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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이렇게 말할걸

사람과 문제를 분리해 보자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하고 싶을 때 명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상대방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뿐이다'라는 사실이다. 날카로운 시선과 말이 '상대방'을 향하고 있다면 아무리 표현을 매만지고 논리적으로 말해도 상대방의 마음에 전해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상황도 달라지지 않는다. 자기 안에서 '무엇을' 바꿔야 자신과 상대방을 탓하지 않을 수 있는지를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무엇을' 잘못 찾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본문 中




사회, 정치는 물론이고 가정, 직장, 친구관계에서 '소통'처럼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이 있을까. 수많은 소통에 관련된 책들이 쏟아지고 강연 및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소통의 기본은 '정직과 솔직'이지만 그 내면에는 '내 감정, 내 생각을 존중해 줘'라는 기본 바탕이 깔려있기 때문에 상대와의 대화에서 얻으려는 '해결'에 앞서 불필요한 다툼과 상처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게다가 편하지 않은 상대와의 대화라면 '상대방이 곧 적'이라는 생각으로 출발하기 대문에 아무리 전달의 기술로 말을 멋지게 포장한다고 해도 공격성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상대방은 나와 사고방식도 가치관도 다르다. 알맞은 말을 잘 골라서 표현하지 않는다면 의도대로 말이 전달되지 않을뿐더러, 제대로 전달했다고 생각되더라도 오해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다. 심지어 가족끼리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상대와 내가 긴밀한 관계가 아니라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소통에 문제가 없을 경우는 없다고 한다.


따라서 말을 해야 할 때, 정말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과 자신의 생각이나 기분등을 적절히 표현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저자는 어서 티브(assertive) 커뮤니케이션이라 칭한다. 이는 내향적이라거나 수줍음,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라는 핸디캡과는 무관하며 자신과 상대를 모두 존중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훈련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던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상대라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 적의감을 느끼거나 외면을 하는 것으로 회피를 선택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봐야 하거나 소속감이 필요한 관계라면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어서 티브(assertive)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먼저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상태를 솔직하게 표현하라고 말한다. 상대방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명확히 하란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람'과 '문제'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보통 사람과 문제를 동일시해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흑백논리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상대방의 행동이 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우선은 '나름의 사정이 있는지도 모른다'는 가정으로 일단 분노를 누그러뜨려야 '해결책'이 보인다는 의미다. 내가 불편한 이유는 '상대'가 아니라 그 문제를 '해결' 하면 사라질 테니까 말이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가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분명 알게 모르게 상대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어서 티브(assertive) 훈련의 쟁점은 상대방과의 대등성을 심적으로 유지하라고 주문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훈련을 통해 가능하다. 뒤돌아서서 '진작 이렇게 말할걸'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 대등성을 갖고 말을 하면 상대가 상처받고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계기로 혹시 상대방이 바뀔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일로 인해 어려움을 견딜 힘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무례하게 구는 상대에게 되받아치는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함으로써 진정한 '내 감정'을 존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줄 것이다. 정말 인간관계에서 '언어'는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작 이렇게 말할걸_모리타 시오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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