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수

by 트래거

많은 식물들이 있었지만

집 안에 남은 건 오직 금전수 하나.


그 잎을 바라보면

왠지 나와 닮아 있다.


3주가 지나서야

나는 물을 흠뻑 준다.

너무 많은 물은 안 좋다 했지.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나도 그녀가 주는 물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받을 수 없나 보다.


뜨거운 태양보다는

햇살이 머무는 그늘을 좋아하는 너처럼

나 또한 너무 밝은 곳보다는

빛이 스며드는 그늘이 좋았다.


그 그늘 속에서

우린 오래도록 함께 있었다.

하지만 계절이 식어가고

온기가 사라질 때,


너의 잎이 떨어지는 걸 보며

마음도 꺾여 간다.

더 이상 나에게 남은 식물이

없음을 깨닫고,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을 다시금

구겨서 넣어 놓는다.


하염없이 영혼을 나눌 수 있는

물줄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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