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적응 못한 '니모'는 결국 사라지나?
매년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해양을 둘러싼 국제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해양 개발의 중요성과 바다에 대한 국민의 인식 환산 등 해양 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위해 재정된 날이다. 환경의 날, 지구의 날과 별도로 '바다의 날'을 제정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다는 지구 면적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있다. 인류에게 식재료, 연료 등 각종 자원을 제공하고 탄소 저장 등 기후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바다가 사라진다면 지구는 물론이고 인류도 멸종할 수 있다.
바다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결국 우리의 삶을 지키는 것과 같다. 바다 생태계가 망가지는 순간 인류가 영위하던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한 마디로, 바다의 날은 바다를 터전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함과 더불어 국민들에게 얼마나 바다가 중요한 지 알려주는 날이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바다 생태계 유지가 1순위다. 바다 생물들의 먹이사슬이 엉망이 되지 않도록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 이번에는 수많은 멸종위기에 놓인 바다 동물 중 귀여운 외모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은 일명 '니모', 흰동가리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말린과 니모 부자의 실제 모델인 흰동가리는 현재 멸종위기종이다. 2009년 국제자연보호연맹이 발표한 가장 극심한 멸종위기종 10종 중 하나로 꼽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연구진들은 흰동가리의 독특한 번식습성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물들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다. 만약 이 진화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당 종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 연구진들은 10년이 넘도록 파푸아뉴기니 동부 연안에 있는 킴베 섬 주변 바다에서 흰동가리를 연구했다. 그 결과 흰동가리에게는 치병적인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말미잘과 공생하는 흰동가리는 생존을 위해 산호에 의존해야 한다. 이 점을 생각해보면 현재 산호는 해수온 상승과 해양 오염, 포획 등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말미잘과 흰동가리는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진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흰동가리에게는 이 변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진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는 게 아니다. 탈피를 한다거나 변태를 하는 것도 아니다. 번식을 통해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로 차츰 변화가 이뤄진다.
흰동가리는 암컷 한 마리와 번식에 특화된 수컷 한 마리, 그리고 다른 수컷 여러 마리가 함께 사는 가정을 이룬다. 그런데, 만일 여기서 암컷이 죽으면 번식에 특화된 암컷이 성 전환을 이루고, 번식이 활발하지 않던 수컷 중 가장 큰 개체가 번식에 뛰어든다.
이 구조는 건강한 환경에 놓여 있을 때만 해당한다. 만약 환경이 불안정하다면 유전자 변이를 하지 못하고 번식이 끊기게 된다. 이 상황이 유지가 된다면 결국 흰동가리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이대로 바다 생태계가 망가지고 기후환경이 변한다면 흰동가리를 지구에서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야생 흰동가리를 애완용으로 잡아가는 현실이 반영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흰동가리 니모 구하기>처럼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살아남으려는 니모의 처절한 생존기를 봐야하는 상황이 도래할수도 있다.
누군가는 동물이 멸종한다고 큰 일이 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동물이 조금 멸종해도, 또 다시 새로운 종이 등장해 빈 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의견도 종종 들린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동물이 멸종한다면 우리도 즉, 인류도 자유롭지 않다.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물의 삶을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