逃難(도난) 피난을 가다 (五言古詩)
대종 대력 5년(770) 4월 호남에서 장개(臧玠)의 난을 피해 있을 때 지었다. 이 해 4월 8일 밤중에 호남병마사(湖南兵馬使) 장개가 담주자사(潭州刺史) 겸 호남도단련관찰사(湖南都團練觀察使)에 임명된 최관(崔瓘)을 살해하고 담주(潭州 : 호남성 長沙)를 점거하였다. 당시 두보는 담주에 있다가 피난하였다.
五十白頭翁(오십백두옹) 오십 대의 백발 노옹이
南北逃世難(남북도세난) 세상 환난에 남북으로 피난 다니네.
疎布纏枯骨(소포전고골) 야윈 몸에 성긴 베옷 휘감겼으며
奔走苦不暖(분주고불난) 허둥지둥 다니랴 자리 따뜻할 겨를 없구나.
已衰病方入(이쇠병방입) 노쇠한데다 병마저 찾아들건만
四海一塗炭(사해일도탄) 세상은 하나같이 도탄에 빠져 있다오.
乾坤萬里內(건곤만리내) 하늘과 땅 만리 사이에
莫見容身畔(막견용신반) 이 몸 용납할 곳이 보이지 않네.
妻孥復隨我(처로부수아) 처자식 또한 나를 따라 다니니
回首共悲歎(회수공비탄) 머리 돌리며 함께 비탄에 젖네.
故國莽丘墟(고국망구허) 고향 동산은 잡초 우거진 폐허 되었고
鄰里各分散(린리각분산) 이웃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졌으리.
歸路從此迷(귀로종차미) 이제는 돌아갈 길도 잃어버린 채
涕盡湘江岸(체진상강안) 상강 기슭에서 눈물도 말라버렸네.
* 오십(五十) : 당시 두보는 59세였음.
* 불난(不暖) : 평안히 정주하지 못해 자리가 따뜻할 겨를이 없다는 뜻.
* 상강(湘江) : 장강 유역의 동정호(洞庭湖) 수계에 속한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