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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Jun 13. 2022

친환경 살림을 꿈꾸는 사람을 위해 #3

지속 가능한 행주 사용 후 제안

다양한 원단의 천연 원단 행주  © 이현수

주방에서 일회용을 배제하고, 환경친화적인 살림살이로 바꾸기위한 프로젝트 '그리너리에코토크'를 5월 한 달간 진행해보았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던 십여 명의 주부들이 동참해주었다.


지속 가능한 행주의 조건으로 동의한 사항은 첫째, 생분해될 것- 원단과 부자재가 모두 미세플라스틱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둘째, 오래 사용 가능할 것- 물과 햇빛에 강한 재질로 만들어져 기존의 합성섬유 행주들처럼 쉽게 버려지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적게 사고, 오래 쓰고, 덜 버리고, 버린 것은 잘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지속 가능한 살림살이가 될 수 있다. 셋째, 행주의 기본 책무인 잘 닦이고, 잘 빨리고, 잘 마르며 세척 후 오염이 남지 않을 것이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행주 제품 중 우리가 선택한 행주는 소창, 광목, 거즈와 편직물과 같이 각기 다른 원단 조직이다. 원단 특성에 따른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천연행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소창은 한 겹, 두 겹, 세 겹으로 두께를 달리했고 크기도 다양하게 제작 의뢰하였다. 30수 광목은 한 겹, 조직이 성근 거즈는 5겹, 편직물은 아이들 내복으로도 사용하는 올록볼록한 조직이 선택되었다. 세 겹 거즈는 손수건으로 주로 사용되며 행주로 사용하기에 좀 얇은 감이 있더라는 피드백과, 버릴 내복을 잘라 이용해보니 행주나 걸레로 쓰기 좋았다는 피드백을 반영한 선택이었다.


그럼 각기 다른 행주를 한 달 사용해본 후, 에코 패널들이 선택한 용도별 최고의 행주를 확인해볼까? 


상이나 식탁을 닦는데 최고 행주는 편직물 행주이다. 행주와 닦이는 면의 밀착력이 좋아 잘 닦인다. 건조도 빠르다.


식자재나 채소의 물기 제거 (두부, 채소 세척 후)를 위한 최고의 행주는 소창 한 겹이다. 과거에는 소창을 결혼 전 함이 들어갈 때 함을 메는 용도로 사용했다. 새색시는 이때 받은 소창을 자르고 바느질해 부엌에서도 쓰고 아이가 태어나면 기저귀 감으로도 썼다고 한다.


그릇 등을 마른 행주질 하는 데에는 소창 세 겹을 추천한다. 도톰하여 식탁 매트로 추천받았었는데, 겹쳐진 소창은 흡습성이 높아져 마른행주질에 안성맞춤이었다.

식자재의 물기 제거 혹은 보관 시 수분 흡수를 위해 주방 휴지 (키친타월)를 흔히 사용하게 되므로, 행주가 이를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에코 패널이 사용해보았다. 이 역할의 대용품을 찾으면 주방 휴지와 지퍼락, 비닐봉지 등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식자재 보관에 최고는 소창 한 겹이다, 긴 소창으로 둘둘 말아 냉장고 채소 보관함에 보관하면 된다. 오이, 당근, 양파 등 단단한 재료에 적당하다. 물기가 마르지 않고 머금고 있기를 원한다면 광목이 좋다. 통에 광목을 깔고 손질한 채소를 담아 사용할 수 있다. 미나리를 손질해 광목 행주에 넣어 두었더니 사나흘이 지났는데도 싱싱한 채로 있었다.


행주를 사용해보니 더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원단을 직접 바느질해 본인의 용기에 딱 맞는 크기의 주머니를 만들어 더 편리하게 쓰기도 하고, 하얀 행주가 부담스럽다면 천연 염색하여 예쁜 자연색을 품은 나만의 행주를 만들 수도 있다.


천연행주는 무엇보다도 관리가 중요하다. 천연이 바로 위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행주는 가능하면 자주 끓는 물에 삶아 주고, 세탁 후에는 햇빛에 말려주자. 햇빛은 살균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김칫국물이나 고추기름의 붉은 오염이 사라지게 만든다.


친환경 천연행주 사용을 시작한 후, 행주를 사용할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무심코 빼 쓰던 주방 휴지 사용량도 줄였고, 물티슈에 손을 뻗는 일도 횟수가 감소했다고들 한다. 아주 작은 시작이 마중물이 되어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더 환경과 친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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