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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 피하기 기술

자신을 신뢰하지 마라



나는 감정을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대하려 한다. 어디에선가 나를 찾아왔다가 다시 사라지는 것들로 말이다. 구체적으로 비유하자면, 나는 종종 그것을 시장통에서 각종 새들이 날아다니는 것으로 상상한다.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영리한 인생의 52가지 비밀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얼마 전에 읽은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의 저자는 이 책에서 자극을 받았고 자신의 일상에 하나의 축으로써 습관(오로지 NO만 있다는 반쪽 선택지)을 길들였다고 한다. 궁금한 것은 못 참는 나는 바로 이 책으로 건너와 책을 덜 쳤다.



기본적으로 두 책의 저자들은 우리 인간의 뇌는 급속하게 발전한 문명에 적응할 만큼 발전하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시작한다. 지난 1만 년간 외부 세계는 굉장히 급속하게 변한 반면, 내부의 세계 즉 현재 우리의 두뇌는 여전히 매머드가 살고 있는 석기시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추상적인 사고나 실생활에서 시스템상의 실수가 빚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인간진화에는 자기 관찰이 유용하지 않았다. 생존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외부세계, 외부의 점수표, 즉 타인의 시선이 중요했다. 그러한 진화심리는 유전자풀로 장착되어 이어졌고 우리는 현재 가능하면 좋은 이미지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무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협동하는데(수용) 최적화된 것이다.



현대에 발생하는 인간심리의 다양한 고통들은 한마디로 군중 속의 외로움이라 불릴 수도 있겠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절대가치 보다 대상을 둔 상대가치로 힘들어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는 분명히 개선되었음에도 우리의 행복감에는 그다지 반영되지 않은 것이 그 이유다.



부는 상대적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가 될 뿐 아니라, 자신의 과거와도 비교가 된다. 결국 가난의 최저 한계선만 벗어난다면 돈은 해석을 문제가 된다. 돈이 당신을 행복하게 할지 안 할지는 오직 당신 손에 달려 있다.



이 책의 저자 '롤프 도벨리'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쉬운 과제가 아니라고 못 박고 시작한다. 이미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복잡하고 직관이 통하지 않는 문명사회가 되어 버렸고 이러한 불투명한 세상에서 절대행복을 찾는다는 것은 새롭게 해석되고 작동되어야 할 가치라 본 것이다.



냉철한 지식인답게 저자는 사고 습관을 바꾸는 '도구상자'를 통해 불행을 피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운사이드'를 피하는 것이다. 즉 하지 않는 것, 절제하는 것이 오히려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좋은 삶은 대단한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지 않고, 멍청하고 어리석음이나
유행 따르기를 피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책에는 전설적인 투자가인 '위런 버핏'과 그의 파트너 '찰리 멍거'가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주된 이유는 그들의 투자(삶) 방식이 오류를 발생하는 인간의 심리를 정확히 반대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그들의 판단을 '생각도구'에 인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스토아철학'이 실제적인 연습과 원칙의 중요성으로 탄탄히 지탱해주고 있다. 스토아철학은 사고는 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의 본능을 철저히 배척하는 것으로 우리의 잠재의식이 명령에 의해 실행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일상에 반영하도록 도와주는 거었다. 이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연습하면 그다지 어려운 도전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나도 일상에 자주 인용하고 있다.



일전에 읽은 책 '죽음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인생은 설계할 수 있다'에서 거론된 '통제 이분법(내부와 외부 구분하기)'과 '부정적 시각화(더 나쁜 일이 아니라서 다행)는 두려움을 신중함으로, 고통을 변화의 기회로, 실수를 배움의 시작으로, 욕망을 책임으로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스토아철학의 대표훈련법이기도 하다. 나도 일상에 자주 인용하고 있는데 책임감 있는 삶과 감사하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훌륭한 훈련법이라 추천한다.



이 책은 추가로 '도구상자'라는 심리계좌를 통해 불행 피하기 기술을 알려준다. 심리계좌로도 불리는 이 사고법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다.



책에는 여러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결론적으로 주관적인 생각 즉 자기 관찰은 이기적 편향을 낳고 객관적인 시야를 놓치게 된다는 의미를 강조한다. 내 감정을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대하면 완전한 마음의 평화에 도달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침착할 수는 있다. 우리가 판단의 오류로 땅을 쳤던 오래된 모든 상황들을 떠올려보면 인정할 수 있겠다.




<불행 피하기 기술 / 롤프 도벨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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