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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지윤 Jul 23. 2024

당신의 끝이 시작이 되고

<<심리상담의 시작과 끝, 그리고 이별>>



당신이

심리상담을 하러 온다는 것은 자기가 또는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가

무너지기 쉬운상태를 안고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맞이할 때 햇살처럼 따스하게

또는 하얀 눈처럼 고요하게 맞이합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당신의 인생에 새로운 경험이 됩니다.

당신이 지금까지 만나왔던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경험이 되어 봅니다.

당신은 그 '불일치 경험'에 놀라서 나를 이상화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적절한 때가 되면 의존과 이상화에서 통합으로 가게 됩니다.


어느 순간

당신은 세상이 무너졌다고 느꼈던 것들을 이겨낼 힘이 생깁니다.

모든 것을 극단으로만 결정했던 당신은 움터오는 초록의 싹들을 발견합니다.

물을 주고 햇살을 받게하여 온기를 불어넣기까지 우리는 서로 아주 친밀한 작업의 동업자입니다. 그리고 초록의 싹은 줄기에 힘을 얻고 튼튼해져서 나없이도  충분한 것을 알게 됩니다.


이제 나는 그림자처럼 물러납니다.

가끔은 바람이 전하는 당신에 대한 소식을  듣습니다.

극단적인 결정으로 파국적 결말로 가기 직전 중간대상이 되어준 나는

이제 당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게 됩니다.

당신을 이제 만날 수 없지만 당신이 행복한 것을 지켜보는 것은

가장 보람되고 내게 가장 큰 기쁨이 됩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심리상담전문가'는 이제는  낡은 인형처럼  필요치 않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기쁩니다. 그리고 행복합니다. 조금은 쓸쓸하지만 괜찮습니다.

부디 아주아주 행복하게 살아주세요.

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물론 언제라도 또 찾아오신다면

더 반갑게 더 기쁘게 환대로 맞겠습니다.


 당신을 만났던 것을 참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행복했다고 잔잔히 전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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