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
나만의 뷰티

by 김현정

어린 시절 우리 집 책꽂이에는 패션잡지(여성잡지 / 나는 아주 오랫동안 패션잡지로 인식, 잠재된 기억)들이 즐비하게 꽂혀 있었다. 아름다운 여자들이 예쁜 화장을 하고, 예쁜 옷들을 입고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들은 내 눈을 사로잡게 만들기에 충분했었다. 그리고 또 즐비하게 꽂혀 있었던 세계문학전집 그리고 다락방에 숨겨져 있는 성인들의 세계, 고전들의 세계에 관한 수많은 다양한 책들, 우리 집에는 읽을거리가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런 읽을거리는 나를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 책 읽는 게 재미있었던 것 같다. 혼자 놀아도 심심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더 재미있었니까. 상상력의 세계만큼 재미있는 곳은 없으니까.


아버지가 책을 좋아하셨었다. 한참 커서 어느 날 아버지에게 물었던 적이 있었다. 다른 집에도 그렇게 패션잡지가 다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성인이 된 나 자신부터 패션 잡지를 사는 적이 거의 없었고, 주변에도 보면 매거진을 구매해서 사놓은 가정들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특별히 궁금해졌었다.

"너거 엄마가 읽기를 바래서 사놨었지."


아버지는 여우 같은 여자가 좋았나 보다. 엄마도 아름답고 꾸밀 줄 알았는데, 외출할 날에만 꾸몄고, 평상시에는 집안일하고 자식들 키우느라 그랬을 것 같은데, 잘 꾸미지는 않았다. 그냥 다른 보통 아줌마랑 똑같았다. 우리 아버지는 예쁜 여자들이 좋았나 보다. 아버지는 목욕탕에도 자주 가고, 주로 양복을 입고 출근하셨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깨끗하게 씻고 깔끔하게 단정하게 다녔었다. 깨끗하게 씻는 거는 아버지를 닮은 것 같은데, 나는 자신을 잘 꾸미는 여자, 그런 여자가 된 게 그 패션잡지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나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 쉴 틈이 없었다. 학교 가방을 방바닥에 내려놓은 뒤부터는 전업주부처럼 바빴다. 동생들이 넷이었다. 아기 동생들이 둘이나 있고, 외할머니는 중풍으로 반신불구로 함께 살고 있었다. 내 방에 함께 기거하였는데, 내 밑의 동생은 나보다 2살 어렸지만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을 좋아했었고, 잘 어울려 다녔다. 내가 장녀이고,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해서 나는 외할머니 소변, 대변을 받아낼 때가 많았다.


또 내가 장녀라서 엄마 일을 돕고 집안일에, 동생들 돌보기에, 아주 먼 곳까지 엄마 대신에 장보기 심부름을 하느라 늘 분주했었다. 마음 편히 쉬기가 어려웠었고, 늘 설거지에 청소에 밥 하기에 바빴는데, 내 친구들은 내가 깔끔하게 하고 다녀서

"넌, 물 한 방울도 안 묻히고 다니지."

하고 나를 부러워했었다.

"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난다."

매일 비누로 샤워를 했을 뿐인데, 좋은 옷이 아닌 그저 그런 옷인데도 나는 잘 사는 아이처럼 보였다. 아마 아버지의 영향과 패션잡지, 엄마가 사준 문학전집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친정에서 살 때보다는 결혼하고 나서는 형편이 나아졌다. 그렇다고 내가 사치를 부릴 만큼 형편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내 방이 있고, 남편이라는 울타리가 생긴 게 좀 든든했었다. 분가하기 1년 전에는 시골에서 시부모님, 시동생과 함께 살았다. 이틀에 1번씩 시아버님은 도시락 2개를 샀었고, 시어머님은 사교적이어서 동네 친구분들이 자주 놀러 왔었다. 간식 준비로 바빴다. 시동생도 친구들을 한 두 명씩은 데리고 와서 며칠 동안 있다가 갔었는데 그 삼시세끼 밥을 다 해주어야 했었다. 손윗동서는 1주일에 1번씩은 가족들을 데리고 토요일에 와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오후 늦게 갔었다. 또 시댁 근처에 친척들이 살고 있어서 친척들도 자주 놀러 왔다가 점심식사 또는 저녁식사를 하고 갔었다. 어떨 때는 1박 2일로 밤새도록 화투나 고스톱을 치면서 놀았다. 늘 식사준비를 했어야 했었고 노는 동안 간식거리를 준비하면서 시중을 들었다.

어쩌면 결혼 전보다 더 눈치가 보였고, 집안일을 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내 자유가 그리웠었다.


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시골에서 결혼한 새댁이 일하러 다니면 흉을 본다고 하시는 시어머님의 말에 집에서 가정일을 하느라 바빴다.


그런 와중에도 새벽 5시쯤에 일어나서 먼저 출근 준비하듯이 샤워를 하고 곱게 화장을 하고, 오늘 내가 고른 옷을 입고 아침을 하고 도시락을 싸고 남편을 배웅했었다.

그런 나에게 시동생은 "어디 가요?" 그렇게 물었다. 남편은 "원래, 이 사람은 꼭 이렇게 준비를 하고 한다."

나는 하루를 준비하는 준비가 좋았다. 나 자신의 몸단장이 하루를 준비하는 기본 일상이었다. 나에게는 특별하지가 않았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특별한 거였다.


형편이 좋지 않았을 때에는 주로 샘플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샀었다. 지금은 그렇게 팔지는 않는 것 같은데, 15~16여 년 전, 남편이 빚을 많이 졌을 때, 나는 돈을 꽤 많이 벌었지만 그 빚을 최대한 빨리 갚고 싶어서 남편의 월급은 빚 갚는 데 충당하고, 내가 번 돈으로 일부는 생활, 나머지 돈은 저금을 하고, 또 일부는 남편의 빚을 갚아 나갔었다. 요행히 나의 살림 솜씨 덕분으로 생각한 것보다 큰 빚을 빨리 갚았다. 그리고 저금을 잘하여서 집을 장만하였다. 그때는 화장품을 살 형편이 좀 안 되어서 샘플을 샀었는데, 요령껏 아주 조금씩 사용하고 마스크팩을 많이 사용했었다. 1장에 1000원 하는 것을 50% 할 때 많이 구매해서 1일 1팩을 하고도 안에 남은 잔량이 있어서 그것을 몸에도 바르고 그랬었다. 알뜰살뜰 살아서 지금은 여유를 좀 부리고 산다.


어쨌든 그렇게 피부를 가꾸고, 3000원 하는 바셀린 오리지널을 발뒤꿈치, 손에 바르고, 5000원 미만 하는 알로에젤로 헤어팩으로도 사용하고 바디젤로도 사용하였다. 지금도 그렇게 쓰고 있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뷰티는 관심인 것 같다. 아주 비싼 화장품이 아니라도 관심을 갖고 사용법에 맞게 잘 사용하면 또 자신의 피부에 맞으면 피부는 가꿀 수가 있는 것 같다. 시중에 나오는 알로에젤도 50% 할 때 많이 구매해 두면 적절하게 사용하기에 좋은 것 같다. 1년 정도 여유를 두고 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외모 가꾸기는 자신을 아끼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깔끔하고 단정하게 다니는데 사람들이 안 좋게 생각할 리가 없다. 우리가 매일 가볍게 마시고 있는 아메리카노 가격을 생각해 보면 작은 관심만으로도 얼마든지 자신을 가꿀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젊음도 아름다움도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는데 어차피 노화는 진행되고 있지만 생리적인 현상일 뿐이고, 젊음은 마음가짐으로도 젊어질 수가 있으니까 내 마음을 젊게 살려고 노력하면 뷰티가 되는 것 같다. 일전에 유튜브 영상에서 이런 것을 본 적이 있다. 독일의 한 논문을 소개하면서 마음을 젊게 먹으면, 가짜나이를 뇌에 이야기하면 뇌도 그렇게 생각해 준다는 그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내가 37세로 규정한 게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아름다움은 개성이고 매력인데, 나 자신부터 자신을 사랑하면 그리고 나 자신부터 아름답게 가꾸려고 관심을 갖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아름다워질 수 있는 현대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모든 것은 노력하기 나름인 것 같다.


(예전에 쓴 글에서 37세로 규정한 이유가 3+7=10, 3과 7은 동양 사상에서 좋은 수이고, 10은 완전한 수이니까, 좋은 운이 많이 들어오고, 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37세라고 규정하고 살자. 그렇게 생각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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