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건 싫지만,

아들아, 이제 우리의 11월 11일은 가래떡데이다!

by 미딸

유별나고 싶지 않았다.


유별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 아이들의 이쁜 사진은 조부모님들에게만 보내며 유치원이나 학교에도 티 나게 보태진 않는다.

이러한 태도가 ‘무관심’으로 보이진 않을까 고민한 적도 있지만 아이들에 대한 내 마음이 결코 무관심하지 않기에 스스로 맘을 다잡았다.


오늘은 빼빼로 데이였다.

초코를 유독 좋아하는 둘째 로가 친구들과 나눠먹을 빼빼로를 사러, 아침부터 서둘러 집을 나섰다.

로도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야무지게 메고 등원했다.


잘 나누어 먹었겠지 하고 크게 묻지 않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늦게까지 잠을 못 이루는 로였다.


자기 전 천천히, 로가 이야기를 꺼냈다.

유치원에 도착하자마자 “빼빼로 먹을 사람~?” 하고 물었는데,

목소리 큰 친구가 “난 까만 초코는 싫어”라고 했단다. 손을 들었던 아이들이 슬그머니 손을 내리고,

머쓱한 정적.


다른 아이들이 가져온 빼빼로는 낱개로 나눠진 것들이거나 아이들 모두가 가져갈 수 있을 만큼 넉넉했다는 이야기.

“그럼 로가 가져간 건?” 하고 묻자

“선생님들께 드렸어.” 라며 웃는다.


그 순간의 로를 생각하니 나는 괜히 마음이 아릿했다. 하지만 로는 나보다 담담했다.

“엄마, 근데 우리 나눠먹을 때 선생님은 못 드셨잖아.” 오히려 나를 달랜다.


그 장면이 떠오르는 듯했다.

속상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했을 작은 어깨와 표정.

그때의 로의 마음까지 함께 겹쳐지며, 맘이 무거워졌다.


동시에, 누구의 탓도 하지 않고 그냥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너를 보며 엄마는 오늘도 너에게서 배운다.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아이를 키우며 어른이 되어간다고.

나는 오늘 또, 로를 통해 세상을 배운다.


너에게 펼쳐질 삶이 언제나 평탄하길 바라지만,

그렇지만은 않을 거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모두의 입맛을 다 맞추기는 어려워.

그럴 땐 너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면 되는 거야.”


잠깐의 정적 후에 로가 웃는다.

오늘부로 11월 11일은 내게 가래떡데이다 아들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