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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寒食舟中作(소한식주중작) 소한식날 배 안에서 짓다

by 오대산인

小寒食舟中作(소한식주중작) 소한식날 배 안에서 짓다(七言律詩)


대종 대력 5년(770) 봄 담주(潭州 : 호남성 長沙)에서 지음. 두보는 전해 3월 악양의 백마담(白馬潭)에서부터 담주에 이른 후까지 뭍에 거처를 정하지 않고 줄곧 선상 생활을 해왔다. * 소한식은 한식 이튿날을 가리킴.


佳辰强飮食猶寒(가신강음식유한) 좋은 시절 애써 마셔보나 음식 아직 차갑고

隱几蕭條戴鶡冠(은궤소조대갈관) 은자의 갈관 쓴 채 처량히 궤안에 의지하였네.

春水船如天上坐(춘수선여천상좌) 봄 강물에 뜬 배는 천상에 자리한 듯싶으며

老年花似霧中看(노년화사무중간) 노년의 눈길에 꽃들은 안개 속 보는 듯하네.

娟娟戲蝶過閒幔(연연희접과한만) 노는 나비 살랑살랑 한산한 휘장 지나가고

片片輕鷗下急湍(편편경구하급단) 사뿐한 갈매기는 하나하나 급류로 내려오네.

雲白山靑萬餘里(운백산청만여리) 하얀 구름과 푸른 산들 너머 만 여리

愁看直北是長安(수간직북시장안) 시름겨워 보는 정북쪽 바로 장안이라네.


* 은궤(隱几) : 궤안(几案)에 기대다. * 갈관(鶡冠) : 은자의 관을 의미함. 본래 멧닭의 깃털로 만든 관을 가리키며, 전국시대 초나라의 은사가 깊은 산속에 살며 늘 갈관을 써서 갈관자(鶡冠子)로 불렸음. 두보 자신을 그런 은자에 비유한 것임.

* 한만(閒幔) : 한적하게 걷혀 있는 천막이나 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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