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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Jul 12. 2024

<그림을 산다는 것은 소우주를 만난다는 것이다>

- 김윤경 작가 개인전에서 그림 두 점을 샀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소우주를 만난다는 것이다. 김윤경 작가님의 그림 두 점을 샀다. 두 점 다 내 마음을 뺏은 그림이다. 한 점은 부산아트페어에서 한눈에 좋아진 그림이고(따뜻한 가정이 느껴지는 현대적인 추상 그림), 다른 한 점의 그림에는 중앙에 작은 둥근 원형체가 4개 있다. 노란 둥근 원형체다. 나는 이렇게 해석되었다. 그 원형체의 공은 내 인생의 문이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공은 김윤경 작가, 두 번째 공은 황보름 작가, 세 번째 공은 이연 작가, 네 번째 공은 물음표다. 연푸른 빛의 바탕, 저 너머의 미지의 세계에서 별처럼 빛날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네 번째 주인공은 나일까? 아니면 저 너머의 미지의 세계에서 별처럼 빛날 나를 만들어 줄 또 누군가일까? 


아니면 다음 섹션에서 만날 또 다른 소우주들일까? 스펙트럼 한 색의 향연, 빛깔들

선보다는 형태보다는 나는 색이다. 색이 주는 위로, 기쁨, 즐거움, 행복! 그래서 앙리 마티스가 좋고, 김윤경 작가가 좋다. 앙리 마티스가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을 때 생각한 컷아웃은 그가 얼마나 진실로 예술을 사랑했는지 알 수가 있다. 앙리 마티스가 죽을 때까지 예술을 포기하지 않고 혼을 불태운 그의 열정, 의지가 내가 그림을 보는 기준이다. 그의 철학, 그의 그림이 지친 사람들에게 안식이 되고, 위로가 되어 생을 다시 살 수 있는 원천이 되고 기쁨과 행복을 주고 싶어 한 숭고한 마음이 내가 그림을, 미술을 사랑하는 원천, 바탕이 된다. 나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밝고 희망찬 글을 쓰고 싶다. 

그런 나의 열망이 담긴 그림이 바로 내가 산 그림의 메시지다.(나는 그 그림을 보자마자 이렇게 느꼈다. 순전히 나만의 감상이고, 해석이지만)


내가 이 그림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는 가에 대해 작가님에게 설명을 했다. 그림을 살 때에는 그 그림을 내가 사는 자격이 되는지에 대해 작가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허락을 받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림은 누군가의 소우주다. 그의 삶을 바친 것이다. 사람의 삶이야말로 작품이고 예술이다. 비뚤어진 것도 예술, 모난 것도 예술, 똘똘한 것도 예술, 부드러운 것도 예술, 거친 것도 예술, 모두가 값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앙리 마티스가 가장 좋다. 특히 삶의 기쁨, 다발, 방스 로사리오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좋다. 


"앙리 마티스가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와 휴식, 기쁨, 행복을 주려고 그림을 그리겠다고 한 것, 그리고 다발 작품으로 사람들이 가지치기하듯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기쁨과 행복이 쭉쭉 뻗어가게 한 것, 방스 로사리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의 색채의 빛으로 그곳에 온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기쁨과 행복으로 살아가게 하려고 한 것, 그런 신념, 철학, 삶의 태도가 저는 참 좋아요. 제가 배우고 싶은 부분이에요. 그가 그렸던 '삶의 기쁨' 작품처럼 선생님의 작품에도 그런 마음이 보여요. 앙리 마티스도 색채, 선생님도 색채, 저도 색채, 뭔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앙리 마티스가 미술을 대하는 기준을 만들어 주었고, 선생님은 저에게 미술의 세계를 인도해 준 사람이고(나의 첫 미술 선생님), 또 이 그림 두 점은 선생님이 인물화에서 추상으로 넘어오면서 처음으로 그린 처녀작이고, 또 푸른빛을 따뜻하게 써서 변주한 첫 작품인 것 같아서요. 이 두 그림은 제게는 의미가 있어요. 제가 그림을 처음으로 산다면 선생님의 그림을 사고 싶어요. 선생님의 개인전에도 오늘 처음 왔어요. 저한테는 의미가 많아요. "

"아, 선생님이 그렇게 말해주시니, 정말 너무 기뻐요. 작가들은 그림이 자식 같아서 팔고 싶지 않고 갖고 싶어 하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선생님이 이 그림의 최고 주인이에요. 제 그림을 정말 아껴주실 것 같아요."

"선생님, 이 두 그림은 제게 평생 아끼고 사랑하겠습니다."


"저는 그림을 볼 때에는 그림값을 보지 않아요. 그림값을 먼저 보게 되면 사람이 초라해져요."

작가님과 그녀의 언니는 깜짝 놀라워했다. 

그림값을 보게 되면 이 그림을 사야 되나? 말아야 되나? 내가 생각하는 가격보다는 비싸면 마음이 쪼그라들어 사지 못하게 된다. 나는 얼마 전에 남편에게 나도 이제는 그림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보는 나만의 기준, 가치관이 생겼다) 50~100만 원 정도면 1년에 한두 점은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이 여성브랜드의 재킷, 슬랙스, 스커트, 원피스 가격과 비교해 보면 살 수 있는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명품가방 하나의 가격, 가치보다 그림은 더 명품이고 가치가 있다. 그림은 그 사람의 삶과 혼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남편과 내가 아침마다 좋아하는 음악들을 들으면서 이 그림들을 보는 상상을 하니 마음이 벅찼다.  


그러나 내가 사고 싶은 그림은 내가 생각한 그림값보다는 한참 비쌌다. 당연했다. 그림값의 기준에는 호수의 크기도 있는데 그림 두 점은 크기가 컸다. 그리고 한 점은 인물화에서 추상으로 넘어가면서 처음으로 그린 처녀작이고, 다른 한 점은 그 추상에서 변주된 노란색을 쓰지 않고 푸른색을 쓴 그림이다. 푸른색인데 차갑지 않고 따뜻하고 희망에 찬 색이다. 둘 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그림이다.


김윤경 작가에게 처음으로 미술을 배웠다. 그리고 그 미술의 시간과 공간 덕분에 나는 예술의 세계에서 남편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다시 문학으로 나의 갈 길을 찾아가고 있다. 

앙리 마티스의 밝고 희망찬 가지 뻗기 "다발" 작품처럼 나는 쑥쑥 자라고 있다. 아직 어린 나무의 뿌리는 깊지 않고 가지는 얼마 없지만 또 다른 가지가 생길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그 나무에는 꽃이 피고 열매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나무의 뿌리는 더 깊어지고, 가지는 더 자라고, 뻗고, 큰 나무가 되어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산 한 점의 그림은 나와 남편, 내 자녀들, 우리 가정, 우리 가족의 평온과 평화, 행복을 지켜줄 것이고, 다른 한 점의 그림은 나의 미래를, 남편의 미래를, 내 자녀들의 미래를 지켜줄 것이다.

첫 번째 공은 남편의 우주, 두 번째 공은 나의 우주, 세 번째 공은 큰아들의 우주, 네 번째 공은 작은 아들의 우주이기도 한 것 같다. 공은 나란히 있다. 사랑은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곳을 보는 것이다. 


(또 이렇게도 해석이 된다. 첫 번째 공은 미술, 두 번째 공은 예술, 세 번째 공은 문학, 네 번째 공은 나의 또 다른 무엇, 그리고 한 해의 나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김윤경 작가에게 산 나의 그림에는 나만의 여러 가지 꿈들의 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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