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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뇌과학자

사이코패스는 왜 없어지지 않을까



집 뒤뜰을 훑다 보니, 정원에서 쓰는 다리 셋 달린 나무 의자가 보였다.  어머니가 주말에 제라늄을 다듬을 때 쓰는 물건이었다.  식물에 상처를 너무 많이 입혀도 성장이 지체되고 너무 적게 입혀도 굼뜬 식물이 되며, 딱 알맞은 양의 스트레스와 보살핌이 개화를 최대화한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 순간, 사이코패스의 병인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이 창조되었다.  


사이코패스의 세 요소와 그 상호작용이 뒤뜰 정원의 다리 셋 달린 의자로 표상됐다.  세 개의 다리란, 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를 포함한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 기능, 전사유전자로 대표되는 고위험 변이 유전자 여러 개, 어린 시절 초기의 감정적. 신체적 학대나 성적 학대였다.





세계적인 뇌과학자인 저자가 '사이코패스에 대한 고찰'을 담아냈다.  신경과학자이자 의대 교수인 '제임스 팰런'은 우연히 사이코패스의 살인마 뇌구조를 연구하다 자신의 두뇌사진과 유사한 특징을 발견하고 이 흥미로운 연구에 돌입하게 된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태어난 그는 어떻게 범죄자가 되지 않았을까?



사이코패스는 모든 문화권에 약 2퍼센트의 비율로 실재한다.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그들이 진화 과정에서 제거되었거나 적어도 그 수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과학자인 그가 스스로 증거가 되어 사이코패스의 본성에 관한 진실을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는 책이다.



그는 사이코패스인 자신의 사례를 고백함으로써 얻는 사회적 충격이 흥미이상의 깊은 탐구와 사이코패스의 각도를 달리 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성장과정 조사는 물론 유전학적인 조사까지 많은 논문과 관련서적을 탐독하게 된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들은 대부분 폭력적이고 불안정하며, 공감을 모르고 거짓말에 능숙한 자들이며 폭행과 남을 해치는 범죄자들이 이에 해당되지만 그는 결단코 준비된 범죄자가 아니었다.  폭력을 가하거나 남을 해치는 환상조차도 품어본 적이 없으며 행복한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직업적으로 성공한

지극히 정상적인 사내였다고 자부했다.  그러기에 그는 자신의 성장과정 및 유전자의 조사에도 단서 하나하나에 적극적으로 대면할 수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조언과 관련서적등, 계보학을 통해 자신이 조상의 악행의 피줄기가 유전되었음을 발견한다.

유전적 영향력이 세대를 걸쳐 희석되는 정도를 감안하더라도 그는 복잡한 전사유전자의 영향도 있었다는 점이다.  사례연구도 아울러 진행되었는데, 사이코패스들은 어릴 때부터 정신병자라는 소리를 들었고, 하나같이 학대를 받았으며, 생물학적 부모를 한쪽이상 잃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발견한다.  



(10년에 걸쳐 사이코패스 살인자들의 PET 스캔 사진을 분석한 결과) 살인자들 뇌에는 전두엽과 측두엽의 특정 부분, 흔히 자제력이나 공감에 영향을 끼치는 뇌 영역의 기능이 공통적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비인간적 폭력을 저지른 뇌이니 이해는 갔다. 이들 뇌 영역의 활동이 저조하다는 건 정상적인 도덕적 추론과 충동 억제력이 부족함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가.


그는 디테일한 자신의 성장과정 연구탐색 중 어머니의 고백과 아울러 아내, 가족, 심지어 친구들까지  자신만 모르는 채 고통을 받아온 것을 알게 된다.  즉 그가 범죄자가 아닌 이유는 학대를 받은 적이 없었고, 결국 '어떻게 키우느냐'가 범죄자를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사이코패스의 향방을 바꾸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대목을 옮겨 본다.


한 유전자의 행동이 바뀌면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양이 바뀌므로 뇌 회로 안의 신경전달물질 균형이 바뀌고 결국 사고, 감정, 행동이 바뀐다.  사고, 감정, 행동이 바뀌는 것은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서 주요 초점이고 본성-양육 문제를 이해하는 열쇠다.


초기의 스트레스 요인, 이를테면 산모의 음주, 마약이나 향정신성 약물 복용이 훗날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분만(출생) 시점에서 가까운 때 일어나는 스트레스 요인일수록 해롭다.  감정적 학대나 신체적 학대는 늦게 가해질수록 효과가 덜하다.  한두 살 때 겪은 학대나 유기遺棄가 여섯 살이나 열 살 때 겪은 학대나 유기보다 훨씬 더 해롭다.



사이코패스의 뇌구조의 큰 특징은 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를 포함한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 기능이 있다.  인간의 생존본능에 가장 필요한 두려움을 담당하는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을 유발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잘하고 불안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이성에게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사이코패스는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고 덕분에 사이코패스의 인류가 존속하는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제임스 팰런의 주장은 더 나아가 전사유전자를 가진 사이코패스의 사람들은 시급한 상황에서도 결정을 잘 내리며, 그 유전자를 가진 지도자들의 결정 일부가 문명을 진보시켰을 것이라 보았다.  감정과 행동을 잘 분리하한 다는 것은 전투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전자 결정론은 운명과도 같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선천적이라고 믿는 것들 가운데 상당수는 주어진 환경과 반복된 행동에 따라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것들이 훨씬 더 많다.  음악가인 부모의 자녀가 어려서부터 음악 교육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처럼 더 많은 배울 기회를 환경적으로 조성될 때 유전적 결정론은 그 효력이 퇴화가 가능하다.



즉 복합적인 유전적 와 호르몬의 영향으로 사이코패스의 영향을 받지만 산모 초기의 스트레스를 조율하고 또한 한 두 살 무렵의 아이의 행동을 잘 지도한다면 충분히 온화한 사회인으로의 성장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하여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진 사람이 유용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방법도 제안한다.  그들의 뇌는 냉담하고 감정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으므로 사회에 이득이 될 직업군을 찾는다면 충분히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인, 투자가, 학자, 군인등이 그 예다.  사이코패스의 유일한 장점인 평점심과 추진력이 강하게 필요한 직업군으로 배치 시 사회적 이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이런 말을 덧부친다.  어린 시절 좋은 환경 속에서 성장해 온화한 사회인의 직업군에 들어간 사이코패스 성향의 사람일지라도 뇌의 잔재로 인해 주변인들을 자주 당황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미 완성(?)된 사이코패스 성향인 사람을 만났다면 어떡해야 하나.  

저자는 그들을 이해하려 하지 말고 피하라고 말한다.  그들은 결코 상식이 통하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뇌과학을 다룬 책들은 읽으면 읽을수록 신비한 탐험을 하는 기분이 든다.  책을 읽고 나니 사이코패스의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의 이해도가 넓어진 것은 소득이다.  



무엇보다 부모의 역할, 주양육자의 책임이 강하게 느껴진다.   '친사회적 사이코패스'로 자랄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 뇌과학자 / 제임스 팰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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