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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법칙

심리도 법칙을 따르지


어떻게 하면 강아지가 뼈다귀 없어도 앞발을 내밀게 할 수 있을까? 심리학은 한 가지 놀라운 술수를 알고 있다. 그럴 때는 미끼를 간헐적으로 주면 된다. 다시 말해 보상을 불규칙적으로 주어 기대 심리를 높이는 것이다. 보상으로 주는 뼈다귀를 이따금씩 문뜩 생각난 것처럼 주면 강아지는 매번 발을 내밀면서 언젠가는 좋은 뼈다귀를 깨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34. 불규칙한 보상이 기대 심리를 높인다 (조건 반사)' 본문 中




인간의 사고과정을 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인지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려주는 학문이다. 우리나라에는 김경일교수가 방송매체를 통해 인지심리학을 많이 알려준 것으로 기억된다. 여러 번 방송에서 그의 강의를 호기심 있게 시청했다.


이 책은 나와 우리 모두의 행동들에 대한 일정한 패턴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 우리가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모든 것들에는 '인지심리학'이 적용되고 있었다. 책에는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는 물론 그에 따른 우리들의 행동이 왜 그렇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 사람들은 책에서 비유되는 모든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똑같이 행동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고 작동하는 것일까?' 궁금증을 안고 책장을 넘기게 된다. 총 51가지 심리기법을 알려주고 있었는데,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아래 옮긴 심리기법은 내가 알고 있는 사고와 다르기도 하고 신선해 기억에 남는다.


PART 1. '습관화'에서는 신나는 일과 지겨운 일에 대한 조율을 얘기한다.

보통 우리는 신나는 일을 오래 하고 싶어 하고 지겨운 일은 짧게 끝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다. 하지만 오래 기억되게 하려면 짧게 끊어서 자주 해보라고 말한다. 생각해 보니 책을 완독 하지 않고 취침한 날은 꿈까지 꾼 기억이 난다. 인기드라마 시청도중 광고물을 넣는 것은 시청자들을 화나게도 하지만 더 드라마를 보고 싶어 안달하게 만든다. 반면 지겨운 일을 끊어하게 되면 시작과 동시에 "또!"라는 생각에 시작도 전에 권태가 올 것이다.


PART 2. '투사'에서는 충고의 밑바탕에 깔린 자기중심적 관점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전부라고 생각하고, 자기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그러나 상대방에게는 그만의 관점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서로 다른 관점으로 본 현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100% 딱 맞아떨어질 확률은 0이라고 단언한다. 말미에 "제발 충고하는데 절대 충고하지 말라!"라고 쓰여있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맞다.


PART 4 '조건반사'는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달라 신선했다.

어느 조직이든 체계적으로 운영하려면 '상과 벌'을 정확히 해야 한다고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인지심리학에서는 그 방법보다 오히려 불규칙한 보상이 기대심리를 부추겨 복종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인용문 참조) 단, 조건이 있는데, 나쁜 행동은 불규칙적으로 하면 절대로 안된다고 한다. 이따금씩 생각나듯 점잖게 경고하는 것으로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면 착각이다. 처벌할 때는 제대로 해야 한다. '처벌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은 학습심리학에서도 입증된 교육방법이다.


PART 4 '방관자 효과'에서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가 있으면 연기가 가득 차올라도 기차 안에서 대기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때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위급한 상황이 오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위급'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럴 때는 본능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이 떠오른다.


이 책은 여느 심리학책처럼 어렵거나 공부하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굉장히 쉽게 쓰여있어서 '심리학'이 이렇게 쉬운 학문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가볍게 터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쉽게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씨가 수많은 심리학책 중 단연코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강추하고 있다. 심리학이 가르쳐주는 몇 가지 요령을 터득하면 우리의 일상은 한결 더 편안하고 성공적일 수 있다. 행동심리학이 궁금하신 분은 기본도서로 소장해도 좋을 것 같다.


<마음의 법칙_김경일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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