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지향을 하면서 내가 먹었던, 그리고 먹고 있는 음식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 어떤 영양소가 얼마나 함유되어 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편이다. 비건 지향 식단을 유지하기 위해 손가락은 조금 더 바빠졌다. 채식 어플에 자주 접속하게 되고 인터넷 검색창에 식당과 메뉴를 검색해서 비건인지 확인한다. 그래도 먹는 즐거움이 삶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편이다. 주로 가던 식당만 가기 편이기도 하고 웬만하면 도시락을 싸서 끼니를 해결하기 때문이다.
* 비건: 가금류, 육류, 유제품, 계란 등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다.
약속이나 일 때문에 새로운 지역에 가게 되면 어김없이 채식어플을 실행한다. 간혹 채식어플에 나오지 않는 음식들이 비건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왜냐하면 채식어플 정보는 자체 조사와 제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비건 메뉴가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을 때가 있다. 그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망이 솟아오를 때다.
비건 지향 이전에는 떡볶이를 자주 먹는 편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분식집을 가거나 배달을 시켜 먹으면 껴서 먹는 정도였다. 혼자서 떡볶이를 요리하거나 배달 시켜서 먹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비건을 시작하고 떡볶이에 대한 특별한 애정 공세가 시작되었다. 자극적인 음식이 당겼기 때문일까. 떡볶이, 튀김, 부침개, 라면 등 전에는 좋아하지 않았던 음식들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다.
비덩주의자에서 비건 지향을 하게 되었을 즘이었다. OO떡볶이를 자주 먹었었다. 비건 지향을 하게 되면서 내심 OO떡볶이가 비건이길 기도했다. 하지만 불길한 기운이 맴돌았다. 떡볶이 소스에 동물성 재료가 들어있을 것 같았다. 예를 들면, 한우 베이스 육수나 멸치 육수와 같은 것들이다. OO떡볶이뿐만이 아니었다. 자주 먹던 꽈배기류에도 달걀이나 유제품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 비덩주의자: 덩어리 고기(육류)를 먹지 않는다. 흔히 분말이나 액체 형태로 된 육수는 먹는다.
과연 나의 직감은 들어맞았을까? 입은 참 무디다. 육식에 길든 내 입은 구분해낼 능력이 없다. 내가 먹는 음식, 식품에 어떤 원재료가 함유되었는지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원재료를 확인하는 방법은 내가 먹는 식품이나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총 세가지로 분류했다. 포장된 식품(과자 등), 가맹점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일반음식점, 가맹점이 있는 음식점.
첫째, 포장된 식품 같은 경우에는 원재료명을 확인하면 된다. 보통 원재료명이 표기된다. 그리고 보통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의 경우, 하단에 별도로 표기가 된다. 식품의 포장재를 확인하는 행동은 알레르기가 있거나 채식 식단을 꽤 오래 하신 분들에겐 이미 몸에 배 있는 습관일 것이다.
둘째, 가맹점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일반음식점의 경우에는 주인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노점 점포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나 음식에 함유된 성분이 따로 표기되어있지 않다.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돼지고기가 국내산인지 외국산인지는 표기되어 있지만 음식별로 멸치육수가 들어가는지, 유제품이 들어가는지 보통 표기하지 않는다. 직원에게 문의하는 수밖에 없다. 직원이 거짓말하면 어떻게 하냐고? 그러면 뭐... 된통 당하는 거다. 이런 경우에는 답이 없다. 물론 보통은 무엇을 빼달라고 하거나 무엇이 들어가냐고 물으면, 경험상 음식점 직원들은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면서 보통 정직하게 답변해준다.
가맹점이 있는 음식점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와 그 외의 업체로 나뉜다. 두 가지의 경우에 식품 성분을 확인하는 방법도 다른데 이번 기사에서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알레르기 성분을 확인하는 방법에 관해서만 다루도록 하겠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메뉴별로 알레르기 성분이 표기되어 있으므로 음식에 어떤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파리바게트, 피자헛 등과 같은 업체들이다. 2017년 5월 30일부터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상으로 시행된 ‘알레르기 유발식품 표시제’ 덕분에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같은 경우에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표시제 덕분에 비건인들도 혜택을 누린다. 논비건 물질은 대부분 알레르기 유발 성분에 해당이 되어서 표기 의무 대상이기 때문이다.
식약처에 의하면, 식품 알레르기 표시 대상은 난류(가금류에 한한다),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새우,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아황산류(이를 첨가해 최종제품에 이산화황으로 10mg/kg 이상 함유한 경우), 호두, 닭고기, 쇠고기, 오징어, 조개류(굴·전복·홍합 포함)를 원재료로 사용한 경우다. 이런 식품을 직접 사용하여 함유한 식품이나 추출 등의 방법으로 얻은 성분을 사용한 경우에는 표시 대상이다.
만약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알레르기 유발식품 표시제’에 해당되지 않는 업체는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필자 같은 경우에는, 본사에 메일을 보내거나 고객센터에 문의 글을 올렸다.
스타벅스코리아 같은 경우에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표기해두기도 했지만, 새로 나온 식품의 경우에는 정보 반영에 시간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문의 글을 남겨 확인해본 적이 있다. 문의 글을 남길 때마다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동물성 식품'이라는 단어로 질문했지만 답변에는 '비건'으로 응답했다. 비건에 대한 인식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반면 미미고 꽈배기, 신참떡볶이의 경우에는 문의 글에 대해서는 답변조차 받을 수 없었다.
실제로 미미고꽈배기 같은 경우에는 한 채식어플에 비건으로 표기된 식품이다. 하지만 문의 메일로는 비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서 나름 식품 안전과 환경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들이 관찰되기도 하지만, 위와 같이 알레르기 성분이 표기되지 않거나 표기에 대한 문의 글에 대한 답변이 없어도 별다른 제재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제도적으로 알레르기 성분 표시를 의무화해야 하지 않을까?
법령을 찾아봤다. 아직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2022년 1월 1일 실시 예정인 시행규칙에 따르면, 표시 대상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표시하지 않은 식품 등은 회수, 압류, 폐기처분 대상 식품이 된다. 즉, 표기하지 않는 식품은 법적으로 판매가 불가하도록 제도가 마련되었다. 소비자로서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비건에게도 어깨가 덩실거릴만한 소식이다.
그렇다고 2022년까지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 알레르기 표기가 되어 있지 않은 식품의 성분을 당장 확인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에디터 이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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