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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추석을 보내며

내 경험은 내 경험일 뿐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이 아니다.


그 경험을 당신이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미래를 결정한다.



-오늘, 행복을 쓰다 / 김정민 저




폭염 속에 추석이 지나갔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공간은 상상도 하기 힘든 여름이 추석이 지나도 여전하군요. 기상청은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으로 체감상 여름이 길어지면서 기후학적 여름이 갈수록 더 길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기후학적 여름'이란 표현은 평균기온이 섭씨 20도 이상 올라간 후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부터 마지막 날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서울은 이미 2022년부터 아열대 기후 분류 기준에 포함되었죠. 갈수록 한반도 날씨는 동남아를 방불케 하여 여름마다 더 더울 것이고, 습도로 인한 끈적이는 일상의 여름을 견뎌야 할 것입니다.


폭염은 제철 과일이나 채소류의 수확에 자연스레 영향을 줍니다.  올 추석은 제수용품을 구매하러 마트에 갈 때마다 매대의 채소가격이 날마다 오르는 것을 보며 질리는 기분을 경험했습니다.  


차례상에 올리는 삼색나물 중 시금치가격이 한 묶음에 최고 1만 2천 원을 찍는 것을 보면서 구매를 포기하고 결국 '청경채'로 돌아섰으니까요.  그런데 앞으로 폭염추석이 돌아올 텐데 해마다 더위와도 한판승부를 벌여야 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풀이 죽는 기분입니다.






이제 명절은 의례 우리 가족만 조용히 차례상을 차리며 지내고 있습니다.  어머님이라는 구심점이 사라지고 자연스러운 수순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어머님이 돌아가시자 자손들의 발길이 끊긴 명절이 처음에는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체력이 부치는 제 자신을 돌아보면서 조용한 명절도 나쁘지 않다고 자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저 우리 가족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오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넉넉히 준비한 음식의 소비가 주는 만족감을 바라는 것도 내 욕심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이 있습니다.  다만 약간의 연습이 필요할 뿐이지요.  우리의 삶은 여태까지 몸에 깊이 밴 행동과 관점에 따라 움직입니다.  모든 결정을 습관적으로 내리는 것이지요.  과거의 목줄에 묶여 끌려다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같은 트랙을 돌고 돌면서 그것이 진리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런 삶은 자유롭지 않습니다.  


명절상을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앞으로 엄마아빠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제사나 차례상을 차리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엄마아빠의 사랑을 잊지 않고 자신이 믿는 삶의 방향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마음이면 충분하니까요.  의무로 느껴지는 일보다도 살아있는 동안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형제간에 서로 우애 있고 대화로 세상을 판단할 줄 아는 지혜를 갖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세상은 지금의 아이들이 바라보고 행동하는 그대로 바뀔 것입니다.  우리 부모세대가 물려줄 것은 삶의 계획, 방향,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정신적인 유산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ps.   소고기산적 두고두고 맛있게 먹는 우리 집 방법 소개합니다.


등심 소고기 산적


소고기 산적은 지방함량이 적은 우둔살로 대부분 하실 텐데요.  등심으로 재워 놓으면 두고두고 맛있게 드실 수 있답니다.  따로 데워 드실 때는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른 뒤에 등심을 잘라 약불에 구우면 되세요.


재료:  소고기 등심 600g, 간장, 배즙, 대파, 양파, 생강즙, 미림, 간 마늘, 조청, 참기름, 깨

양념장: 간장 6T, 배즙 100ml, 대파 반대, 양파 반 개, 생강즙 1T, 미림 2T, 마늘 2T, 조청 1T, 참기름 2T, 깨


방법: 1. 핏물 뺀 등심을 위 양념장에 하루 냉장고에 재워놓습니다.

2.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지 말고 중불에 재워둔 등심을 구워냅니다.  

3. 내놓을 때 쪽파 둘러 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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