 갇혀있지 말고 나를 공감하고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다. 나도 모르게 내뱉는 부정적인 말투에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부정적인 말투와 행동에 집중하지 말고 그 안에 숨겨진 욕구를 바라보세요. 그리고 질문을통해 숨어있는 긍정적 욕구에 반응하세요. 스스로 자신의 욕구를 존중할 수 있어야 타인도 나의 욕구를존중 할 수 있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삶에 대한 태도나 성격은 아동기 때 결정되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변하겠다는 용기가 없다면 바뀌기 힘들다고 했다. 즉 미래에 대한 의식적인 계획과 목표설정 그리고 자유의지가 없다면 고집스러운 아동기시절 모습 그대로 노년을 맞이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미 주변에서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고 느끼는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 봐야 한다.
내가 원하는 삶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가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직면할 때면 나의 신념에 스크레치가 난 순간이라 빠르게 자각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신념이 비합리적인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나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 강점을 더욱 키워 나가는 과정을 통해 삶은 자연스러워지고 풍성해질 것이다.
나는 집에서 익숙한 자판대신 볼펜을 들고 다이어리에 내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의무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내 삶을 위해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