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 그곳엔 낙원이 있을까?

ep.1 도망칠 결심 (퇴사위기는 3/5/7년 차에 온다)

by 박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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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퇴사”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살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회피형 인간이란 걸 깨닫는데 26년이 걸렸던 것처럼, 습관성 퇴사 증후군이 아닌 정말 퇴사가 필요하단걸 깨닫는데 까지는 1년이 걸렸다.



나는 블로그를 쓰고 있다. 일상글로 시작한 블로그이지만, 조회수와 댓글이라는 피드백이 자꾸만 일상은 숨기고 다른 무언가를 돋보이게 하는 글을 쓰게 만든다.


그래서 세상에 나오지 못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은 ‘임시저장’에 쌓이고 쌓여 쓴 기억조차 잊어버렸었다.



얼마 전 40여 개가 넘는 이 묵은 임시저장을 정리하고자, 일일이 어떤 글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제목도 없이, 마지막 저장 시간만 남긴 채 남아있던 글 중 지금의 결심을 하게 만들어준 한 글을 발견했다.



마지막 저장일 2025년 7월-

당시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적지는 않았지만,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신규 브랜드를 준다며 1-2개월간 사전 준비를 시켜놓고는, 최종 무산되기를 두 번. 직장인으로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박살 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문단은 이전에도 그때도 지금도 똑같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마저도 깨달았다.


바뀌지 않을 걸 아는 이곳에서, 바뀌길 바라는 한줄기 희망만 가지고 앞으로 얼마나 더 버텨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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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바뀌지 않을 이곳에 대한 기대를 접고, 나아질 나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기회삼아, 도망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