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안전 지대?
2050년 영국의 주택 20만 채가 침수로 인한 부동산 잠식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디언즈에 따르면 지난 주 영국의 환경청 책임자인 제임스 베반 (James Bevan)은 많은 주택을 구할 수 없거나,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이 비경제적이며, 어쩌면 전체 공동체가 내륙으로 이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고 하는데, 그는 "모든 불편한 진실 중 가장 어려운 진실"이라고 말했다. 제임스의 이런 발언에 이어 오늘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만 가정이나 사업체가 물에 잠길 것이라는 이 추정치는 피어 리뷰 저널(Oceans and Coastal Management)에 발표 된 East Anglia의 Tyndall Centre의 연구원들로부터 나왔다. 기후 붕괴의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홍수를 일으킬 해수면 상승은 이제 거의 불가피하고, 위험에 처한 주택의 가치는 수천억 파운드에 달할 것이다. 영국 해안 주변의 해수면은 2050년까지 약 35cm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더해, 해안 침식은 폭풍이있을 경우 더 높은 파도로 이어져 더 큰 피해를 야기시킨다.
해수면 상승의 원인은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상승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바닷물의 온도 상승으로 물이 팽창해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다. 2021년 12월 21일 미 해양대기청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인구의 약 40%가 해안가에 살고 있고, 유엔의 해양지도에 따르면 세계 10대 도시 중 8개가 해안 근처에 있어서 해수면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해안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해안 도시에 설치된 도로, 다리, 교통망, 상.하수도, 발전소, 매립지 등의 위험을 초래한다. 대형 쓰나미나 태충이 강타할 때 더욱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으며, 태풍의 강도와 기간은 점점 강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전 세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면 한반도는 안전할까? 물론 아니다.
해양환경공단에서 제공하는 해수면 상승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인류가 특별한 조치없이 현재처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삶을 영위하는 RCP 8.5의 경우 2050년 우리나라의 해수면은 약 40cm 상승하여, 서해안과 남해안의 해안지역 곳곳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 침수면적은 약 256.8Km2으로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89배에 해당한다.
IPCC 6차 보고서 요약본에 의하면 2100년 해수면이 1.1m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2015년에 발표되었던 5차 보고서보다 20cm나 더 상승할 것을 수정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뉴욕, 상하이, 뭄바이, 자카르타 등 세계적인 대도시가 물에 잠기게 되고, 우리나라의 송도, 부산 등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침수면적은 약 501.51km, 여의도 면적의 약 173배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내륙 이주를 고민하는 것은 영국뿐이 아니다. 인도네시아가 수도 자카르타의 수도이전을 준비 중이고, 마셜제도에 살고 있는 원주민 1/3이 미국으로 이주했고, 인도양의 몰디브도 새 거주지를 물색 중이라는 소식이다.
그렇다고 살던 터전을 버리고 내륙으로 이주하는 것이 방법일까? 아직 우리에게는 기회가 있다. 기후변화를 1.5도씨 아래로 막아낼 다양한 계획이 실행되고 있고, 대전환을 이뤄 어리석었던 인류를 구해낼 마지막 시간 2050년까지의 28년 말이다. 내일을 두려워 하기보다, 그 두려움으로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개인이 되어보는게 어떨까? 그 개인의 목소리와 불끈 쥔 주먹으로 기업을 움직이고, 정책을 발의하여 정부를 바꿀 것이며, 각 나라의 이런 힘이 세계를 명확한 한가지 목표로 나아가게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