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의 생존 매뉴얼

스푼 계급론의 서글픈 현실

by 카미노

[돈 없고 빽 없으면 지독하게 해야 하는 것들]


1. 몸을 단련해라

2. 무조건 많이 읽고 배워라

3. 남의 눈치를 보지 마라

4. 불평을 멈추고 움직여라






"금수저는 태어나고, 은수저는 물려받고, 흙수저는... 그냥 흙을 판다."

어느 날 친구가 농담처럼 던진 이 말이 왜 이렇게 가슴에 콱 박히는지. 부모님께 물려받은 건 성실함과 걱정하는 DNA뿐이고, 통장 잔고는 늘 네 자리수를 간신히 유지하며, 인맥이라곤 동네 편의점 알바생과 안면이 있는 정도인 우리들. 그런 우리에게 세상은 말한다. "노력하면 된다"고. 맞다, 노력하면 된다. 단, 남들보다 10배는 더 지독하게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몸을 단련해라 - 헬스장이 곧 병원비 절약 플랜

"부자들은 PT를 받고, 우리는 유튜브를 본다."

돈이 없으면 건강이라도 있어야 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돈이 없으니까 절대 아프면 안 된다. 병원비는 우리에게 사치품이다. 감기약 하나 사는 것도 고민하는 판에 MRI는 무슨. 그래서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공원에서 턱걸이 하는 아저씨들을 보며 웃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한다. 그분들이야말로 진정한 현자였다. 무료 헬스장인 공원을 200% 활용하시는 분들. 나도 이제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동네 뒷산을 오른다. 등산복? 그런 건 사치다. 추리닝에 5년 된 운동화면 충분하다.

처음엔 10분만 걸어도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한 달이 지나니 제법 폼이 난다. 무엇보다 좋은 건, 새벽 산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이 주시는 막걸리 한 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네트워킹 아닌가. "젊은 사람이 부지런하네"라는 칭찬과 함께 받는 김밥 한 줄은 프로틴바보다 맛있다.


무조건 많이 읽고 배워라 - 도서관은 우리의 놀이터

"부자들은 독서실을 다니고, 우리는 도서관에 산다."

학원? 과외? 그런 건 금수저들이나 하는 거다. 우리에겐 도서관이 있다. 에어컨도 빵빵하고, 와이파이도 무료고, 책은 무한정이다. 심지어 최신 잡지까지 볼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겠는가.

유튜브 대학도 무시할 수 없다. 하버드 강의를 침대에 누워서 들을 수 있는 시대다. 물론 자막을 읽느라 눈이 빠질 것 같지만, 공짜잖아? 영어 공부는 덤이다. "Hello"밖에 못하던 내가 이제는 "Thank you for watching, don't forget to subscribe"는 완벽하게 알아듣는다.

자격증도 전략적으로 공략한다. 컴활? 당연히 따야지. 토익? 도서관에서 공부하면 된다. 물론 시험 응시료 때문에 한 달은 라면만 먹어야 하지만, 투자라고 생각하자. 아, 그리고 중요한 팁 하나.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졸면 안 된다. 코 고는 소리에 쫓겨날 수 있다. 경험담이다.


남의 눈치를 보지 마라 - 체면은 배부른 자의 사치

"부자들은 여유를 부리고, 우리는 당당함을 부린다."

"어? 너 아직도 그 핸드폰 써?" 친구의 이 한마디에 흔들릴 필요 없다. 전화 잘 되고, 카톡 잘 되면 그만이다. 최신폰? 그거 사면 한 달 통신비도 못 낸다.

명품? 우리에겐 '다이소'가 명품이다. 1,000원짜리 컵이 10년을 간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가성비 아닌가. 친구들이 스타벅스에서 7,000원짜리 커피를 마실 때, 나는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커피를 마신다. 맛? 카페인만 들어있으면 된다.

소개팅 나갈 때도 당당하자. "저는 대중교통을 애용합니다. 환경을 생각하거든요." 사실은 차가 없는 거지만, 포장이 중요하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해요"라고 하면, 작은 원룸도 멋있게 들린다.


불평을 멈추고 움직여라 - 행동이 곧 희망

"부자들은 계획을 세우고, 우리는 일단 뛴다."

"아, 진짜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하고 침대에 누워있을 시간에 알바 지원서 한 장 더 쓰는 게 낫다. 불평은 시간 낭비다. 그 시간에 배달 한 건 더 뛰면 만원이 생긴다.

실패? 당연히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잃을 게 없잖아? 떨어져봤자 원점이다. 오히려 올라갈 일만 남았다. 대기업 100군데 지원해서 1군데만 붙어도 성공이다. 99번의 실패는 스토리가 된다. 면접에서 "역경을 극복한 경험"을 물으면, 우리는 할 말이 넘쳐난다.

부업도 이것저것 해본다. 블로그도 써보고, 유튜브도 찍어보고, 중고거래도 해본다. 뭐가 될지 모르니까 일단 다 해보는 거다. 실패해도 경험이 남는다. "저는 다양한 플랫폼 운영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이력서에 쓸 수 있다.


우리는 강하다, 다만 아직 모를 뿐

돈도 빽도 없는 우리지만, 우리에겐 독기가 있다. 배고픔을 아는 자의 간절함이 있다.

헬스장 대신 매일 계단을 오르내리며 하체를 단련하고, 학원 대신 도서관에서 지식을 쌓으며, 체면 따위는 일찌감치 포기한 덕분에 마음이 자유롭고, 가진 게 없어서 더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


언젠가 우리도 성공해서 "저도 옛날엔 정말 힘들었어요"라고 여유롭게 말할 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는 지독하게, 정말 지독하게 살아남아야 한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지독하게 사는 것도 나름 재미있다. 적어도 드라마보다는 우리 인생이 더 극적이니까.

그리고 기억하자. 흙수저도 잘 닦으면 반짝거린다. 다만 남들보다 좀 더 열심히, 좀 더 오래 닦아야 할 뿐이다. 화이팅, 동지들이여! 오늘도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당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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