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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애 Jun 19. 2024

이강_내가 하고 싶은 건 뭘까?

                                                             이강 < 짜장면 >

이제 곧 봄이 오려는지 날이 따뜻해서 좋다. 

그림 속엔 이미 봄이 와 있다.

식탁 위의 핑크 진달래가 봄을 알려준다. 

노란 단무지가 담긴 흰색 얼룩무늬 초록 접시도 정겹다.

잘 비벼진 짜장면에 군침이 돈다.

하지만 사실 난 짜장면보다 짬뽕을 좋아한다.

음식을 늦게 먹는 편이라 짜장이 식으면 기름져져서 맛이 떨어지는 거다.

근데 짬뽕은 늦게 먹어도 넉넉한 국물 땜에 빨리 식지 않아 좋다.

(물론, 출산 후 육아를 하며 엄청 빨라졌다는..)

어른이 사주시는 것 말고 처음 친구와 함께 먹은 짬뽕이 생각난다.

중학생 때쯤 크리스마스였다. 

크리스마스이브엔 교회에서 밤샘을 하고 새벽송을 돌고, 크리스마스에 친구와 함께 버스를 타고 노량진역에 나갔다.

친구랑 둘이 정류장 근처에 있던 중국집에서 짬뽕을 먹었다.

우리끼리 먹는 짬뽕이 너무 맛있었다.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캐럴송과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데코들의 들뜬 분위기..

노량진의 크리스마스 풍경을 맘껏 즐기고, 아트박스에서 똑같은 빗을 사서 서로에게 선물하며 그렇게 기뻐했다.

그때는 사춘기였고 어른들의 허락을 받아야만 외출할 수 있어서 잠깐의 외출과 작은 선물 하나에 그렇게 기쁘고 재밌었다.

지금의 나는 어른들의 허락을 받지 않다도 노량진 아니라 어디에도 갈 수 있는데도(화성에서 좀 멀긴 하지만;;) 일이 없으면 가지 않는다.

책임감과 해야 하는 일에 묶여 자유의 몸인지도 모르고 하루하루가 지나는 것 같다.

해야 하는 일만 하기에도 하루가, 한 주가, 한 달이 너무 짧다.

매일매일 해야 할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한 달에 한 번쯤 시간을 내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어릴 때 느꼈던 기쁨들을 조금씩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 달에 한 번 하고 싶은 일 해보기.

올해 버킷리스트 목록을 하나 추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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