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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쌉쌀해서 맛있는 봄반찬

식탁에도 봄을 초대하세요


어쩌면 우리는 봄을 사랑하게끔 진화했는지도 모른다.  봄이 왔다는 것은 이제 위험에서 벗어났으며 얼어 죽거나 굶주릴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방에서 모든 것이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을 위하여 中




저는 날씨가 좋으면 운동 겸 조금 거리가 있는 재래시장으로 발길이 향합니다.  분명 햇살 좋은 봄에 힘을 얻은 할머니 상인들이 봄나물들을 옹기종기 담고 기다리실게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봄은 겨울을 무사히 견딘 모든 생물들에게 보상처럼 다가온 계절 같습니다.  삶이 유한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게 아니라, 삶이 유한하기에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봄은 누구나 공평하게 누릴 자유를 선물하는 계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래시장에 때는 카드보다 현금을 잊지 않고 챙기고 있습니다.  오전에 경우에는 할머니들이 거스름돈이 없을 것을 대비해 천 원짜리도 빠트리지 않습니다.  어제는 조금 이른 시간에 갔음에도 부지런한 할머니 상인이 소쿠리에 달래, 노지쪽파, 냉이, 쑥, 민들레를 팔고 계시더군요.  봄나물은 하우스에서 기른 나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 향, 영양이 좋아 보약을 먹은 것과 같다고 합니다.  새순과 같은 나물들의 특성상 풋내 나는 맛을 가지고 있지만 체질과 상관없이 먹어도 좋은 식재료랍니다.


저는 노지달래와 민들레를 한 소쿠리씩 선택했습니다.  할머니는 첫 마수(거래)라 거스름돈이 없다시며 난감해하시는 눈치를 주시길래 바로 6천 원을 꺼내 드리니 기분 좋게 한 움큼 서비스로 덤을 주십니다.  유쾌한 거래를 마치고 손두부 가게에 들러 따끈한 두부 두 모를 구매하고 돌아왔습니다.  


두부와 알배추는 대표적인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이죠.  두부와 알배추가 만나면 고소하고 든든한 반찬이 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또 민들레는 특유의 향과 쌉싸름한 식감이 식욕을 돋우게 합니다.  고추장이나 된장으로 살짝 간을 하듯 무쳐놓으면 정말 맛있어요.  


3월의 봄은 겨울과 봄 사이에 환절기로 면역력과 조절력이 약해진 시기라고 합니다.  이럴 때 떫고 풋내 나는 봄나물을 섭취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생체기능을 회복시켜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는 우리 집 두부 알배추무침과 민들레 고추장 무침 반찬입니다.   만들기도 쉽고 맛도 참 좋아 밥반찬으로 추천드려요.  가격도 저렴하고 입맛 없다는 푸념을 무장해제시키는 반찬입니다.


어제저녁반찬 식재료로 당첨된 알배추와 민들레


두부 알배추 무침과 민들레 고추장무침


*두부 알배추 무침

1. 알배추는 먹기 좋게 채 썰어(2~3cm 두께) 렌즈에 5분 정도 돌립니다.(물에 데칠 경우 2분)

2. 두부는 꼭 짜서 렌즈에 2분 돌려줍니다.

3. 알배추와 두부를 볼에 담아 참치액이나 국간장으로 간을 한 뒤에 참기름과 곱게 간 깨를 뿌리면 끝.


*민들레 고추장 무침

1. 깨끗이 씻은 민들레를 펄펄 끓는 물에 2분간 데칩니다.

2. 꼭 짠 뒤에 고추장과 들기름, 통깨를 뿌려 무치면 끝


봄향 가득한  쑥갓전도 해 드셔 보세요.

ps. 깨끗이 씻은 쑥갓에 청양고추, 오징어 잘게 썰어 넣고 묽게 갠 밀가루 조금 넣고 부쳐서 간장에 살짝 찍어 드셔보세요.  봄이 입안에서 탱고를 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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