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c 1. 숙제보다 중요한 건 ‘안아줌’

아이의 자율성을 지켜주는 엄마의 복구력

by 유쾌한 후추통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수학익힘 숙제를 안 가져왔다.


그날 저녁에 숙제를 했어야 했는데...

추석연휴가 길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다가 일주일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떠올렸다.
잃어버렸는지, 안 가져왔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몹시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함께 대안을 세웠다.
1. 학교에 있으면 아침에 가서 한다.
2. 학교에 없으면 선생님께 솔직히 말한다.

아이는 인터넷사이트를 한참 찾아보더니 수학익힘 스캔본을 발견했고 프린트를 해서 풀겠다고 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엄마... 숙제 때문에 잠이 안 왔어.” 하며 울었다.
선생님을 만나는 게 무섭다고 했다.

숙제를 안 가져온 게 처음이니 한 번도 겪지 않은 상황은 아이가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역할놀이를 제안했지만, 무섭다고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그냥 안아주었다.

“너 정말 걱정 많았겠다. 엄마도 그런 적 있어.”

잠시 후 딸은 말했다.
“엄마, 이 속상한 기억을 찜질방에 가서 씻고 올래.”

그날 나는 배웠다.
실수를 인정하고 스스로 대안을 찾아가는 힘은,
‘가르침’이 아니라 ‘안아줌’에서 자란다는 것을.






심리학적 해설

이 장면은 아이의 자기 결정성(Self-Determination) 발달과 관련이 있다.

아이의 기본 심리 욕구인 ‘유능감’, ‘자율성’, ‘관계성’이 조화를 이룰 때 내적 동기가 자라난다.

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건 자율성의 표현이었고,

엄마가 조급하게 개입하지 않고 안아준 건 관계적 안정감의 표현이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을 때, 아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여운 한 문장
아이는 실패로 배우고, 엄마는 기다림으로 배운다.


with 냉철한 소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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