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닥터케니입니다. 브런치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마지막 글을 올린 뒤 무려 120일의 시간이 지났다고 브런치에서 푸시(Push)를 보내왔네요.
오랜 시간 동물 병원에서 진료를 보며 다양한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분들께서 강아지와 고양이의 질병에 대해 오해하고 계시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러한 오해를 풀어 보호자와 반려 동물 간의 찐 사랑을 오롯이 전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웹툰’의 형식을 빌려 전달해보자!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려보았지만… 저의 그림 실력은 수의사로서의 제 이미지에 굉장히 네거티브한 타격을 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글의 형식으로 전달을 해볼까 싶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죠.
제법 글이 쌓여가니, 이왕 이렇게 열심히 쓴 거 책으로 한 번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출판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고, 이를 통해 자비 출판과 기획 출판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자비 출판은 말 그대로 글쓴이의 사비를 들여서 책을 만드는 것이고, 기획 출판은 출판사에서 비용을 들여 책을 만드는 것이더군요. 저는 유명한 수의사도 아니고 병원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 외에는 평소 글을 쓰던 사람이 아니었기에 당연히 자비 출판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책은 제 나이 또래에 비해 꽤 읽는 편입니다.) 그러다 어차피 잃을 것도 없는데 출판사에 원고라도 보내보아야겠다 싶어 한 출판사에 출간 제의를 하였고 놀랍게도 그곳 출판사의 담당자분께서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동안 브런치에 올린 글을 바탕으로 책을 만들기로 계약하였고, 마지막 글을 올린 이후로 지금까지 그동안 썼던 글들을 다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릴 때도 몇 번을 검토하며 신중히 글을 올렸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되짚어보니 참 수정할 곳이 많더군요. 담당 편집자님과 3월부터 본격적인 원고 검토 작업에 들어가기로 하였기에 과연 올해 안에 책이 나올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제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온다는 사실에 엄청 긴장되고 설렙니다.
올해 책 출간 이외에도 제 인생에서 큰 도전과 변화가 있어 올 한 해 정신없이 달려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도저히 새로운 글을 쓸 엄두가 나지 않지만, 보호자분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 싶은 ‘남들이 흔히 다루지 않는 소재’가 떠오르면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글을 써볼까 합니다. 앞으로도 간간히 좋은 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과 그들의 털북숭이 가족에게 건강한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