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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닛타임즈 Feb 08. 2022

남태평양 피지, 패들링 환경 운동가

"우리가 하는 건 단지 바다를 즐기고,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뿐"

▲Suva SUPer 로고 ©Suva SUPers


몇 년 전부터 쓰레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급증하였고, 이렇게 쓰레기를 줄이는데 이바지하고자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들이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그린피스와 같은 환경단체에서도 항상 해왔던 비치 클린업, 브랜드 오딧(어떤 브랜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는지 감시하는 활동)도 있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작은 규모의 한국 단체들(가령 세이브 제주 바다)에서도 이러한 활동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서도 이러한 클린업 활동을 하면서 점점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운동가가 있어서 그를 인터뷰하였다.

기자 권새봄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로데릭이라고 합니다. 피지 사람이고요. ANZ라고 뉴질랜드 은행에 근무하고 있어요. 전공은 컴퓨터 공학 분야입니다. 84년생입니다. 


Q.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코로나가 여기서 시작되었을 때 우리 5명이 매일 5시 30반에 물에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패들링요. 매일 집에서 못 나오니까 취미로 시작했어요. 보통 샌드뱅크로 가요. 해변에서 약 3.5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에요. 보통은 7km 왕복을 해요. 이걸 매일 하다 보니까 쓰레기가 많이 눈에 띄어서, 클린 업무를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하다 보니까 이게 좀 자주 그런 것에요. 플라스틱, 라면 패키지, 낚싯줄, 기저귀 등이 발견되었어요. 그리고 폭우가 쏟아질 때 쓰레기가 훨씬 많이 발견되어요. 그래서 우리는 이게 문제라고 인식하기 시작했어요. 어디서 오는 걸까.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를 서로 토의하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왜 패들링을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이걸 좀 치우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했어요. 그렇게 하려면, 사람들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물놀이 안전에 대해서 좀 교육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스탠드 업 패들링에 관해서 설명하고, 그리고 쓰레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거죠. 해변가에서 가깝고, 매일매일 패들링하면서. 원래 패들링을 하던 이들이 있었고, 우리를 그 그룹에 추가하면서 시작되었어요. 처음에는 그냥 레크레이션으로 시작한 일이었어요. 


처음에는 그룹 로고, 페이스북 페이지 만들고, 작은 규모의 토의를 하다가 일이 커지면서, 물놀이 안전교육을 하는 거 어떨까요 라는 말이 나왔어요. 그러면서 그 패들링 전에 약간의 클린업을 하는거죠. 이벤트 행사 페이지를 만들고, 초반에는 그렇게 많은 미디어 커버리지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냥 사람들을 집결하는 거에 목적을 두었어요. 


처음에는 패들링 보트를 타는 70명과 함께 온 어린이들도 있었어요. 아이들도 참여하고, 클린업하면 패들링 보트도 체험할 수 있게 했어요. 많은 사람이 겁을 내는 건 아니지만, 패들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 매우 손쉬운 운동이에요. 최근 많은 현지인이 관심을 보였어요. 물론 외국인들도 있지만요. 해외에서 온 이들은 이미 해본 적이 있고, 현지인들은 해보진 않았지만 매우 열심이에요.


▲패들링 하는 Suva SUPers  ©Suva SUPers


Q. 패들링은 어느 곳에서 시작하는 건가요?

수바(이곳 피지의 수도) USP(남태평양 대학) 캠퍼스 내에서 시작해요.


Q. 펀딩을 어디서 받나요?

지금은 펀딩 없어요. 많은 사람이 우리가 일종의 단체냐고 물어와요. 우리는 5~6명 남자가 모여 레크레이션 스포츠로 시작했는데, 클린업을 결국 하게 된 거예요. 애초에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는 아니었고, 결론적으로는 선한 결과를 낳게 되었어요.


Q. 얼마나 자주 이루어지는 활동인가요?

한 달에 한 번 클린업하고, 지역을 돌아가면서 타겟해서 홍보를 해요. 두 번째 지역은 시내 백화점 타푸시티 근처 흐르는 작은 냇가를 중심으로 클린업 활동을 했어요. 그게 신기하게도 많은 홍보 효과를 누렸어요. 우리는 시의회랑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이랑 같이했어요. 미디어가 굉장한 관심을 보였어요. 처음 클린업 때 50명부터 시작해서 그 때 당시 200명으로 늘어났어요. 스폰서 NPF(피지연금공단)가 주차공간을 제공했고, IUCN은 200벌의 티셔츠를 제공해줬고요. 성공회에서도 지원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쓰레기 1t을 거두어들였어요. 그날 약 1,000kg이죠. 마치 쓰레기가 많이 없는 것 같이 보이는데, 문제의 진원지가 어딘지 찾아보니 강 상류 쪽이었어요.


▲ 동트는 해와 플라스틱 쓰레기 ©Suva SUPers


Q. 이벤트 전에 PR을 했나요?

조금 했어요.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우리와 와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게 신기했어요. 우리가 그 핵심이 될 거라고 생각은 안 했지만, 이런 활동에 있어서 핵심 컨텍 포인트가 되어갔어요.

우리가 세 번째 한 클린업은 라미라고 수바의 서쪽인데, 라미 시의회와 그곳의 지역 커뮤니티들이 같이 참여하였어요. 그곳에서 약 2t의 쓰레기를 수거했어요. 2,000kg이죠. 


Q.  원래 본업이 있으신데 방해가 되지는 않나요?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건 사실이에요. 처음에는 그렇게 열정적이진 않았어요. 근데 시간이 흐르면서 더 열정적으로 되었죠.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활동이었어요. 그전에도 약간 환경에 대해서 깨어 있었지만, 환경을 수호하는 활동가가 되고자 했던 건 아니었어요. 

▲패들링 하며 주은 플라스틱 쓰레기  © Suva SUPers  

Q.  이것 전에는 어떤 환경적인 활동을 하였나요?

그전에는 커뮤니티 클린업 활동이 있었어요. 모든 단체에서 그렇듯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도 그런 활동들을 해왔어요. 그래서 나무 심기, 비치 클린업 그리고 노인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일들, 지붕 놓는 일, 벽에 시멘트 바르는 일 등은 해왔어요. 자원봉사활동이죠.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은 바다에 더 집중하려고 하죠. 우리가 그곳에 항상 있으니까요. 저는 플라스틱을 되도록 안 쓰려고 하고, 재활용하려고 노력해요. 용기들 말이에요. 그래서 하이킹 갈 때도 가는 길에 보이는 쓰레기들을 줍곤 해요. 쓰레기가 어느 곳에나 있어요. 


Q.  제로웨이스트 운동인가요?

그러려고 노력해요. 가령 모아나 카페(현지 커피숍)에서 저번 주 목요일 다른 단체들이랑 그룹 토론을 했어요.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지역 커뮤니티들을 돕고 이 이슈들을 멈추게 만들 수 있을지를 토론했어요. 좋은 토론이지만, 좀 광범위한,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토론 같은 거죠. 


모아나 카페 사장님과 유리병 재활용에 관해서도 이야기해봤어요. 지금은 파라다이스 베버리지 회사(현지 음료 회사)는 주류 병을 매우 세밀하게 분쇄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우리는 같은 크기의 병들을 매우 세밀하게 분쇄해서, 이 유리로 샌드블라스트 기법처럼 재활용 할 수 있는지 보고, 그 재활용 방안을 제안하고자 해요. 이 방법이 매우 비용효율적이기 때문이에요. 또한 IUCN에서 펀딩을 얻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어요. 미국 정부도 우릴 도와주고 있는데,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서 넣으면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공병 회수제도를 도입하려고 프로포절을 작성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이 외에도 개울가에 필터를 설치해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도 하려고 해요. 그걸 통해서 통계를 내려고 해요. 중요한 건 우리가 수거한 쓰레기를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려고 해요, 코카콜라 병이 많이 나오면, 그곳에 실제로 편지를 쓰는 거죠. 이걸 생산한 생산자가 문제라는 식의 편지를 보내는 거죠. 그래서 하나는 현지 음료수 제조업체인 파라다이스 베버리지, 하나는 기저귀 회사 하기스 등 그들에게 우리가 이만큼의 쓰레기를 수거했어요라고 알리는 거에요. 이게 논쟁거리가 되고 있고, 물건을 생산할 거면 그것에 대한 방안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알리는 거예요.


▲비치 클리닝 중인 로데릭 ©Suva SUPers


Q.  현재 팀원들 간의 역할이 명시가 되어있나요?

지금은 저와 한 명이 리드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들은 따라오는 역할이에요. 여러 명 인원이 없다 보니까 할 수 있는 일을 각자 해요. SNS를 통해서 홍보하고 이런 거요.


Q.  그럼 이 단체는 클린업이 주 활동인가요?

저희 타겟은 재활용이에요.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죠. 매립을 줄이는 일이에요. 이게 지역 커뮤니티에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종교적인 문제도 되고 있어요. 피지 사람들은 쓰레기가 문제라고 대놓고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직면하여 식별하고, 물론 갈등이 생기기도하지만 어느 정도 토론의 장이 생겨나요. 사람들이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게 돼요.


Q.  여기선 쓰레기가 모두 매립이 되죠.

보통 매립돼요. 여기서 가까운 라미에 매립지가 있었지만, 쓰레기 악취 냄새 때문에 더 먼 곳으로 매립지를 이동했어요.


▲ 바다에 떠 다니는 냉장고 쓰레기  © Suva SUPers


Q.  얼마나 단체를 운영하였나요?

4달 정도요. 그 전에 한 4달 정도에요. 저는 패들링을 3~4년 했지만, 그전에는 로고가 없어서, 로고를 만들고, 상품을 만들고, 한 7달 정도가 소요되었네요. 4달 정도는 실제 활동을 했고, 3달 정도는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심하는 단계였어요. 아직 목표나 미션이 별도로 설정되어 있지 않아요. 우리가 하는 전부는 단지 바다를 즐기고, 사람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거예요.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청년 로데릭. 그는 자기가 사랑한 바다 덕분에 새로운 열정인 환경운동에 발을 디뎠다. 아무도 안 나설 때 나부터라도 나서야 한다는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남태평양 섬나라 피지의 환경, 나아가 우리 모두의 바다는 로데릭과 같이 변화를 촉구하여 정부, 기업을 움직이는 청년들이 늘어남으로서 더욱 밝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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