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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유 Dec 25. 2020

우리는 늘 일종의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

큐사인은 더 이상 없어!

요즘은 운전하며 이동하는 시간에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Second life podcast를 듣다가 팀 페리스(Tim Ferriss)의 팟캐스트를 거쳐 다시 Garyvee 팟캐스트를 듣는 중이다.


1800억의 자산 가치를 가진 이 사람. Gary Vaynerchuk

게리(Gary) 왈, 요즘 같은 시기가 오히려 진짜 좋은 거라고. 더 이상 핑계 댈 거리는 없고 이런 때일수록 하루에 틱톡 2개, 인스타 2개, 유튜브 1개씩 소셜미디어에 이야기를 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잠재/기존 고객에게 전화를 하고, 소통을 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6년 동안이나 개리를 팔로우해왔다는 이 여성분 왈, 현재 게시하는걸 revamping 하는 중이라고 했는데 날카로운 개리, 그게 포스팅을 쉬고 있다는 말이야?라고 하니 맞다고 한다.


자신의 메시지가 그렇게 명확한데도 왜 아무것도 올리지 않냐는 개리의 말에 여성은 대답한다. "I'm insecure. I am afraid of the judgement." 불안하고, 또 사람들이 판단할 게 두려워서요.



게리 왈 생각을 고쳐먹어야 된다고, 지금 두려운 게 1에서 0으로 가는 게 두려워 망설이고 있는데 본인은 80에서 13으로 떨어질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거라고 근데도 그거 신경 안 쓰고 나아간다고 했다. 떨어져 나갈 애들이 그 정도라면 그냥 떨어져 나가 버리라고.



그때 든 생각이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지 허락을 기다리고 있다.
We are all waiting for permission.

어렸을 때의 "화장실 가도 돼요?", "집에 가도 돼요?" 기간을 거쳐, 나를 짧은 시간에 가능한 모든 소스를 동원해서 판단의 심판대에 서는 취업 기간을 거친 다음, 사회인이 되면 아주 사소한 것에도 "이렇게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결재를 올려 누군가의 사인이라도 받아야 한다.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바꿔 말해서 지시가 없다면 그 조차도 묻지 않고 어떤 것도 하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시를 받고 한다는 것이 참 익숙하도록 교육 체제가 이루어져 있고 교육을 벗어나 바통터치로 사회 체계가 우리를 그렇게 훈련시키므로 지시 없이 자발적으로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게 참 힘이 든다. 사회는 우리가 일을 하도록 지배당하기 쉽도록 권력자(역사는 승자에게 쓰인 스토리인 것처럼)에게 편집당한 곳이니까.


마찬가지로 시키지 않은 일은 하지 않고, 나서지 않고, 모나고 튀지 않으려고 하는 오늘 일터에서의 나를 보면서 이런 개인이 만들어 세워진 사회, 이들이 공유하는 문화가 발전과 혁신이 없게 만드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연장선에 가 뻗쳤다.


유튜브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모든 것에 최적의 시기는 없다. 적합한 타이밍이란 내가 할 수 있을 때 하는 바로 그 타이밍이다. 모든 게 다 갖춰지고 나서야 시작을 꿈꿔볼까? 하는 나 같은 사람은 시간이 많고 기회가 널려도 승선하지 못한다. 시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 때문에. 시작이 없으니까 발전도 없고 기준점도 없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서 내년 이맘때쯤에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을 것이다. "아, 나 유튜브나 할까 봐."


작가가 되고 싶다면 뭐라도 한 단락부터 쓰기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쓰는 데 버릇을 들이고 나서는 쓴 글들을 유통할 곳을 어디든지 찾아보아야 하고.


또 한 번 다시 게리의 말을 인용한다. "내가 이런 걸 한다고 누가 신경이나 쓰고 봐 주겠어?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우리는 모든 것에 신경을 쓰니까!"


정말이지 아하 모먼트였다. 나도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누가 이걸 봐주겠어..? 사람들은 본다. 그리고 가치 있고 공감할 만한 컨텐츠에는 늘 반응하고 얽혀 들어온다. 참여하고 싶어 한다.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면 뭐라도 작게 시작을 해야 한다. 개리 말을 다시 인용하자면 내가 팔로워가 331명 밖에 없는데 이것저것 시작하고 소통하고 뭐라도 되는 듯이 글과 사진을 올리고 하면 사람들이 나를 OOOO로 보겠지 하는 그 생각이 발을 묶고 있다면 그 생각부터 발로 차 버려야 한다. 나를 그렇게 보는 사람들도 결국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나를 싫어하고 판단 짓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내뿜는 사람이라면 내가 왜 그만큼의 관심을 두어야 하는가? 나를 싫어할 사람들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나를 좋아할 사람이 더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사람은 내가 손을 뻗지 않는 이상 나에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작을 앞서서는 내가 잃을 사람 나의 반대 길에 있을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나를 지지할 사람들을 생각하자.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자.


언제까지 누군가의 혹은 무엇의 큐사인을 기다릴 텐가?

큐 사인은 아무도 주지 않는다. 우주의 신호를 기다리기에는 인생은 너무도 짧다.


내가 시작하는 것이다. 내 인생이니까 내가 주체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거니까, 내가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다른 모든 것들은 다 부가적인 게 된다. 내 인생에 허락을 구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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