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라면,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나름의 뚝심이 있어야

- 밀고 나가는 힘이 있어야 한다.

by 김현정

연재 브런치북을 쓰면서 아주 힘들었다. 내가 왜 이 연재를 시작했을까? 갈수록 고민이 커져갔다. 왜? 나는 지금 마음이 말랑말랑해졌고, 내 마음이 평온을 찾았고, 내가 그렇게도 원했었던 간절했었던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찾았고, 꿈을 찾았고, 취향을 찾았고, 나와 결이 같은 사람들을 찾았고, 4년 전의 남편, 31년 전 내가 26살, 남편이 29살일 때 시작했었던 그와 나의 우리들의 사랑으로 살고 있고, 희망적으로 행복하고 즐겁고 재미있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굳이 나의 아픔을 파헤치고 나의 괴로움을 들먹이고 남편의 사생활을 내가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 내 센터는 안정화되었고, 사업은 잘 되고 있고, 지금 아무 문제가 없는데, 내가 문제들을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 겨우 내 길을 찾아서 지금 너무 행복한데, 내가 왜 다시 내 삶에 돌멩이질을 해야 하나?


연재 브런치북 1화 글쓰기는 내가 너무 행복했을 때 그때 시작했었다. 핑크빛으로 물든 1화, 그러나 2화, 3화를 쓸 때, 미리 써 놓은 초고들을 다듬고 다듬을 때 만감이 교차하고 괴로웠었다. 그날의 기억과 감정 속에서 허우적댔다. 아,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의 조각들, 다시는 떠오르고 싶지 않은 기억들, 그 아픈 감정들, 그 괴로운 감정들 속에 빠지는 것은 나의 모멸감을 다시 상기시켜야 하고, 그 속에서 내 인생에서 가장 내 모습 같지 않았던 삶들의 파편들, 지우고 싶은 것들 뿐인 것들 속에서 나를 놓아두는 것은 아주 힘들었다.


그 2화, 3화를 쓸 동안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변화를 내가 끌어안아주고, 아파하고, 다시 나의 주치의가 되고 나의 의사가 되고 나의 상담자가 되고 그런 나날들이었다.


4화를 쓸 동안에는 그날의 감정들로 나는 내 분노를 보았어야 했고, 내 분노로 나는 다시 내 살이 떠는 것을 보았고, 그날의 분노로 그때의 아픔으로 나는 내가 다시 망가질까 봐 두려웠다. 그러나 나는 그때의 "나"가 아니었다. 얼마든지 나를 다스릴 수 있었고, 나를 평온하게 만들 수 있었고, 나 자신을 다시 제자리로 놓게 했다. 나는 바뀌었다. 나는 다시 분노로 나를 망치게 두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그 분노조차 다스리는 조절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나로서 존재한다. 이제는.


<4화> 이 연재 브런치북에서 가장 중요하다. 내 브런치북의 글들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글이다. 이 글은 연재브런치북의 핵심이기도 하고 내 전체 글들 중에서 그리고 나의 정수가 될 글 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글이다. 이 4화는 이 연재 브런치북에서 내가 고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하고 고심했었던 내 삶, 내 인생, 왜 "0"으로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내가 왜 삶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찾아서 한 발을 내 띄고 시작하려고 했는지, 내 숨통을 쪼인 게 뭔지. 가장 잘 나타난 글이다. 이 글은 가장 중요한 글이다. 앞으로 연재할 글들의 흐름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왜 <선택>이라는 키워드 고민을 많이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와 <나와 결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그 이유에 대해서도 나와 있는 글이다.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그림 한 점을 사서 집으로 들어오는 현관 입구에 걸어놓은 미국의 힙한 여가수 마돈나의 말이 있다. 이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면 나와 친구가 될 수 없다. 그 그림은 프리다 칼로가 침대에 누워있는 그림인데 양다리를 벌려서 아이를 낳는 그림이다. 기괴한 그림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체의 민낯이 다 드러나 있고 아이의 얼굴이 그 그림의 중심에 그려져 있다. 나는 이 그림을 산 사람이 마돈나여서 마돈나라면 이 그림을 사서 집에 걸어놓고 그런 말을 한 저의를 알 것 같았다.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마돈나라면 그럴 수 있지, 마돈나니까.


나 역시 그런 말을 하고 싶다.

4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를 공감하지 못하고, 나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작가니까 구독자 수를 의식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시를 쓸 때만 해도 그렇다. 그 시는 작가의 서랍 속에 며칠 있었다. 24라는 숫자를 보고 망설이지 않고 바로 발행했었다. 24가 된 이유를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한숨 자고 일어나서 이 글을 쓴다. 내가 쓰고 싶은 글, 내가 써야 할 글, 그 글을 쓰는 게 작가이다. 내 글에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당연하다. 나도 다른 작가의 글에 대해 호불호가 갈린다. 평판을 의식하고 싶지는 않다. 평판이 체면이고 체면이 사회생활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나로서 살고 싶어서 지난 4년 동안 이루었던 원장의 길, 내 시간들, 내 노력들, 그 갈림길, 선택해야 할 길에서 나는 왜 <내가 나로 존재하고 싶었는지> 그리고 <내가 나로 살려고 어떤 방법들을 썼는지> <무엇을 찾으려고 했는지>가 가장 잘 나온 글이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나로서 나를 책임지고 싶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고 방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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