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에서 시작된 우리 집 돈 공부 (2)
레고랜드에 다녀온 뒤였다.
이번에는 서울대공원에 갔다.
한참을 걷다 매점을 지나는데
아이가 뻥튀기랑 음료수를 바라본다.
그래서 미리 말했다.
“오늘은 만 원만 쓸 수 있어.”
그랬더니 아이가 잠깐 생각하더니 말한다.
“그럼 난 물 먹을게.”
엄마가 가져온 물이면 된다고 했다.
매점을 지나갈 때도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그날은 정말 오래 걸어서 목도 마르고 힘들었는데…
동생은 음료수를 사 먹었고
큰 아이는 “난 물이 있잖아” 하면서 끝내 돈을 쓰지 않았다.
뻥튀기를 한 번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결국 아무것도 안 샀다. ㅎㅎㅎ
대공원을 나오기 전 마지막으로 기프트숍에 갔다.
아이는 만 원으로는 자기가 사고 싶은 게 없다는 걸 알았다.
정말 사고 싶은 게 없었던 건지, 살 수 있는 게 없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그 사실을 그냥 받아들였다.
아쉽다고 떼쓰지도 않았고, 굳이 뭔가를 사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서울대공원을 다녀온 뒤에도
그 선택은 계속 이어졌다.
서울대공원에 갔을 때 자기 몫의 돈을 남겨왔기에
집 앞 24시간 무인 문구점에서 라부부 인형을 사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인형도 안 사고 천 원짜리 불량식품 하나만 샀다.
그리고 또 돈을 남겨왔다. ㅋㅋㅋㅋ
만원은 그렇게,
거의 쓰이지 않은 채로 남았다.
나는 그날 아이에게
‘절약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사지 마’라고 말한 적도 없다.
그저 경계만 정해주었을 뿐이다.
선택은 아이가 했다.
이건 돈을 아낀 하루가 아니라, 선택이 작동한 날들이었다.
사도 되는 상황에서 사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
그 감각이 아이 안에 남았다.
이 장면은
만족지연과 자기 조절이
삶 속에서 작동한 순간이다.
만 원이 아이를 키운 게 아니라,
만 원이라는 경계 안에서의 선택이 아이를 키웠다.
with 냉철한 소금통
#육아심리 #만족지연 #자기 조절 #선택의 힘 #부모의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