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걸 원치 않는다. 자신의 문제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면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며 상상 속 인물들의 문제로 고민한다. 많은 이들이 행복해지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 자신의 문제에 너무 집착해 있기 때문이다.
'10장 생의 아름다운 마무리' 中
케임브리지 대학출신의 승려이자 저자인 '아잔 브라흐마'의 수행과정에서 깨달은통찰을 유머스럽게 엮은 책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태국의 고승 '아잔 차'의수제자이자 호주에 최초로 사찰을 세운 호주 불교 개척자로서 세계적인 명상거장이시다. 그의 저서들은 모두가 넘치는 여유와 유머가 있으면서도 삶의 의미를 전달해 준다.
파란 눈의 외국인이 불교로 입적해 태국의 고승의 수제자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충분한 이슈 거리가 되었을 거라고 짐작한다. 게다가 그의 집안은 기독교이며 대학교육은 물리학을 전공했다. 그러니까 동양의 시각이 아닌 과학이 몸에 밴 집안이다.
마땅히 정해져 있는 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학도서관의 불교서적을 읽고 본성이이끄는 삶을 선택한다. 이 책은 그가 태국 방콕의 밀림 같은 절에서 수행하고 배움의 길을 걸으며 통찰한 이야기들이다. 웃으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며, 독서 후에는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고 장담한다.
책제목에서 말하는 '술 취한 코끼리'는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욕망(욕구)'을 뜻한다.
우리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라며 가상의 코끼리를 위해 오늘의 나를 희생하며 살고 있다.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그의 스승 '아잔 차'는 생각을 고용하게 만드는 '명상'을 먼저 해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문제에 집착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바빠서 명상을 할 시간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술 취한 코끼리'라는 비유의 존재는 너무 생각이 많은 인간이 만든 허상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욕망의 자유'이고,다른 하나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우리는 주로 욕망의 자유, 곧선택의 자유를 추구하며 살아가며 세상은 그것을 격려한다. 이제 그것은각자의 마음속에서 날마다 들려오는 거부할 수 없는 욕구와 같다.
"어서 코끼리를 원해. 코끼리를 소유하면 넌 더 많이 행복할 수 있어."
그리하여 코끼리 살 돈을 모으느라 일생의 시간을 다 보낼 것이고, 그런다음에는 코끼리 사료를 마련하느라 허덕이다 코끼리와 즐겁게 노닌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결국 그 코끼리 때문에 자신이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았음을 깨달을 것이다.
그것이 욕망의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숙명이다.
우리가 다른 무엇이 됨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상에 불과할 뿐이다. 다른 무엇이 되는 것은 단지 한 가지 형태의 고통을 또 다른 형태의 고통과 맞바꾸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중에 재미있는 일화가 생각난다. 뜨거운 감자를 손에 쥐고 어쩔 줄 모르는 사람에게 내려놓으라 해법을 주니 어떻게 그러느냐고 반문한다. 할 수없이 다른 손으로 옮기라고 했더니 그런 좋은 방법이 있느냐고 좋아하더란다. 하지만 이내 다시 뜨겁다고 소리 지른다. 즉, 해방의 길은 단 한 가지, 만족하는 삶일 때만 가능하다. 코끼리를 포기하는 그때야 말로 마음의 주인이 내가 되는 날인 것이다.
톨스토이 단편집에도 나오는 어느 왕이 삶의 철학을 찾고자 했던 근원적인 인용된 이야기는 새겨둘 만하다. 잊고 살지 않도록 자주 되새겨야 한다.
첫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언제인가? 둘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셋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대답은 지금 이 순간,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사람, 보살핌과 배려다. 그런데 세 번째 '보살핌과 배려'는 타인을 위한 마음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살아 있음을 자각하는 최초의 자기 자신을 위한 '보살핌과 배려'를 하자. 입꼬리를 일부러라도 올리고 멋진 하루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살자고 다짐하는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배려하고 보살펴주며 살아야 한다. 단점보다 장점을 잊지 말고 내 안의 코끼리가 더 이상 나를 쥐고 흔들지 않도록 중심을 딱 잡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