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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축복

by 김경애
장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 <브리오슈>,1763

노아 차니의 저서 <도슨트처럼 미술관 걷기>를 보면 20세기 이전의 예술가들은 작품에 세부 내용을 아무렇게나 집어넣지 않았다고 한다. 회화 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인물이나 정물등은 각기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상징들이 숨어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동물을 알아보면, 공작새는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중세 동물 우화집에 공작의 살이 죽은 후에도 썩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성경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사망하고 부활한 후 곧장 하늘로 올라갔기 때문에 그의 몸도 썩지 않았다고 한다. 개는 충성심, 충실함, 서로에 대한 정절을 뜻하고 흰 비둘기는 성령과 순결, 순수성을 의미한다. 사자는 힘과 용기, 정의, 왕권을 상징하며 뱀은 악, 유혹, 지혜를 뜻하고 양은 순수, 희생, 그리스도 (어린양)을 의미한다. 고양이는 음모, 나태, 혹은 자유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름)를 상징하고 코끼리는 지혜, 절제, 기독교적 인내를 뜻하며 개구리는 탐욕, 불결, 타락을 의미한다.

식물의 상징을 살펴보면, 흰 백합은 순결, 성모마리아, 부활을 상징하며 장미는 사랑과 순결을 의미하고 해바라기는 신앙, 충성, 신을 향한 헌신을 뜻한다. 튤립은 부와 허영심을 뜻하고 올리브는 평화, 화해, 축복을 의미한다. 포도는 피, 희생, 성찬식, 풍요를 의미하고 밀은 풍요, 생명, 희생을 상징한다. 아이리스는 성모의 슬픔을 상징한다.

사물의 상징에는, 촛불은 신의 존재, 영혼, 생명을 상징하고 모래시계나 시계는 시간의 흐름, 덧없음을 의미한다. 해골은 죽음, 덧없음, 회개촉구를 상징하고 사과는 유혹, 원죄와 관련된다. 열쇠는 권위, 천국의 문, 비밀을 상징하고 두루마리는 지식, 계시, 신의 말씀과 관련된다. 거울은 진실, 자아성찰 혹은 허영심을 의미하고 창문, 빛은 신의 계시, 구원, 영혼의 통로로 상징된다.

숫자와 관련해서는 3은 성삼위일체, 4는 사대복음서, 12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와 열두 사도를 가리킨다.

성인의 상징을 보면, 한 쌍의 열쇠, 거꾸로 뒤집힌 십자가는 성 베드로를 상징하고 검은 바울을 상징하며 무슨 이유에서인지 항상 대머리로 등장한다. 무수한 화살에 맞은 모습은 세바스찬을 상징하고 칼과 자신의 살가죽을 들고 있는 모습은 바르톨로메로를 상징한다. 누가는 황소와 함께 있는 모습이거나 때로 황소 그 자체로 상징된다. 마가는 날개 달린 사자와 함께 있거나 날개 달린 사자로 상징되고 마태는 천사와 함께 있거나 천사로 상징된다. 사도 요한은 턱수염이 없고 뱀이 든 잔을 들고 있고 독수리로 상징된다. 세례요한은 털이 많고 털옷을 입고 있고 갈대로 만든 십자가를 들고 있다. 성모마리아는 청금석의 푸른색 안료로 채색한 옷을 입고 있다. 막달라마리아는 긴 금발에 향유병과 베일로 상징되며 니콜라우스는 닻으로 상징된다.

상징들로 장바스티유 시메옹 샤르댕의 브리오슈 작품을 이해해 보자. 중앙에 브리오슈는 부와 풍요를 상징하고 꽃은 이름은 알 수 없으나 자연의 생명력을, 찻주전자는 18세기 프랑스 중산층의 문화적 품격을, 오일병은 신의 축복을 상징한다. 우리가 문화를 누리며 자연의 생명력으로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은 신의 축복이다라고 읽을 수 있다. 그렇다. 지금 우리가 살아서 누리고 있는 것들은 정말로 신의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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