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온 세상을 덮어버리겠다는 기세로 내린 설경은 가히 대단했습니다. 삭막한 아파트도 고즈넉한 풍경으로 탈바꿈시켰으니까요. 베란다 창문을 활짝 연채로 감상을 하다가 문득, 아이처럼 잘 넘어지는 아내가 걱정되는지 절대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남편의 당부가 생각나 헤벌쭉 웃음이 터졌습니다. 그 틈을 놓칠세라 입 안으로 찬 바람과 함께 눈송이 하나가 쏙 들어오더군요. 놀라 창문을 닫았습니다.
날이 흐리고 쌀쌀한 기분이 들 때는 속이 든든하면서도 뜨끈한 국물이 생각납니다. 퇴직한 이후 여유로운 시간이 많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랄까.
소갈비는 고품질 단백질 함량이 높고 철분과 비타민 B12가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소고기는 근육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기도 하죠. 무엇보다 포만감이 높아 오랫동안 든든하답니다. 갈비탕 한 그릇 먹고 움직이면 한 나절 끄떡없는 든든함 때문에 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것 아닐까요. 그만큼 가심비 좋은 메뉴입니다.
집에서 만드는 갈비탕의 진미는 무엇보다 푹 우려낸 육수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사실 갈비탕은 육수가 열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넉넉한 물에 재료 푸짐히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되니까요. 정육점에서 세일을 할 때 쟁여와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이렇게 쌀쌀하고 뜨끈한 국물이 당길 때 만들어 내놓으면 어떨까 싶네요. 식구들이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면서 제일 먼저 꺼내는 말이 "오늘 메뉴가 뭐예요?"입니다.
갈비탕을 차려놓으니 너무 좋아합니다. 이 맛에 요리를 합니다.
소갈비에 붙은 지방 손질 TIP은 데치고 나면 쉽게 손질이 가능합니다. 포화지방산이 있는 부위인 만큼 가급적 모두 떼어 버리세요. 소갈비가 비싼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태를 적당히 섞어 삶으시면 좋아요.
*우리 집 갈비탕 만드는 법
1. 소고기갈비(사태포함) 1kg를 미지근한 물에 담가 핏물을 빼줍니다.
2. 핏물이 빠진 고기를 건져낸 후 펄펄 끓는 물에 한번 더 데쳐 잡내를 아예 없애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