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특별 엄명>

- "네, 저도 출근 글쓰기, 퇴근 글쓰기 할게요."

by 김현정

"어, 피난다. 당신 잇몸에 피가 난다."

밥 다 먹고 입술을 훔치고 있던 나를 보고

놀란 남편의 말

피난다는 말에 더 놀란 나

"어디요?"

티슈에 묻어난 선명한 피

"잇몸에서 피나네."

"글쓰기 그만해라!"

"병난다. 전조증상이다.

무시하지 마라."


"네."


코 옆에도 피곤해서 난 뾰루지 종기

왼쪽 손목 밑, 마우스를 움직일 때

데이는 손목 밑 부분

붉게 부었던 자리에 화상 흉처럼

고동색으로 피부색이 변했다.

굳은살이 생긴 손목 밑 부분


"그러다가 못 생겨지면 어떡하려고."

못마땅해하는 남편,

걱정이 늘어만 가는 남편이

오늘은 엄명을 내린다.

"오늘은 너무 더워서요. 집에서

하루 쉬려고요."

"안 된다. 밖에 나가 놀아라. 내가 태워줄 테니까

라인댄스도 하고 나가 놀아라."

"집에 있으면 또 컴퓨터 앞에서

글만 쓴다. 글 쓰는 것 진이 다 빠지는 거다."


"네."


퇴근하고 온 남편, 거실 소파에 앉아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나오는 나를 보고

눈에 힘이 들어간다.


"나도 이제 놀아야지. 당신이랑 텔레비전 보고

놀아야겠다."

"나도 퇴근이닷!"


그제서야 남편 눈에 들어간 힘이 풀린다.

"몸이 힘들다고 전조증상이 생기는 거야.

무시하면 안 돼."

"당신은

자신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잖아."


"네."


남편의 속 깊은 걱정에, 나는

'남편이 없을 때 글쓰기 해야겠다.'


나도 출근 - 글쓰기 합니다.

나도 퇴근 - 글쓰기 종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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