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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Apr 22. 2022

[ESG] 너도 나도 ESG, 알고 말하는 거야?

낯설고도 익숙한 ESG, 개념부터 현 상황까지 훑어보기

이제는 ESG라는 단어가 무척 익숙하다. 신문이나 뉴스에서 너도나도 ESG를 언급하는 탓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거다. 이토록 친근한 ESG,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지만 그 정확한 뜻과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4월 플래닛보이스는 플래닛타임즈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ESG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동안 궁금했던 ESG 개념부터 국내 흐름, ESG 등급별 의미를 하나씩 짚어보자.  

김지영 기자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 받은 '경상남도 풍력발전소' 980억 투자받았다

지난해 8월 KB금융은 경상남도 양산시에 위치한 풍력발전소에 98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액을 주선했다. 이 발전소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심사 항목이었던 ESG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풍력발전소 투자 금액 980억 원 중 320억 원이 KB금융 직접투자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다. 쉽게 말해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3가지 요소를 주요 기준으로 삼고 기업 혹은 단체 등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고 있는지 판단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뉴스에서 OO기업이 ‘ESG 경영’을 선포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면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ESG는 투자자와 기업 모두가 성장하는 핵심 가치다. 지금까지 재무적 가치 판단만으로 투자가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비재무적 가치 판단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다. 


전 세계 기업들, ESG 경영에 뛰어들다

ESG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용어가 아니다. 기업경영과 윤리, 환경과 인권 등 우리 사회에서 주요하다고 여겨진 요소들이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묶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ESG에 열광하기 시작했을까?

  

혹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논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 제조업체인 A 기업에서 ESG 경영을 선포했다고 생각해보자. A 기업은 기존에 싼값에 구매하던 플라스틱 용기 대신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친환경 용기의 가격은 플라스틱 용기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3~4배까지도 단가차이가 생긴다. 이 금액을 고스란히 A 기업이 짊어지게 된다. 물론 친환경 용기로 변경했다는 이유로 화장품 가격을 올린다 해도, 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다. 1~2만 원 하던 화장품을 갑자기 3~4만 원에 판매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포하는 진짜 이유는 "투자" 때문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ESG를 핵심 투자지표로 삼았다고 밝히면서 투자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ESG를 강화하는 기업을 선별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투자 전략의 핵심이 됐다. 가장 신속하게 움직인 건 자산운용사들이다. 그들은 ESG 관련 상품을 빠르게 내놓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투자가치에 더욱 주목하기 시작했다.          

            


ESG 연구원 신지영 대표의 『지금 당장 ESG』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87년, 유엔환경계획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그 내용이 『Brundtland Report』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 보고서는 지속 가능성은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후 1989년 미국 알래스카 원유 유출 사고, 브라질 리우 환경선언, UNGC 10대 원칙 등이 있었고, 2004년 ESG라는 용어가 UN 글로벌 콤팩트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이 보고서를 통해 UN은 기업의 책임 있는 경영을 위해 ESG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6년 투자자가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투자 결정 요인으로 반영하도록 하고, 기업이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자는 UN 책임투자원칙이 등장했다. 전 세계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는 이 원칙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투자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1200여 개의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가 여기에 참여했고, 우리나라 역시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등이 참여했다. 앞서 어렵게 설명했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기업이 금전적 성과는 물론이고 그 외의 비재무적 부분에서 기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경영을 보여주고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후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이뤄지고 넷제로(Net-zero) 등 환경은 물론이고 인권과 같은 분야에 대해서도 다양한 논의가 오가면서 ESG의 필요성이 더욱 견고해졌다. 이제 투자자들은 ESG 자료를 통해 해당 기업의 투자 가치를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ESG 평가 : 기준과 논란

ESG 등급은 말 그대로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 등급은 사업에 가장 중요한 ESG 경영을 기업이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E, S, G 각각의 항목별로 등급을 주고 있으며, 3개의 등급을 합한 총 ESG 등급을 별도로 산출한다. 등급은 S, A+, A, B+, B, C+, C, D+, D로 나뉜다.    

                 

ESG평가 단계 ⓒKCGS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등급을 받고 싶은 기업은 평가 기관에 의뢰를 맡기면 된다. 평가기관은 해당 기업이 공개한 사업보고서, 지속가능성 경영보고서, 홈페이지 등의 기업공시와 감독기구 지자체 등의 기관 자료, 뉴스 등 수많은 기초 데이터를 수집한 후 평가 기관이 세운 기준에 맞춰 기본 평가, 심화 평가를 진행한다. 기관의 평가가 끝나면 이를 정확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검증을 실시하고,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기업에 ESG 경영 피드백을 제공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의 경우 ESG등급 평가는 평가기관이 주도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기업이 평가기관에 의뢰를 해야만 평가가 진행되고, 등급을 받을 수 있다. 해외의 경우는 반대다. 기업이 의뢰하지 않더라도 평가 기관이 주도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어 불특정 기업들의 ESG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 ESG등급은 필요에 의해 측정된다. ESG경영을 선언하거나 어느 정도 ESG경영에 자신 있는 기업들이 등급을 받는다. ESG등급이 필요하지 않거나 낮은 등급을 받을 것 같으면 애초에 평가 신청 자체를 진행하지 않으면 된다는 게 ESG평가 현 상황이다. 


가치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들은 ESG에 꽤 민감하게 반응한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쉽게 말해 기업을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주요 요소이며, 이를 기준으로 소비가 이뤄지기도 한다. 애초에 낮은 등급을 받을 바에야 ESG 평가를 받지 않고 블라인드를 유지하는 게 더 득이 되는 셈이다. 


기업의 ESG 평가 참여 외에도 ‘평가 기준’에 대해 말이 많다. ESG평가 기관에서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하고 있는지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평가 기준을 밝혀야 한다”와 “밝히지 말아야 한다”의 팽팽한 대립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평가 기준 공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평가 기관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또, 기준이 공개되면 기업들이 능동적인 ESG경영이 아닌 등급을 위한 ESG경영을 할 것이라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은 평가 기준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왜 ESG 등급을 이렇게 받게 됐는지 상세한 내용을 공개해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날의 칼, ESG평가 기준을 둔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K-ESG는 성장보다는 적응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로 보인다. ESG가 왜 필요한지, ESG를 통해 기업은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등 기업 임원진들이 ESG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한 임직원 및 전 직원들을 위한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 ESG는 지금까지 해온 지속가능한 경영, CSR과는 다르다. 빠른 시일 내 적응기에서 벗어나 성장기에 들어선 K-ESG의 미래를 그려본다. 


ESG에 대해 조사하면서 수많은 물음표를 마주했다. A부터 Z까지 완벽하게 정리된 ESG기준이나 평가 방식은 찾기 힘들다. 또, 특색있는 ESG경영을 하는 기업도 일부 있지만, 환경 분야만 살펴보면 대부분 플로깅이나 플라스틱 재활용 같은 비슷한 류의 환경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맞는 친환경 활동을 기획하기 보다는 이미 잘 되어 있는 활동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는 곳이 많다.


※ 참고자료

1. 『지금 당장 ESG』 ESG 연구원 신지영 대표, 천그루숲

2. <ESG Handbook>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웹사이트

3. 산업통상자원부 ESG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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