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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법칙(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인간의 행동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흔히들 "미래를 알려면 먼저 과거를 보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음을 인정해야 한다.  과거를 보아도 미래는 알 수 없다는 사실 말이다.  세상 모든 일은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혼합되고, 그 결과가 증폭되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확실성'에 극도로 예민하다.  내 삶이 안전하길 원하고 미래는 예측 가능해야 하며 확실한 부와 행복을 바라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정평 있는 대내외 경제연구소에서 매년 뛰어난 미래예측을 내놓지만 그들은 결코 뜻밖의 일들은 예측하지 못한다.  문제는 그 뜻밖의 일들이 모든 걸 좌우하고 인간의 불안을 더욱 부추긴다는데 있다.



저자 '모건 하우절'은 이러한 불안한 인간들의 양상을 꿰뚫고 10년의 역사 공부 끝에 찾아낸 결론들을 속 시원하게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그는 사람들이 그토록 원하는 정확한 미래의 방향성의 초점을 '변하는 것들'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불변의 법칙)'로 풀어갔다.  우리의 미래에 영향을 주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인지행동(뇌구조)다.



이 책의 서문은 '위런 버핏'과 가깝게 지내는 '짐'과의 대화로 시작된다.  2009년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을 때였는데, 많은 상점과 사업체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  짐은 위런에게 언제쯤 경기가 회복될는지 질문을 한다.  위런은 1962년에 가장 많이 팔린 초코바가 뭔지 묻는다.  모르겠다는 짐에게 '스니커즈'라 답한다. 그리고 이어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초코바가 뭘지 묻는다.  모르겠다는 짐에게 '스니커즈'라 답한다.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방향을 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역사는 반복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볼테르의 말처럼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이 반복된다고 봐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불확실한 행동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의 뇌는 알다시피 원시인의 뇌에서 출발한다.  아무리 훌륭한 현대의 지식습득으로 인한 논리를 장착해서 '확률'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하더라도, 과거 포식자(맹수) 앞에서 생존확률을 계산하지 않고 빠른 판단을 내렸던 뇌의 작동이 먼저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수많은 표본으로 인해 인간의 미래는 운을 제외하면 수학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발달했지만 인간의 생존본능(이분법적 시각)은 강력한 논리력도 팽개칠 만큼 강력하다는 점이다.  저자는 인간을 설득하고 지배하는 것은 통계와 데이터가 아니라 '스토리'라 단언한다.  



"완벽한 세상에서라면 정보의 중요성이 그 정보 전달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사람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감정에 쉽게 지배당하고, 복잡한 정보가 마치 스토리의 한 장면처럼 이해하기 쉬워지기를 원한다."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자.  정보가 오고 가는 어떤 상황에서든, 즉 제품, 기업, 정치, 지식, 교육,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뛰어난 스토리가 승리한다."



네발짐승에서 두 발로 살아가게 된 자연선택(진화)의 인간의 뇌는 수만 년의 불합리한 진화의 결론이란 사실은 또다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독서였다.  '클루지(개리 마커스 저)'에 인간에 대한 단적인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리 인간은 체계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만큼 영리한 유일한 종이다.  하지만 동시에 매우 주의 깊게 짠 계획을 순간의 만족 때문에 내팽개칠 만큼 어리석기도 하다."



인간은 이토록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하는 것은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불완전하다는 것은 상상하는 뇌를 가졌다는 의미이다.  흔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다'라는 말처럼 역사 속에서 발발한 수많은 운과 우연이 단지 우연한 상황으로 끝나지 않고 불안한 인간의 뇌구조와 맞물려 사건으로 이어진 것은 수많은 역사의 뒷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운과 우연에 이토록 취약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책을 투자서로 읽는 사람도 있을 테고, 인간의 운명을 이해하려는 인문서로 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것은 인간이 탐욕과 두려움에 극도로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탐욕과 두려움의 사이클은 이렇게 진행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 사이클은 어느 사례든 동일해 보인다.



. 우리는 좋은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 그러면 나쁜 이야기에 둔감해진다.

. 그다음엔 나쁜 이야기를 무시한다.

. 그다음엔 나쁜 이야기를 부인한다.

. 그다음엔 나쁜 상황 앞에서 패닉에 빠진다.

. 그다음엔 나쁜 상황을 받아들인다.

. 이제 나쁜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 그러면 좋은 이야기에 둔감해진다.

. 그다음엔 좋은 이야기를 무시한다.

. 그다음엔 좋은 이야기를 부인한다.

. 그다음엔 좋은 상황을 받아들인다.

. 이제 좋은 상황이 영원할 거라고 믿는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인생에 있어 생애주기를 조금 넓게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  단번에 장악하거나 확장하려는 마음, 기회라 생각이 들었다고 함부로 올인하는 투자는 그게 무엇이든 위험하다.  인간의 심리는 쉽게 변하고 쉽게 적응한다.  자신이 체험한 것을 맹신하고 어떠한 학습논리도 반영하지 않는다.  그만큼 불확실하다는 뜻이다.


"비극은 순간적이고 기적은 오래 걸린다."


위런 버핏은 평판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이 무너지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세상의 많은 일이 그렇지 않을까.  묵묵히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향해 인내심을 가지고 스스로의 성장성을 믿고 중요한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실패와 고통과 두려움이 닥치게 되더라도 내 이성을 믿고 뚜벅뚜벅 나아가는 것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 하나가 대륙을 넘어 폭풍을 일으킨다는 '나비 효과'란 말처럼 내가 추구하는 유익하고 원하는 좋은 일들이 비록 작더라도 점진적인 변화가 쌓이고 쌓이게 되면 기적처럼 내 삶에 펼쳐질 거라 나는 믿는다.  



<불변의 법칙 / 모건 하우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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