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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May 30. 2022

흰동가리 일병 구하기

기후변화 적응 못한 '니모'는 결국 사라지나?

매년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해양을 둘러싼 국제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해양 개발의 중요성과 바다에 대한 국민의 인식 환산 등 해양 사상을 고취하기 위해 위해 재정된 날이다. 환경의 날, 지구의 날과 별도로 '바다의 날'을 제정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다는 지구 면적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고있다. 인류에게 식재료, 연료 등 각종 자원을 제공하고 탄소 저장 등 기후를 조절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바다가 사라진다면 지구는 물론이고 인류도 멸종할 수 있다.


바다의 건강을 지키는 일은 결국 우리의 삶을 지키는 것과 같다. 바다 생태계가 망가지는 순간 인류가 영위하던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한 마디로, 바다의 날은 바다를 터전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함과 더불어 국민들에게 얼마나 바다가 중요한 지 알려주는 날이다.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바다 생태계 유지가 1순위다. 바다 생물들의 먹이사슬이 엉망이 되지 않도록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 이번에는 수많은 멸종위기에 놓인 바다 동물 중 귀여운 외모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은 일명 '니모', 흰동가리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말린과 니모 부자의 실제 모델인 흰동가리는 현재 멸종위기종이다. 2009년 국제자연보호연맹이 발표한 가장 극심한 멸종위기종 10종 중 하나로 꼽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의 연구진들은 흰동가리의 독특한 번식습성이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물들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다. 만약 이 진화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당 종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구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 연구진들은 10년이 넘도록 파푸아뉴기니 동부 연안에 있는 킴베 섬 주변 바다에서 흰동가리를 연구했다. 그 결과 흰동가리에게는 치병적인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말미잘과 공생하는 흰동가리는 생존을 위해 산호에 의존해야 한다. 이 점을 생각해보면 현재 산호는 해수온 상승과 해양 오염, 포획 등으로 인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말미잘과 흰동가리는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진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흰동가리에게는 이 변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진화는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지는 게 아니다. 탈피를 한다거나 변태를 하는 것도 아니다. 번식을 통해 다음 세대, 그 다음 세대로 차츰 변화가 이뤄진다.


흰동가리는 암컷 한 마리와 번식에 특화된 수컷 한 마리, 그리고 다른 수컷 여러 마리가 함께 사는 가정을 이룬다. 그런데, 만일 여기서 암컷이 죽으면 번식에 특화된 암컷이 성 전환을 이루고, 번식이 활발하지 않던 수컷 중 가장 큰 개체가 번식에 뛰어든다.


이 구조는 건강한 환경에 놓여 있을 때만 해당한다. 만약 환경이 불안정하다면 유전자 변이를 하지 못하고 번식이 끊기게 된다. 이 상황이 유지가 된다면 결국 흰동가리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주장이다. 

이대로 바다 생태계가 망가지고 기후환경이 변한다면 흰동가리를 지구에서 더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야생 흰동가리를 애완용으로 잡아가는 현실이 반영되어 있었다면, 앞으로는 <흰동가리 니모 구하기>처럼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살아남으려는 니모의 처절한 생존기를 봐야하는 상황이 도래할수도 있다.


누군가는 동물이 멸종한다고 큰 일이 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동물이 조금 멸종해도, 또 다시 새로운 종이 등장해 빈 자리를 채울 것이라는 의견도 종종 들린다.


다르게 생각해보자. 동물이 멸종한다면 우리도 즉, 인류도 자유롭지 않다.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동물의 삶을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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