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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Jun 15. 2022

온실가스 배출하는 소, 트림값 내세요

뉴질랜드, 소·양 ‘트림값’ 받는 전 세계 최초 국가 될까



뉴질랜드가 자국 축산업자로부터 소·양의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에 대한 비용을 받을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와 축산업 대표자 등은 2025년부터 축산업자를 대상으로 소·양 등 가축의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가물 등 온실가스에 대한 비용을 받는 법안 초안을 공동으로 마련했다.


단, 사료첨가제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기여하거나 농장 내 삼림을 조성하는 등 일정 조건에 대한 인센티브 또한 부여하기로 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트림값’에 대한 법안은 축산업을 주로 영위하는 뉴질랜드의 특성에서 비롯된 고충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인구는 500만여 명이지만 사육하는 소는 약 1,000만 마리, 양은 약 2,600만 마리에 달한다. 

소·양 등 되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은 트림, 배설물을 통해 하루 약 500리터에 달하는 메탄가스·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소 한 마리가 연간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소형차 한 대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71억 이산화탄소톤(tCO₂,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값)으로, 이는 지구에서 1년간 발생하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이 중 축산업 비중이 월등하게 높은 뉴질랜드는 1인당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16.6톤으로, 세계 평균(7.3톤)보다 2배가 넘는다. 이에 국제사회에서 뉴질랜드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에 농업 부문을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 같은 법안 초안이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사료첨가제 기술력의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소를 빨리 살찌우기 위해 사료에 밀이나 옥수수를 첨가하는 것이 더 많은 메탄가스를 유발한다는 분석에서다.


이미 사료에 해초를 첨가해 메탄가스 배출량을 82%가량 줄이거나, 마늘에서 추출한 알리신 성분을 사료에 주입해 저감하는 등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메탄가스를 흡수하는 소 전용 마스크까지 등장하고 있다.


나아가 일각에선, 인간의 육식을 위해 무분별하게 가축의 개체 수가 늘어난 것인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질랜드의 이번 법안이 올해 12월에 최종 확정되면 가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에 대해 비용을 물리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쇼(James shaw) 뉴질랜드 기후변화부 장관은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메탄가스 양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농업을 위한 효과적인 배출가스 가격책정 시스템이 이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배출량을 45%까지 감축할 경우,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섭씨 0.3도만큼 막을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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