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ve, Scarlett , Some like you
<Eve> 2022년 tvN 드라마 서예지와 박병은이 출연한 16부작 드라마다. 주말에 넷플릭스에서 시청했다. 서예지와 유선의 강렬한 연기가 압권이어서 몰입도 있게 시청했다. 처절한 복수와 애절한 사랑은 고혹적이면서도 아련하다. 16부작의 마지막 장면은 그녀의 그리움으로 가득 차 마음이 애틋하다.
유선의 사랑, 서예지의 사랑, 박병은의 사랑
모두의 사랑이 아프다.
나는 Adele의 Some like you를 연속적으로 들으면서 내 마음의 여운을 달래고 있다.
Sometimes it lasts in love (그 말이 가끔은 사랑으로 남기도 하지만)
But sometimes it hurt instead (가끔씩은 상처가 되기도 해요)
- I wish nothing but the best for you, too (당신이 행복하기만 바래요) -
사랑과 복수, 처절하고 아련하다. 복수가 끝나고, 사랑이 남은 그 자리가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초등학교 때 소설로 읽고 난 후, 영화로 보았다. 내 머릿속의 스토리가 영상으로 보일 때 그 아름답고 강렬한 스칼렛 오하라와 매혹적인 남성미 레트 버틀러의 사랑이 소녀의 눈에는 속상한 마음으로 남았다. 레트 버틀러의 사랑을 옆에서 몰랐던 스칼렛 오하라가 그가 떠나고 난 뒤에 그의 사랑을 깨닫고 허공을 응시하면서 읊조렸던 그 말(마지막 장면에서 스칼렛의 명대사)
- Tomorrow is another day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
(스칼렛이 레트 버틀러를 찾았을까. 그의 사랑을 다시 얻을 수 있었을까. 나는 물음표다.)
나는 내 옆 자리의 남편의 얼굴을 슬쩍 보았다. 내 옆에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마지막에 매몰차게 굴지 않고 그를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타미 와이넷이 부른 Stand by your man 보다 카를라 브루니가 부른 Stand by your man이 더 감성적으로 내 마음을 울렸는데 이런 노랫말이 있다. 그 당시에 나와 남편은 마지막이었다. 그를 매몰차게 보내고 난 후, 나는 밤새 뒤척였었다. 트렁크를 끌고 가는 그의 모습을 쳐다보지 않았었다. 외면했었다. 다음날 아침 창밖에 첫눈이 오고 있었다. 흩날리는 첫눈, 그 첫눈을 바라보는데 처음 떠오른 "He",
그만 생각이 났다. 나는 전화를 했다.
"어디예요?" 나의 물음에 "어디긴, 센터지." 남편의 힘이 없는 처진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왜 전화를 했는지 아는 그는
"바로 갈게요."
한달음에 달려온 그. 그도 첫눈을 보면서 내가 너무 보고 싶었다고 했었다.
때로는 여자로 산다는 건 힘든 일이죠
단 한 남자에게만 모든 사랑을 주면서
당신은 힘든 시간을 보내는데
그 남자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겠죠
당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하면서
하지만 그 남자를 사랑한다면
용서해 주겠죠
비록 그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그리고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오, 자랑스럽게 여기세요
결국 그는 남자이니까요
그 사람의 곁에서 힘이 돼 주세요
그 사람이 매달릴 수 있도록 두 팔을 내밀어요
그리고 그 사람이 다가올 수 있도록 따뜻하게 대하세요
그리고 당신이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세요
그 사람의 곁에서 힘이 돼주세요 (Stand by your man)
내가 스칼렛 오하라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에게 손을 내밀어서 다행이다. 그는 용기가 없어서 아마 손을 내밀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유선이 안 되어서 다행이다(서예지에게 복수로 가득 찬). 내가 서예지가 안 되어서 다행이다(마음에 없는 소리를 많이 한). 그리고 내가 그를 박병은처럼 내몰지 않아서 다행이다.
박병은은 서예지를 위해서(마음에 복수가 없어져서 평온하게 살길 바라는) 죽음을 선택했다. 그러나 서예지는 박병은이 옆에 있길 바랬다.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이 더 강렬하게 오래 남지만 나는 그들의 아픈 사랑이 못내 안타깝다. 옆에 있어주길, 오랫동안 함께 하길,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마 그런 마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