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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Jun 07. 2022

지구온난화 때문에 거북이 성비 불균형이 생긴다고?

지구온난화가 거북이 생태계의 심각한 성비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 쓰레기 문제와 더불어 멸종위기를 더욱 가속하고 있다.


태어나기 전 성별이 정해지는 인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물과 달리, 바다거북이 모래밭에 낳은 알들은 모래의 온도에 따라 성별이 정해진다. 


알 주변의 온도가 28℃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암컷이, 낮으면 수컷이 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는데, 지구온난화로 바다거북의 번식지인 해변의 온도가 높아져 암컷 거북이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생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환경 온난화와 바다거북의 암컷화’ 연구에 따르면, 태평양 내 어린 암컷 푸른바다거북은 수컷보다 최소 11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컷 100마리당 수컷의 수를 나타내는 성비는 약 0.86으로, 1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 성장한 거북이를 기준으로는 암컷이 수컷보다 55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비 불균형은 곧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라면 50년 안팎으로 거북이가 멸종할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이 더욱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거북이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은 지구온난화뿐만이 아니다. 그린피스는 해양 쓰레기, 혼획(어획 중 목표 어종 외 종이 섞여 잡히는 현상) 등 인간의 이기심이 거북이에게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해파리를 주 먹이로 하는 거북이는 바다에 버려진 비닐봉지, 플라스틱 등을 먹이로 착각해 섭취했다가 질식해 죽거나, 내장에서 분해를 하지 못해 다른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게 된다.


실제로 호주 해변에서 발견된 1,000여 마리의 바다거북 사체 중 절반 이상의 거북이 내장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연구팀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일주일쯤 지나면 거북이가 먹을 수 있는 냄새가 나는 미생물과 조류의 코팅을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무분별한 혼획 역시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많은 거북이들의 목숨을 위협한다. 그린피스가 2020년 발간한 ‘위험에 처한 거북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에서 2008년 사이 850만 마리의 거북이가 혼획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는 “바다의 30% 이상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거북이와 그들의 터전인 바다를 보호할 수 있다”면서 “올해 8월 전 세계 UN 산하 국가들이 UN 해양 조약을 제정하기 위해 모이는 자리에서 보다 강력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990년 설립된 비영리 거북이 보호단체 ATR(American Tortoise Rescue)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5월 23일을 ‘세계 거북이의 날’로 지정하고,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거북의 멸종을 막자고 호소하고 있다. 

ATR은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위협적 상황에 놓여있는 거북이라면 종을 가리지 않고 구조해서 치료한 뒤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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