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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문화적 진화가 만든 신종 동물이다



이 책의 중심 주장은 우리 종의 진화사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아마도 약 200만 년 전 우리 속(호모)이 기원했을 무렵, 우리가 먼저 이 진화의 루비콘강을 건넜으며, 그 시점부터는 문화적 진화가 '우리 종의 유전적 진화의 일차적인 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문화적 진화와 유전적 진화의 상호작용은, 자기를 추진하는 연료를 스스로 생산한다는 의미로 '자기 촉매적'이라 기술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을 발생시켰다.





오래전 읽었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다루기 방대한 인류의 시작과 발달을 저자 특유의 세련된 논지의 전개한 뒤 출간하여 많은 화제를 이끌었다.  그는 '사피엔스'란 종이 지구의 최상위 지배자가 된 커다란 혁명을 포괄적으로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한 뒤에 명쾌한 분석을 달았다.  



그것은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는 최근 수세기 만에 유래없는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 온 '과학혁명'이 오히려 불행한 종말(핵전쟁)로 인한 인류의 멸종까지 예견하였고, 지식인으로써 문제의식 및 제언 또한 서슴지 않았다.  그의 우려대로 생태계 존중이 없는 최상위 지배자의 행동은 지금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서슴지 않고 있고 있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란 책이 현존하는 인류의 종을 개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면 조지프 헨릭의 '호모 사피엔스'는 그보다는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며 실험적 자료등 타당한 근거를 토대로 지구상의 지배종이 된 인간의 근본적 진화적 맥락과 이해를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느낀다.  최대한 저자의 감정을 제어하면서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한 점에서 더 마음에 든다.  개인적으로 표제를 조금 달리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저자 '조지프 헨릭'은 명망 있는 하버드대학교 인간진화생물학과 교수로서 다양한 관련 전문도서(인류학, 생물학, 뇌과학, 역사학, 심리학 등)를 섭렵하였고, 이를 통해 '인간이 왜 다른 종과 다른가'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진화적 가설들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었다.  독단적인 해석이 아닌 수많은 논문과 다양한 학문의 탐독과 고증을 통한 자연스러운 이해와 설득이 담겨있다.



한 마디로 인간이란 어떤 종인가?  우리는 다른 동물에 비해 왜 이토록 영리해 보일까?  우리가 정말 똑똑해서 살아남았을까?  그동안 난무하는 추측과 지배종이 될 수밖에 없었다는 자기 확신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 책은 우리 인간을 성찰하고 탐구하는 책이다.  



사피엔스는 문화적 진화가 만든 신종 동물이다



현대문명을 누리며 살고 있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영리하다고 느끼는 것의 예시는 무궁무진하다.  우리가 스스로 알아낼 수는 없었을 정신적 도구들이 학습되고 문화적으로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불, 조리, 자르는 도구, 발사 무기, 물통, 여러 인공물, 사냥감 추적 노하우, 의사소통 목록, 십진법, 분수, 시간 단위, 도르래, 불, 바퀴, 지레, 열한 가지 기본 색이름, 풍력, 문자, 탄성에너지, 곱하기, 읽기, 연, 다양한 매듭, 삼차원 공간 좌표계, 종속접속사 등등 열거가 어려울 정도다.



이 모든 것이 인간의 탁월한 유전자 덕분일까.  물론 인간의 영리함에는 커다란 뇌로도 일부 설명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뇌의 크기가 정지된 초기 우리의 속(호모) 기원 이후 계속된 눈부신 발달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인간의 뇌의 설계(자연선택)가 있는 설명 쳅터에서 나는 굉장히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우리 인간에게만 있는 '아동기-청소년기'가 있는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요 이론을 관통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는 침팬지 뇌의 크기인 350세 제곱센티미터 부근에서 출발해, 약 500만 년 만에 1350세 제곱센티미터까지 진화했다.  다시 말해 약 500세 제곱센티미터 이후의 확장은 오로지 지난 200만 년까지 일어났고 마침내 멈추게 된 것이다. (인간과 침팬지는 유전자가 99% 같으며 공통 조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뇌의 정지신호가 일어난 이유는 아이의 머리가 조금이라도 더 커진다면, 출산할 때 엄마 몸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시작된 최초의 우리 인류는 무시무시한 수의 포식자들(대형 육식동물의 수와 종류는 오늘날의 약 두 배 수준)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해 필사적이었을 테고, 유전자의 복제 욕구를 수행하는 생존 기계로써 선택압을 느꼈을 것이 분명했다.  신체적인 조건을 감내하면서 최상위 포식자로 등극하기까지 고려해 낸 유일한 방법은 문화-유전자 공진화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한다.



기후 변화는 약 300만 년 전 이후로 점점 더 심해졌고 약 1만 년 전까지 체계적으로 순환하는 양상 세상이 일반적으로 더 춥고 건조해지면서 숲, 호수, 사바나, 삼림지대가 확장과 수축을 반복함에 따라, 기후 요동이 사회적 학습을 선호하는 선택압을 강화했음을 시사한다.




저자는 진화적 계통에 속하는 구성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에게서 배우기 시작함으로써 문화가 누적적이 된다는 뜻으로 '문화-유전자 공진화'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누적적 진화의 개념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현재의 인류가 구석기시대의 인류와 뇌와 유사함에도 눈부신 문명의 격차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된다.  그는 이러한 문화와 유전자 작용에 속도가 붙은 진화의 시발점에 대한 설명은 소수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며 문화에 대한 학습이 점차 쌓이면서 어느 순간 특이 지점(루비콘강)을 넘었다고 말한다.



자연선택(진화)은 '머리 큰 아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뇌의 피질을 열심히 접고, 촘촘하게 연결하여 정보를 많이 담도록 진화되었다.  그렇게 태어난 미성숙된 아이는 태어난 후에 급속히 확장하는 것으로 보충되었 학습을 통한 진화의 부족분(주양육자의 학습  및 주변환경 습득)을 채워갔던 것이다.  



알다시피 갓 태어난 인간의 뇌는 상대적으로 빠른 출생 전 임신기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첫해동안 확장을 계속해, 마침내 세 배로 커진다.  인간의 뇌는 태어난 후 30년을 사는 동안 계속해서 성장하는 수초화과정을 통해 성숙하게 된다.  인간은 문화-유전자 공진화의 상호작용이 자기 촉매적 과정을 창출함으로써 뇌의 정지신호 이후 문화적 정보는 더 빨리 누적되고, 이 정보를 습득하고 저장하기 위해 뇌에 가해지는 압력도 더욱 커지게 되었다.  



유전적 진화가 남에게서 배우는 일을 위해 우리의 뇌와 능력들을 향상함에 따라, 문화적 진화는 자발적으로 더 나은 문화적 적응을 더 많이 발생시켰고, 이러한 적응은 문화적 정보를 습득하고 저장하는 데에 더 능숙한 뇌를 선호하게 되었다.  즉 문화적으로 전달되는 누적적 선택압은 공진화한 유전적 결과로써 인간의 모든 사회규범, 민족집단, 언어, 교육 등 더 급속한 문화적 진화에 길들여지게 된 것이다.



해부구조와 생리로 말하자면, 이 적응적인 문화적 정보를 습득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며 우리 뇌의 급속한 확장을 주도해 우리에게 이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정리할 공간을 주었고, 한편으로 아동기를 연장하고 폐경 이후의 삶을 늘여 이 모든 노하우를 습득할 시간과 습득한 노하우를 전달할 기회도 마련해 주었다.  





저자는 우리 종의 진화에서 누적적인 문화적 진화가 주된 선택압이 되었다면 예상되는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았다.  누적적인 문화적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습득, 저장, 조직화하게 해주는 뇌와 발달 과정을 가능케 한 유전자를 가진 개인들이 살아남아 짝을 찾아서 자손을 남길 가능성이 가장 높아질 것은 자연스러운 해석이다.



인간은 젖먹이 때부터 언제, 무엇을, 누구에게서 배울지를 주의 깊게 선택하고 적응하는 학습자로 길러진다. 저자는 이는 어린 학습자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자동적이고도 무의식적으로 남을 주목하고 본받음으로써 보이지 않게 문화적 진화를 습득한다고 보았다.  



즉 '문화 공진화'개념은 한 명의 천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친 아이디어, 학습, 행운, 개인의 통찰 등의 누적적 조합으로 완성되었다는 뜻이다.  



우리 인간이 영리하고 똑똑한 이유는 유전자 탓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물려받은 방대한 공용 노하우와 관행인 정신적 앱들을 내려받아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리는 궁금증이 생기면 휴대폰 검색을 통해 바로 학습능력을 키우고 쉽게 자신의 행동에 반영한다.  모방하는 것이다.   이러한 잘 연마된 문화적 학습능력(인지)은 문화적 정보와 존재에 대해 유전적으로 진화한 적응물로서만 이해가 된다.



유인원 중에 호모 사피엔스만이 문명을 이루고 번영할 있었던 인간 진화의 결론은 알고 보니 대단한 두뇌도 유전자도 아니었다.  인간은 힘도 약하고 빠르지도 않고 독성식물을 피할 있는 본능조차 발달하지 않았지만 우리 공동체의 '집단두뇌'에 의지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수 있다.



우리 종이 성공한 비밀은 우리 개개인이 지닌 마음의 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의 '집단두뇌'에 있다.  우리 집단두뇌는 우리의 문화적 본성과 사회적 본성의 통합에서 - 우리는 쉽사리 남을 본받으며 (화적이며) 적절한 규범을 써서, 폭넓게 상호 연결된 커다란 집단 안에서 살 수 있다는(사회적이라는) 사실에서-생겨난다.  



두께가 상당한 책이었지만 참 재미있게 읽었다.   인류의 다양한 피부색, 눈이 파란 이유, 다양한 언어 등 한 뿌리에서 변화된 인류의 변화 이야기 등 인류의 모든 행동의 해석들 어느 심리학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아무튼 인간의 최상위 지배종이 된 이유가 문화적 적응이 시동이 걸리고 나서, 문화적 진화가 우리 종의 유전적 진화의 동력이 되었다는 결론이다.  



그런데 '진화의 시동'이라는 것이 상당한 어려운 과정이다.  뛰어난 돌연변이 '개체'는 가끔 존재했겠지만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육상생활과 무시무시한 포식자들을 피하고 생존하기 위해 '공동체'를 선택한 1천여 명의 소수 개체였던 사피엔스가 현재 80억 이상의 세계인구를 현존하게 만든 셈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문화적 진화가 만든 유일무이한 신종동물이며 지금도 문화적으로 방대한 공용 노하우를 끊임없이 내려받으며 진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호모 사피엔스 / 조지프 헨릭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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