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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인생의 법칙

이 세상 혼돈의 해독법칙

삶은 고통이다.  부처도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기독교는 고통이란 감정을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의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유대교 신앙도 고통에 대한 추억으로 가득하다.  삶은 곧 제약이란 등식은 피할 수 없는 실존적 진리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나약한 존재라서 신체의 쇠락을 피할 수 없고 사회적 심판과 경멸로 고통받는다.  그 고통이 섬뜩하고 무섭지만, 어떤 고통도 독자적으로는 세상을 타락의 늪으로 밀어 넣을 수 없고 지옥으로 바꿀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나치오 마오쩌둥과 스탈린은 어떻게 세상을 타락의 늪으로 밀어 넣고 지옥으로 바꿀 수 있었을까?  히틀러가 강조한 것처럼 그렇게 하려면 거짓말이 필요하다.

(중략)

지옥은 나중에 닥친다.  거짓으로 개인과 현실, 혹은 사회와 현실 간의 관계가 무너질 때 지옥이 찾아온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삶은 추락한다.  모든 것이 좌절과 실망으로 변하고 희망은 완전히 사라진다. 



-'법칙 8.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 본문 中



저자는 인생은 고통이라는 전제를 인정하고 살되, 무너지지 않을 길을 알려 주겠다며 총 12법칙을 제시했다. 이 책은 영미권 최고의 질의응답 사이트인 '쿼라(Quara)'에 올라왔던 수많은 질문 중 그가 흥미를 갖고 답하며 응했던 것들 중에 진액인 12개의 질문에 대한 답만을 추려내어 출간한 것이다. 즉, 우리가 살면서 원초적인 의문에 대하여 확실한 답을 제시함으로써 흔들리는 삶에 망설이지 않을 기본기를 알려준 셈이다. 그만큼 그는 독자들이 반박할 수 없는 답변을 해야 했으므로 성경에서부터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긴 설명이 이어진다.  이 분의 답변에도 태클을 거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대단할 한 사람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꽤 만족했다.  나는 잊지 않을 부분은 두 번 이상 읽었다.


순서가 바뀌긴 했지만 이 책 이후 발간된 '질서 너머'란 책을 먼저 읽었다. 그 책을 읽는 동안 명쾌한 답변과 확신에 찬 논리에 감탄했고 그의 유튜브를 찾아가며 열심히 탐독할 만큼 좋았다. 후속작 '질서 너머'란를 준비하던 중에 갑작스레 부인의 말기암 진단과 그 자신의 심각한 건강 문제가 연이어 닥쳤다.  그의 딸은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밝혔듯이 7살 때 소아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고통을 받았다.  그의 가족사만을 보더라도 인생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세상의 가장 오래된 성경, 역사, 종교, 심리학등을 파헤쳐 인생이라는 고통 속에서 지옥문을 닫았다. 


인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핵심법칙 12가지는 목차 만으로도 충분히 힘이 난다.


법칙 1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법칙 2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법칙 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법칙 4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 하고만 비교하라

법칙 5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

법칙 6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법칙 7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법칙 8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

법칙 9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

법칙 10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법칙 11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법칙 12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니체는 모든 고통이 반드시 허무주의(가치와 의미와 희망에 대한 완전한 거부)를 낳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신적 고통이든 신체적 고통이든 지적인 고통이든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고통은 항상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악을 경험한 사람이 악을 퍼뜨릴 경향이 많으나, 악을 경험함으로써 오히려 선을 학습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받은 학대나 고통이 잘못된 것임을 스스로 깨닫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복수심이 간혹 정당화되기도 하지만 이는 생산적인 생각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스스로 깨닫는 사유의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삶의 단순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질서에 순응하라는 의미와는 다르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라는 의미이며, 잘못된 말을 할 때마다 느끼는 내적인 갈등의 나약함을 버리라는 뜻이다. 그것은 분별력을 갖춘 책임감 있는 인간으로서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이며 신념에 입각한 행동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자신의 문제보다 세상의 문제에 더 관심이 많다. 답답한 내 인생에 핑곗거리를 찾고 싶은 것이다. 그것이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묻는다. 당신은 제대로 실천하며 마음속에서 생각하는 것들을 정확히 요구할 능력이 되는가. 편의주의는 비겁하고 천박하다. 이러한 행동에는 신념도 용기도 희생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삶에 대해 나에 대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의 기초는 진실이라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회피하지 말고, 겁먹지 말고 진실만을 말해야 한다.  정면돌파는 당시는 힘들고 곤란하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무엇보다 또 다른 거짓말의 알리바이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그가 제시하는 삶의 기본원칙은 진실한 태도다. 이 책을 통해 여러 학문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박식함과 거침없는 솔직함은 통쾌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가 제시하는 12가지 법칙은 한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부딪치는 인생의 고통을 담담히 받아들일 마음을 갖게 한다. 또한 그 안에서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겪더라도 겸허한 자세를 갖도록 돕게 한다. 

 

'질서너머'란 책은 청년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면 이 책은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특히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고 있는 부모라면 더욱 권하고 싶다.  결국 삶의 시작은 한 아이의 양육으로부터 시작될 테고, 부모는 사회와 자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녀 훈육은 책임이 따르는 중대한 행위다. 자녀가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고 생산적인 교류를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방법과 적절한 처벌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배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제대로 된 부모라면 제대로 된 훈육을 거치면서 드디어 어른이 되는 게 아닌가.




<12가지 인생의 법칙 _ 조던 B 피터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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