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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놀 것인가?

by 김경애
모드 루이스 <Carrige ride>

빨간 지붕도 노란 벽도 하트모양의 꽃들도 사랑스럽다. 참 사랑스러운 그림이다. 마차를 쫓아 달리는 강아지도 귀엽고 오렌지색 나뭇잎도 예쁘다. 초록나무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면 너무 예쁠 것 같다. 벌써 2025년도 한 해가 다 갔다. 한 달 뒤면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에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괜스레 설렌다. 어릴 때는 딱 한번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방학이면 부모님은 나를 시골할머니댁으로 보냈고 할머니는 불교신자 셨기에 크리스마스 따위는 생각지 않으셨다. 그러니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한 번은 할머니댁을 가지 않았는지 엄마가 준비한 병원놀이세트를 선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초등 고학년즈음이었는데, 그때까지도 종이인형놀이를 하던 나였기에 기쁜 마음으로 동생과 병원놀이를 하며 놀았다. 병원놀이세트도 좋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다. 그때는 초등 고학년이 병원놀이를 해도 종이 인형놀이를 해도 흉이 되지 않았는데 요즘은 애들이 성숙한 건지 어른들이 공부시키려고 애들을 그렇게 치부한 건지 초등고학년이 인형놀이 하는 것을 못 본 것 같다. 나의 정신연령이 어렸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마 스마트폰의 영향도 지대할 것이다. 그때는 스마트폰이 없었고 초등학생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았기에 하교 후엔 놀이터나 친구 집에서 이런저런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요즈음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을 다니며 공부를 하고 그나마의 여가시간을 스마트폰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집 아이들만 봐도 그렇고 다른 집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로 학교에서도 단톡방을 만들어 정보를 주고받고 있어 내 아이만 스마트폰을 안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학교나 부모의 가르침 외에 스마트폰에서 많은 정보를 얻고 있기에 정보를 알려주는 위치의 권위도 세울 수 없다. 부모와 교사의 권위가 서지 못하고 아이들에게 끼치는 영향력도 줄었다. 어른인 우리도 스마트폰에 빠지면 절제가 어려운데,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라는 도구를 쥐어줄 때 어떻게 사용하게 해야 할지를 다 같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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