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이 잘 풀리고 있다는 증거

나는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된다

by 카미노

[나의 인생이 잘 풀리고 있다는 5가지 증거]


1. 인간관계가 좁고 깊어졌다

2. 예전보다 나를 더 보듬어준다

3. 단점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4. 하고 싶은 작은 일이 생겼다

5. 거절을 잘하게 되었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내 인생이 꽤 괜찮아지고 있구나. 물론 통장 잔고는 여전히 슬프고, 아침에 일어나는 건 생각보다 고행이지만, 뭔가 다른 차원에서 삶이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마치 스마트폰 OS가 조용히 업데이트되어 갑자기 배터리가 오래 가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관계가 좁고 깊어졌다


예전엔 저장된 전화번호 수가 자랑거리였다. 1,000명이 넘는 연락처를 보며 "나 인맥 꽤 넓지?" 하고 뿌듯해했는데, 정작 진짜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은 없었다. 이제는 연락처를 정리하며 "이 사람 누구지?" 하는 게 일상이 되었지만, 대신 진짜 내 편이 누군지 확실해졌다. 밤 12시에 전화해도 짜증 안 내고 들어줄 사람들만 남겼더니, 휴대폰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다.


예전보다 나를 더 보듬어준다


20대 때의 나는 내면의 독재자였다. "왜 이것밖에 못 해?" "남들 다 하는데 너만 못 해?" 하며 스스로를 혹독하게 채찍질했다. 지금은 내 마음속에 다정한 할머니가 한 분 계신다. 실수하면 "괜찮다, 괜찮아. 다음엔 더 잘하면 돼"라고 토닥여준다. 물론 가끔 옛날의 독재자가 고개를 들기도 하지만, 이제는 할머니가 더 목소리가 크다. 내면의 권력 구조가 민주화된 셈이다.


단점을 장점으로 볼 수 있다


30대까지 내 성격의 모든 면을 장점 아니면 단점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눴다. 예민함은 나쁘고, 둔감함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예민함도 "섬세함"이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할 줄 안다. 우유부단함은 "신중함"이고, 고집 센 건 "소신 있음"이다. 마치 부동산 중개업소 광고 카피 같지만, 이게 다 거짓말은 아니다. 단점이라는 동전을 뒤집어보니 장점이라는 면이 있더라. 인생은 결국 프레임의 게임이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작은 일이 생겼다


거창한 꿈은 없어졌다. 대신 "이번 주말에는 애들과 캠핑이나 가볼까?", "못가본 커피숍에 가볼까?" 같은 소소한 욕망들이 생겼다. 예전엔 이런 걸 "귀찮아"라며 무시했는데, 지금은 이 작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포부보다 내 방 한 구석을 예쁘게 만드는 게 훨씬 현실적이고 성취감도 크다. 혁명가에서 원예가로 전향한 기분이다.


거절을 잘하게 되었다


"아니오"라는 단어가 내 어휘에 정착했다. 예전엔 거절이 두려워 이것저것 다 끌어안고 살았는데, 이제는 "그건 제가 잘하는 분야가 아니에요", "그날은 우리애들이랑 놀기로 해서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물론 가끔 거절 후유증으로 "혹시 상처받지 않았을까?" 하며 밤새 뒤척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거절도 하나의 기술이고, 나는 이제 그 기술의 중급자 정도는 된 것 같다.


이 다섯 가지가 내 인생이 잘 풀리고 있다는 증거들이다. 거창하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이런 소소한 변화들이 모여 삶이 한결 살 만해졌다. 인생이 잘 풀린다는 건 결국 자신과 평화롭게 지내는 법을 배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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