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길 마음의 여유도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삶으로 돌아오기 위한 중용의 닻이다. 삶의 모든 면을 억지로 통제하려는 노력에 치중하기보다는 내 삶이 비뚤어짐에서 벗어나 점차 경박단소(輕薄短小)한 자연스러움을 찾아갈 수 있도록 허용해 주기만 하면 된다.
2025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이 되어 역사상 최초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100명 중 20명이 노인인 것이다. 이제부터 대한민국은 노인인구 증가에 대한 모든 사회적 현상은 모든 것이 최초의 경험이 될 것이다. 모든 트렌드는 지갑을 여는 소비자의 권력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노령인구 20%는 오랫동안 건강하고 활력 있는 노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속노화, 우리는 느리게 나이 들기를 원한다.
이 책의 저자 정희원 씨는 국내 몇 안 되는 노년내과 의사로서 노인 건강에 누구보다 진심인 분이시다. 나는 저자가 나오는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내게 유익한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는데, 그동안 생각보다 잘못 알고 있던 지식을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좀 더 자세히 공부하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에는 관리하지 않으면 '가속 노화'가 30대 후반부터 시작된다고 적혀 있다. 대부분이 예상하듯이 갱년기가 시작되는 중년 이후부터 주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이 시기가 평생 '저속노화'의 몸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그 이유는 기초 대사량이 줄어드는 몸의 변화가 있는 시기이기 때문인데, 우리의 식습관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가장 활발하게 직장에서 앉아 일하는 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지기 때문에 대사 과잉에 시달리고 체지방이 쉽게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노화 과학자들은 이때의 대사 과잉을 견디느라 활성화되었던 인슐린의 총량이 결국 노화 정도를 결정한다고 말할 정도라고 한다. 결국 이 시기에 대사 과잉을 최소화하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위한 가장 적절한 전략인 셈이다. 인생의 두 번째 시기인 이때 망가진 몸은 자각하지 못한 채 어느 순간 만성질환을 안고 세 번째 시기로 진입하고 이미 '노쇠 현상'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30십대에 있는 독자라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번째라 칭하는 이 시기에 필요한 식습관과 운동량 코치를 알려주는 쳅터를 관심 있게 읽기를 권한다. 이때 자신의 체질량 지수와 체지방률을 정확히 알고 적합한 식단을 찾아 저속 노화에 적응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자.
나는 이미 두 번째 단계를 놓치고 3단계로 접어들었으니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는 아쉬운 마음을 안고 읽어야 했다. 차선책이란 질병과 노쇠에 잘 대응하는 몸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잘 나이 드는 방법으로는 젊어서부터 노화 속도를 적절히 늦춰 질병과 노쇠의 축적을 줄이는 것, '노인의 몸'이 된 다음에는 질병과 노쇠에 잘 대응해 장애나 사망을 예방하는 것, 삶의 마지막이 가까워진 시기에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저자는 내재역량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노화를 늦추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실질적인 조언과 전략을 이야기한다. 가속 노화를 고치는 방법에는 큰돈이 들지 않으며, 생활습관 교정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을 준다.
노화의 속도는 유전자뿐 아니라 유년기부터 누적된 자신의 삶의 방식, 환경 노출, 운까지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100세 시대가 기정화 된 지금, 인생 건강계획을 잘 세우고 노화와 그 현상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명분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 효율적으로 먹고 제대로 움직이고 뇌 건강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중년 이후의 생활습관(식사, 운동, 뇌건강)중 노화를 지연하는 장수 식단인 MIND 식사가 제일 먼저 눈길이 갔다. 다행히도 우리 집 식단은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 지중해 식사와 고혈압 치료식으로 알려진 DASH 시가가 합쳐진 개념인 MIND 식사는 특히 인지 기능의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녹색 잎채소: 일주일에 6회분 이상 섭취
2. 녹색 잎채소 외 채소: 매일 1회분 이상 섭취
3. 베리류: 일주일에 2회분 이상 섭취
4. 견과류: 일주일에 5회분 이상 섭취
5. 올리브오일: 주 요리용 기름으로 사용
6. 통곡물: 매일 3회분 이상 섭취
7. 생선류: 일주일에 1끼 이상 섭취
8. 콩류: 일주일에 4끼 이상 섭취
9. 가금류: 일주일에 2끼 이상 섭취
- 붉은 고기: 일주일에 4회 미만 섭취
- 버터, 마가린: 하루에 1큰술 미만 섭취
- 치즈: 일주일에 1회 미만 섭취
- 튀긴 음식, 패스트푸드: 일주일에 1회 미만 섭취
- 페이스트리, 단 음식: 일주일에 5회 미만 섭취
숫자 나이로 60대 정도가 되면 노화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한다. 이때부터는 고단백 섭취가 동화 저항 현상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고 한다. 근육 세포 내에 근육단백질 생성 기구의 효율성이 젊은 성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같은 양의 단백질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밥 위주의 한식에서 필수 아미노산을 중심으로 하루 20g 정도 섭취(하루 1.2g~1.5g)가 좋다고 한다.
또한 어느 집이나 건강보조식품인 영양제를 필수로 섭취하고 있는데, '식후 30분에 읽으세요'라는 책에서도 나오지만 영양제나 치매영양제는 대부분의 현대인이라면 미량 영양소가 병적으로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이 책의 저자도 동의하고 있었다. 그리고 치매약보다 효과가 더 좋고 부작용도 없는 생활습관 개선을 권했다. 오히려 아래의 인자를 개선하면 치매를 40%까지 지연시키거나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 중년기: 난청, 외상성 뇌 손상, 고혈압, 과음, 비만
- 노년기: 흡연, 우울증, 사회적 고립, 대기오염,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특히 노인의 경우는 영양제보다 '다재약물'에 대한 부작용의 위험성이 크므로 복약 지도를 꼼꼼히 받기를 권하고 있었다. 5종 이상의 처방약을 먹는 분이 계시다면 중복되는 약이 없는지 꼭 확인하길 바란다.
운동에 대한 쳅터도 유익했다. 스트레칭, 걷기, 근력운동 등 친절한 안내는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자세히 말해 줄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올바른', '제대로'라는 말을 몇 번이고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특히 노년기의 근력 운동의 습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한다.
근력 운동은 습관화가 중요하다. 일주일에 한두 시간 몰아서 하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하는 것이 운동의 습관화에 있어 더 효과적이다. 습관 회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첫 한 달 정도는 매일 실천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근력 운동은 근육 손상이 회복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일 하면 안 된다는 통념이 있다. 하지만 부드럽게 맨몸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간단한 동작으로는 근세포의 재생이 필요할 만큼의 손상을 만들지 않는다. 운동 초기에는 잠자고 있던 근육 다발이 깨어나는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에 매일 운동하는 편이 좋다.
우선 매일 한 번에 10~15분씩 근력 운동을 시작해 보자. 처음에는 운동 후에 몸살이 난 것처럼 자연발생근육통이 생기는데, 매일 반복하면 근육통이 줄어든다. 이렇게 습관이 들고 운동 능력이 향상되면 하루에 30~40분씩 여러 근육군에 대한 복합적인 근력 운동을 시도할 수 있다.
일본은 일찍이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지차제 차원에서 근력운동을 생활화하도록 홍보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껏해야 걷기 운동 정도인 것 같다. 남은 50년을 좌우하는 것에는 근력 운동이 꼭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딱 제때에 내게 맞는 독서를 한 것 같다.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노년내과 의사가 진심을 담아 쓴 책이다. 병원에 가면 대기시간 대비 진료시간은 턱없이 짧다. 내게 맞는 책 속의 챕터를 찾아 진료시간을 충분히 뽑아내는 지혜를 갖길 바란다.
요즘은 날씨도 선선해져서 매일 가벼운 스트레칭과 계단 걷기, 경사로 걷기 등 내게 맞는 근력운동을 하고 있는데, 처음보다 내가 느끼기에도 건강해진 기분이다.
근력이 떨어져 근육량이 부족하면 근감소증, 골다공증,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증가하고 배뇨와 배변, 소화 기능에도 영향을 주어 우울증이 악화되고 인지 기능이 저하되는 등 마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들고 내재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